진공쌀통-살균블럭 만드는 락앤락 “소형가전이 새 먹거리”

박성진 기자

입력 2020-09-18 03:00 수정 2020-09-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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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칼도마살균블럭’ 시작으로 칫솔살균기-공기청정기 등 출시
진공쌀통은 두달새 3만대 팔려… 상반기 가전부문 매출 137% 증가
코렐-해피콜 등도 속속 뛰어들어


밀폐용기로 유명한 생활용품 제조사 락앤락이 올해 6월 내놓은 ‘진공쌀통’은 출시 두 달여 만에 3만 대가 넘게 팔렸다. 진공쌀통은 락앤락 고유의 밀폐 기술에 3시간마다 자동으로 진공 상태를 유지하는 ‘스마트 락 시스템’ 기술을 적용한 소형 가전기기다. 밀폐와 함께 내부의 산소와 습기를 배출해 쌀벌레, 곰팡이 등을 통한 변질을 막아준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장마가 길어지며 습기를 잡아주는 진공쌀통이 소비자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칼, 도마 등을 살균하는 ‘칼도마살균블럭’을 필두로 국내 소형가전 시장에 진출한 락앤락은 최근 칫솔살균기, 미니 공기청정기, 진공쌀통 등 주방·생활 관련 가전을 잇달아 내놓으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방용품 기업에 머물지 않고 종합생활용품 사업 등으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영역 확장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올해 4월에는 ‘마카롱 밥솥’으로 유명한 국내 소형 주방가전 전문 브랜드 제니퍼룸을 인수했다.

락앤락의 도전은 순항 중이다. 우선 고객층이 넓어졌다. 기존 주 소비층이 주부였다면 소형가전을 내놓은 이후 고객군이 ‘MZ세대’ 등 1인 가구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락앤락의 가전사업은 성장세를 타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소형가전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37% 증가했다. 락앤락 관계자는 “특히 주방에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콕 집어 해결해주는 ‘원 포인트 기술’이 주효했다”며 “기술로 차별화된 혁신 제품을 통해 주방 소형가전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락앤락은 이달 튀기거나 굽는 것만 가능한 기존 에어프라이어에 찜 기능을 더한 ‘스팀에어프라이어’를 출시했다. 분 단위로 스팀 양을 조절하는 기술을 선보인 것이 특징이다.

락앤락이 새로운 먹거리로 소형가전을 선택한 것은 시장의 성장성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소형가전 시장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9.2% 성장해왔다. 올해 7조9300억 원에 이르는 시장 규모는 내년에 8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이유로 최근 락앤락처럼 소형가전 시장에 뛰어드는 주방용품 기업이 늘고 있다. 그릇으로 유명한 코렐은 멀티살균기를, 프라이팬으로 알려진 해피콜은 토스터, 전기주전자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다만 숙제도 있다. ‘가성비’와 색다른 디자인 및 기능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 중이지만 품질 및 사후관리 문제가 남아있다. 소형가전 업계 관계자는 “이미 품질을 검증받은 대형 가전업체도 잇달아 소형가전을 출시하고 있는 만큼 주방용품 기업들이 가격과 디자인 못지않게 사후관리 등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야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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