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올해 차례는 TV 화상통화로 생중계해다오”

유근형 기자

입력 2020-09-15 03:00 수정 2020-09-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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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추석’ 겨냥 서비스 속속 등장
LGU+, 폰으로 걸고 IPTV로 받는 ‘온라인 화상차례’ 플랫폼 제공
SKT, 온라인 폰개통 전국 확대
카카오, 고가 선물세트 대폭 늘려


한 노부부가 14일 ‘U+ 가족방송 플랫폼’을 통해 대형 화면으로 손주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번 추석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화상연결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차례’를 지내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 제공
“얘들아, 이번 추석에는 고향에 내려올 필요 없다. 조상님도 이해할 거다.”

강원 평창에 사는 조일광 씨(61)는 예년과 달리 올해 추석에는 가족들이 함께 모여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큰 상황에서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 대신 충북 제천에 사는 아들이 차례상을 차리고, 그 장면을 화상 생중계하는 ‘온라인 차례’를 지내기로 했다. 조 씨는 “TV 화상통화로만 자녀, 손자들을 대하는 게 아쉽고 낯설지만, 가족을 위해선 최선의 선택”이라며 “내년 설에는 온 가족이 모일 수 있기를 고대하면서 조상님께 양해를 구하려 한다”고 말했다.


○ 온라인 차례 성묘 벌초 서비스 인기

초유의 ‘언택트(비대면) 추석 연휴(9월 30일∼10월 4일)’가 다가오고 있다. 민족 최대 명절의 ‘대이동’이 자칫 코로나19 확산의 통로가 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고향 방문객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례적으로 고향과 친지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추석에는 차례, 성묘, 벌초 등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서비스들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기존 ‘스마트폰-인터넷TV(IPTV)’ 간 화상통화 서비스(U+ 가족방송 플랫폼)를 이번 추석을 맞아 ‘온라인 차례’ 플랫폼으로 개편했다.

예를 들어 서울의 자녀가 스마트폰 앱을 통해 고향의 부모에게 화상전화를 걸면 부모는 IPTV(970번)에서 ‘OK’ 버튼만 누르면 큰 화면으로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차례 장면 생중계도 손쉽게 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이용객 증가를 위한 경품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온라인으로 차례상 등을 꾸미고, 고인에 대한 추모 글을 작성할 수 있는 ‘e하늘장사정보시스템’, 농협 산림조합 등을 통한 벌초 대행 서비스도 이용객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추석 선물도 비대면 주문으로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만큼 비대면 선물 수요도 폭증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1일부터 ‘선물하기’ 코너에 ‘추석선물’ 탭을 추가하고, 10만 원 이상 고가 선물세트를 대폭 늘렸다. 갤러리아백화점 식품관 코너를 신설했고, 롯데 현대 갤러리아 등 백화점 3사의 선물세트도 대폭 강화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기존 선물하기는 중저가 상품 이용자가 많았는데, 9월 이후 10만 원 이상 상품 구매율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7월 말부터 수도권에서 시범 서비스 중인 ‘바로도착 행복배송’ 서비스를 명절 효도폰 수요를 겨냥해 17일부터 전국 단위로 조기 확대한다. ‘바로도착’ 서비스는 T매니저가 원하는 장소, 시간에 맞춰 찾아가 개통, 데이터 이전, 중고폰 고장까지 한 번에 해결해주는 서비스다. SK텔레콤은 전국 72개 시 340개 T월드매장까지 ‘바도도착’ 서비스가 확대되면 온라인 개통 이용자가 30%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향을 찾는 대신 집에 머무는 ‘집콕족’을 잡기 위한 콘텐츠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KT는 여행 관련 가상현실(VR) 콘텐츠 90여 편을 특별 편성하고, 가족 친지에게 올레tv 이용자 간 VOD 선물하기, 조르기 요청 기능도 확대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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