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스타항공 인수전 8곳 뛰어들어… SM그룹도 고심

변종국 기자 , 서형석 기자

입력 2020-09-14 03:00 수정 2020-09-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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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매각 주관사 조만간 투자설명회

최악의 경영난에 빠진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물류와 여행업 관련 8개 기업과 사모펀드 등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계 순위 38위인 제조 및 물류 전문기업 SM그룹도 이스타항공 인수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조만간 인수전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제주항공과의 인수 협상 불발로 사업 청산까지 거론되던 이스타항공이 다시 희망의 불씨를 살리자 항공업계에서는 인수 가격뿐 아니라 강성으로 분류되는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의 협조 여부가 재매각의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매각 주관사들은 1차적으로 인수 의사를 표한 8개 업체를 상대로 조만간 투자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8개 업체 중에는 물류와 여행, 레저 사업을 하면서 이스타항공이 가지고 있는 노선 등을 통해 사업 시너지를 기대하는 기업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M그룹은 아직 공식적으로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것은 아니지만 내부적으로 이스타항공 인수 여부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SM그룹 측이 이스타항공에 접촉해 인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SM그룹이 인수합병 노하우가 많고, 인수 기업을 연착륙시키는 데도 여러 번 성과를 낸 만큼 이스타항공 인수도 심도 있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SM그룹은 1988년 창업해 왕성한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운 회사로 대표적인 계열사로는 대한해운, SM상선, 남선알미늄, 우방, 경남기업, SM스틸 등이 있다. 특히 항공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해운과 물류, 호텔, 레저 등 다양한 사업이 포진해 있다. 매각주관사 측 관계자는 “1차로 의향서를 낸 곳 중에는 기업뿐만 아니라 사모펀드도 있어 인수 의향자들 간 매칭뿐 아니라 항공사 추가 인수 합병 등 다양한 선택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인수 희망자들은 공통적으로 이스타항공 인수의 관건으로 각종 비용 절감 문제와 함께 강성으로 분류되는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를 꼽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노선과 운수권, 슬롯(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 항공기, 인력 등을 갖추고 있어 손쉽게 항공 산업에 들어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2000억 원이 넘는 부채가 부담스럽다. 기업회생 절차 등을 통해 얼마만큼의 채무를 탕감받느냐에 따라 사업성이 결정된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는 노조다. 현재 이스타항공 내부에는 조종사들로 구성된 조종사 노조만 결성돼 있고, 나머지 직원들은 정식 노조가 아니라 근로자대표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조종사 노조는 150명 정도로 민노총 산하 공공운수 노조 소속이다. 실제 재계 순위 50위 안에 드는 B기업도 노조를 부담스러워해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 내부에서는 강성으로 치닫는 조종사 노조와 나머지 직원 간 갈등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달 7일 605명 직원에 대한 정리해고가 진행된 뒤 익명 소셜미디어인 블라인드 등에는 조종사 노조 집행부를 비난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노조에 있다 탈퇴한 한 기장은 “전략도 없이 정치권과 손잡고 투쟁 일변도로 나가는 조종사 노조에 대해 불만이 많다”며 회사 재매각을 위해 노조가 협조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또 다른 회사 조직원은 “기업회생을 통한 해고자 재고용을 위해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

변종국 bjk@donga.com·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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