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걸린 유튜버 뒷광고… 이젠 ‘광고 장난’ 안통해

김재희 기자

입력 2020-08-12 03:00:00 수정 2020-08-12 17: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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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광고주 ‘표기 의무화’

《방송계 블루칩으로 떠올랐던 ‘슈스스’(슈퍼스타의 스타일리스트) 한혜연도, 구독자가 수백만 명이었던 유튜버 ‘양팡’과 ‘도티’가 속한 멀티채널네트워크(MCN) 기업 ‘샌드박스’도 고개를 숙였다. 다름 아닌 ‘뒷광고’ 논란 때문이다. 광고 또는 협찬 사실을 숨겼거나 제대로 표기하지 않았던 유튜버에 대해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비판이 터져 나오자 이들이 ‘죄송하다’며 사과 영상을 올리고 있는 것.》

구독자가 480만 명인 먹방 유튜버 ‘복희’는 한 피자 업체에서 광고 협찬을 받은 리뷰 영상을 올리며 ‘더보기’난에만 협찬임을 표기했다 논란이 일자 뒤늦게 동영상에 ‘유료 광고 포함’ 배너를 넣었다(위 사진). 광고임을 숨겼던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왼쪽 아래 사진), 광고 및 협찬 여부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먹방 유튜버 ‘나름’은 사과 영상을 올렸다. 유튜브 화면 캡처
한혜연이 자신의 유튜브 ‘슈스스TV’에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제품을 리뷰한다며 올린 영상이 사실 수천만 원의 광고비를 받고 진행한 간접광고(PPL)임이 알려진 게 촉발제였다. 광고 또는 협찬이 아닌 것처럼 ‘뒷광고’를 한 ‘양팡’, ‘더보기’를 눌러야 광고 및 협찬임을 알 수 있도록 ‘꼼수 표기’를 한 유명 유튜버 ‘복희’ ‘떵개떵’ ‘햄찌’도 비판의 중심에 섰다. 250만 구독자를 보유했던 ‘양팡’은 한 스포츠 브랜드 매장에서 직원이 즉흥적으로 수백만 원어치의 제품을 협찬해 준 것처럼 연출한 뒤 리뷰 영상을 올렸지만 뒷광고임이 드러났다.

인플루언서들의 뒷광고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이 각광받기 시작한 때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단속 대상이었다. 2015년에는 광고임을 드러내지 않고 블로그에 제품을 홍보한 국내외 20개 사업자에게 시정조치를 내렸다. 지난해 인스타그램에 광고 사실을 밝히지 않은 화장품, 소형가전 기업 등 7개 사업자에 대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를 결정하기도 했다.

문제는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블로그 등 텍스트 중심의 플랫폼에 대해서는 광고 및 협찬 표시 기준이 마련돼 있었지만 사진, 동영상 중심의 플랫폼이 새로 등장하면서 매체별 특성에 맞는 경제적 이해관계를 표시하는 방안은 없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10월 실시한 ‘SNS상 부당 광고 관련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상위 인플루언서 계정(인스타그램, 유튜브, 카카오스토리) 60개의 광고 게시글 582건 중 경제적 대가를 밝힌 게시글은 30%(174건)에 불과했다.

명확한 규정이 없었기에 광고주와 인플루언서들은 법을 지키는 선에서 광고인 것이 티 나지 않도록 제작하는 게 관행이었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광고임이 드러났을 때 시청자의 콘텐츠 이탈률이 높아 광고가 아닌 것처럼 자연스럽게 제품을 알리는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국내 광고대행사 종사자 A 씨는 “페스티벌 광고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광고주가 ‘길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포스터를 발견해 페스티벌에 간 것처럼 연출해 달라’고 요청한 경우도 있었다. ‘먹방’의 경우 광고인 게 티가 나지 않게 주문하는 과정도 들어가게 해 달라고 하는 광고주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광고대행사에 다니는 B 씨는 “인플루언서를 통한 SNS 광고의 최대 강점은 광고인 듯 아닌 듯 티가 안 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었다. 광고주가 이를 최대한 활용한 면도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광고의 매체별 예시를 규정한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을 마련하고 9월 시행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 매체별로 따라야 하는 지침을 구체화했다. 블로그 등 텍스트 위주의 매체는 첫 부분 또는 끝부분에 본문과 구분되게 광고임을 표시하고, 유튜브는 제목 또는 동영상 내 배너를 통해 유료 광고를 표시하는 식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9월부터는 소비자가 한눈에 광고임을 알기 어렵게 표기한 경우는 심사지침에 저촉될 수 있다. 유튜브의 경우 동영상 내 배너를 통해 금전적 대가를 받았다는 표기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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