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패션-車-화장품 ‘아웃도어’ 울고 인테리어- 식품 - 포털 ‘인도어’ 웃었다

곽도영 기자

입력 2020-08-10 03:00:00 수정 2020-08-10 09:25:09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커버스토리]
‘코로나 2분기’ 희비 갈린 실적


#1. 2분기(4∼6월)에도 국내 정유업계는 여전히 적자 늪을 헤맸다.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늘 길이 끊기고 교통량도 급감하면서 타격을 입은 것이다. 국내 정유 4사가 1분기(1∼3월)에 총 4조 원, 2분기에 1조 원가량 손실을 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전례 없는 보릿고개를 넘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2. 인테리어기업 한샘, 식품기업 오리온은 나란히 2분기에 두 자릿수 이상의 영업이익 성장률을 과시했다. 코로나19로 실내 활동 시간이 길어지면서 수요가 몰린 결과다. 관련주도 뜨겁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일 음식료품 지수는 올해 최저점이던 3월 23일 대비 71.8% 올랐다.


“돈은 죄다 집안으로 들어갔다.”

8월 둘째 주까지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서 코로나19 여파가 실반영된 산업계 성적이 얼추 드러났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성적은 ‘집 문턱’을 사이에 두고 안팎이 희비가 교차했다.

실외활동 관련 산업인 정유와 패션, 자동차, 화장품 등이 일제히 약세를 보인 반면에 인테리어, 식품, 포털, 통신·미디어 등 실내 생활 관련 분야는 깜짝 실적 릴레이가 이어졌다. 증권가에선 “돈은 죄다 집 안으로 들어갔다”는 말이 나온다.


2분기 영업이익 감소율이 가장 크게 나타난 기업은 SK이노베이션(적자 전환), 롯데쇼핑(―98.5%), 삼성물산 패션부문(―90.0%), 기아자동차(―72.8%), 아모레퍼시픽그룹(―67.2%) 등이다. 주로 오프라인 판매 비중이 높고 외출 관련 품목 비중이 큰 아웃도어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장거리 운전을 할 일도, 멋지게 차려 입을 일도, 쇼핑하러 갈 일도 줄었던 것이다.



실외활동 관련 산업 영업익 추락

반면 한샘(172.3%), 카카오(141.7%), 오리온(71.0%), LG유플러스(59.2%) 등 실내 생활과 관련된 인도어 기업들은 기회를 맞았다. 오리온의 경우 특히 중국, 베트남 등 해외에서의 식품 수요 급증에 힘입어 2분기뿐 아니라 상반기 통틀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실내생활 관련 기업들 실적 약진

코로나19로 돈의 흐름이 바뀌면서 각 기업의 ‘플랜B’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반적으로 실적이 부진할 수밖에 없던 분야에서도 플랜B로 빠르게 이동한 기업은 선방하거나 오히려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반적인 화장품 업종의 부진 속에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과 음료 등 사업부문 다각화로 역대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정유 4사 중 2분기에 유일하게 흑자 전환에 성공한 현대오일뱅크 또한 경쟁사들이 주목하지 않던 중저가 남미산 원유 활용에 투자해온 결실을 거뒀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깜짝 흑자’에도 플랜B인 여객기 화물 운송 등 화물 부문을 긴급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항공 ‘빅2’가 흑자를 낸 반면에 이스타항공은 법정관리 가능성이 공식화되고 있는 등 여객 위주인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자금난은 극심해졌다.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넷플릭스를 도입했던 LG유플러스가 코로나19를 틈타 ‘안방극장’ 실적을 치고 나가자 ‘토종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외치던 KT도 결국 3일 넷플릭스 도입을 발표했다. 넷플릭스 독점으로 재편되는 OTT 시장에서 이제 SK텔레콤만 남은 셈이다.



사업다각화 ‘플랜B’ 가동업체 선방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가 온전히 반영된 올 상반기 성적표는 살아남은 기업들이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