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 마트서 쓴돈 비교하니…한국인은 지갑도 ‘빨리, 빨리’

뉴스1

입력 2020-08-04 07:08:00 수정 2020-08-04 07: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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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 부문에는 레크리에이션·문화, 병원, 호텔, 교통, 의류, 가구 등이 포함됐다.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전 세계인들이 마트·백화점·슈퍼마켓·자동차판매점 등에서 쓴 돈을 비교하자 각국별로 천차만별의 차이가 드러났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전 세계 소매 판매 비교 연구에서다.

우리나라는 미국, 스위스, 네덜란드, 뉴질랜드와 함께 급격한 ‘V자형’의 소매 판매 그래프를 그렸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소비자들이 슈퍼마켓에서조차 돈을 안쓰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빠르게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그에 비해 중국은 불완전한 형태의 V자형 반등 곡선을 나타냈으며, 일부 국가에선 아예 푹 고꾸라진 ‘L자형’을 보였다.

4일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전 세계 각국의 소매 판매 회복 양상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 독일, 뉴질랜드, 스위스, 네덜란드, 스칸디나비아 일부 국가(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의 경우엔 지난 5~6월의 소매 판매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수준을 상회했다.


다른 국가에선 반등 폭이 비교적 적었다. 영국, 폴란드, 이탈리아, 남아프리카, 러시아 등은 부분적이나마 ‘V자형’ 곡선을 그렸다.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2% 성장하며 ‘플러스’ 반등에 성공한 중국도 불완전한 V자형 곡선을 보였다. 싱가포르, 터키, 칠레 등 신흥국은 ‘L자형’으로 분류됐다.

이와 관련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지난 6월 미국과 영국의 소매 판매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갔으나 스페인, 러시아, 이탈리아 등의 경우엔 회복으로 보기엔 어려운 수준이었다”며 “아시아에선 한국이 강하게 반등했으나 중국과 홍콩 등에선 불완전하게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국내 전문가들은 지난 3월을 기점으로 우리나라 소매 판매가 급반등한 이유를 두고 정부의 성공적인 방역을 꼽았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실장은 “한국의 경우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가 최정점을 찍으며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소매 판매는 반대로 최저점을 기록한 것”이라며 “그러나 강력한 봉쇄령을 내린 다른 나라에 비한다면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회복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소매 판매가 급격히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장보형 하나금융연구소 경제연구실장도 우리나라 소매 판매 추이를 두고 “낙폭이 컸던 만큼 코로나19 사태가 신속하게 진정되면서 빠르게 회복했다”며 “중국은 생산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인 지시가 가능해 경제성장률은 빠르게 반등시킬 수 있었겠지만 우리나라와는 달리 정보가 불투명하게 공개되다보니 소매 판매 회복이 더디게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이러한 소매 판매만으로 전체 소비 추세를 가늠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일단 각국의 소비 지출에서 마트·백화점·슈퍼마켓 등의 소매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25~50%에 불과한 탓이다.

물론 평상시라면 소매 판매만으로도 소비자의 씀씀이를 어느 정도는 가늠해볼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경제 지표 해석에도 혼란이 일어난 셈이다.

특히나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호텔과 영화 등 문화 부문 역시 소매 판매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이렇게 사회적 거리두기로 영향을 받는 부문을 ‘취약 부문’(Vulnerable sectors)으로 묶어서 분석했다. 레크리에이션과 문화, 병원, 호텔, 교통, 의류, 가구 등이 이러한 취약 부문에 포함됐다. 그러자 일부 국가에선 이러한 취약 부문이 많게는 약 40%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소비자들이 취약 부문의 지출을 다른 소비로 대체하더라도 전체 소비 지출에 상당히 큰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각국의 소매 판매 양상 역시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완전히 통제된다면 반등이 확실하겠지만 조금이라도 바이러스 통제에 실패한다면 회복은 지연될 수 있다”며 “소매 판매 그래프가 현재로선 ‘V자형’이더라도 추후 경제 상황에 따라 ‘W형’이나 ‘톱니형’ 양상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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