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크고 고급스럽게… 판 흔드는 ‘네이버 백화점’

황태호 기자

입력 2020-07-09 03:00:00 수정 2020-07-09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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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브랜드스토어’ 출범 5개월

‘네이버 백화점.’

인터넷 포털 네이버가 올해 2월 시작한 ‘브랜드스토어’를 유통업계에선 이렇게 부른다. 총판을 비롯한 각종 유통채널이 뒤섞여 있는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과는 달리 해당 브랜드가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오프라인 백화점과 흡사해서다. 출범한 지 5개월 남짓한 이곳에 해외 명품업체를 비롯한 유명 브랜드들이 줄줄이 들어오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 입점했거나 조만간 입점을 계획하고 있는 업체가 100곳에 이른다. 현재 입점을 완료한 브랜드가 80개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된다. LG생활건강, 매일유업, 농심 등 생필품 업체부터 삼성전자, LG전자 등 유명 가전 업체, 한샘, 시디즈와 같은 가구 업체가 입점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해외 패션 유명 브랜드인 구찌와 골든구스, 고가의 조리용품이나 오디오를 만드는 르크루제와 뱅앤올룹슨이 이곳에 온라인 매장을 차렸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는 시범적 운영 상태”라며 “조만간 입점한 브랜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페이지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각종 브랜드 매장이 모여 있는 ‘온라인 백화점’이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개별적으로 운영을 시작한 업체들 사이에선 이미 ‘셀링 파워’가 입증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말 입점한 가전업체 쿠쿠전자가 이달 3일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입점 기념으로 진행한 ‘브랜드데이’에선 단 하루 만에 기존 네이버쇼핑에서 6월 한 달간 거뒀던 매출의 3배 이상을 달성했다.

네이버는 이미 월평균 3만3000개의 소상공인 스토어가 추가 입점하고 있는 ‘스마트스토어’와 플랫폼 경쟁력을 활용한 ‘라이브커머스’ 등을 운영하고 있는 이커머스 공룡으로 꼽힌다. 이번에 선보인 브랜드스토어는 네이버의 강점인 판매 상품 라인업과 가격, 추천·결제·배송 인프라에 기존 온라인 쇼핑의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네이버 브랜드스토어가 이커머스 플랫폼에 주도권을 빼앗기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제조·서비스 업체의 수요를 적절하게 파고들었다고 보고 있다.

브랜드스토어에선 해당 브랜드가 직접 페이지를 개편, 운영하고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사실상 ‘직영몰’처럼 운영하면서도 검색을 통한 소비자 유입과 포털 사이트를 이용한 홍보 효과 등 플랫폼에 올라탄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매출연동 수수료는 기존 네이버 쇼핑과 마찬가지로 2%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올 1월 “네이버의 강점인 데이터를 가공해 판매에 도움이 될 인사이트를 제공함으로써 입점 브랜드의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높은 운영 자유도와 방문자 전환 비율, 손쉬운 고객 관리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확인할 수 없는 이커머스 특성상 브랜드스토어는 해당 브랜드가 직접 운영해 신뢰할 수 있는 매장으로서 의미를 가진다. 또 개별 브랜드 직영몰이 할 수 없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등 이커머스 플랫폼의 장점은 그대로 가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품에 대한 신뢰가 필요한 화장품이나 고가의 패션 제품 등은 가격을 좀 더 지불하더라도 믿을 수 있다는 점에서 브랜드스토어의 강점이 발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맞수’ 쿠팡에 비해 상대적 약점으로 꼽히는 배송 역시 CJ대한통운과의 협업을 통한 ‘풀필먼트(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 제공 등으로 보완해 나가고 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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