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세·양도세 이중 과세 폭탄에 뿔난 동학개미들

뉴시스

입력 2020-06-26 13:54:00 수정 2020-06-26 13:5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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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부터 모든 투자자들에게 양도소득세 부과
"부동산 진입 장벽도 높은데 주식마저 세금폭탄"
"'콘손' 떠나면 국내 증시 하락장 올까봐 걱정돼"



정부의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 발표 하루 만에 주식 양도소득세 반대 청원에 3만명이 넘게 몰렸다. 증권거래세 폐지 전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는 것에 개미(개인투자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주식 양도세 확대는 부당합니다’의 현재 참여 인원은 26일 오전 10시47분 기준 3만56명으로 집계됐다. 청원시작 불과 이틀 만에 서명수가 급증한 것이다.

청원인원의 폭발적인 증가는 지난 25일 정부가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을 발표하면서 2023년부터 양도소득세를 모든 상장주식에 부과한다는 방침을 사실화하면서부터다.


정부의 선진화 방향은 금융투자상품에서 발생한 모든 소득을 포괄해 세금을 부과하고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한다는 내용이다. 오는 2023년부터는 기존 대주주요건과 상관없이 주식을 통해 2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낸 모든 투자자는 세금을 내야 한다.

현재 증권거래시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은 대주주에 한정된다. 대주주 기준은 보유주식이 지분율 1%(코스닥은 2%) 이상이거나 단일종목 주식의 가치가 10억원 이상일 경우로 33%의 양도세가 부과된다. 이 같은 대주주 요건은 내년 4월부터 종목별 주식 보유가치가 3억원 이상인 투자자까지 확대된다.

실제로 주식투자를 하는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증권거래세 폐지 전에 양도소득세까지 부과하는 정부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주식투자 5년차에 접어든 한 개인 투자자는 “정부가 증시가 활성화 되기 전에는 시장 활성화를 위한 많은 카드를 꺼내더니 올해는 활성화 방안은 간데없고 오히려 규제만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과세 확대에 따른 대상 인원, 과세 소득 규모,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본공제 금액을 2000만원으로 설정한 데에 대해서는 안도하는 시선도 있었다. 개인투자자들 중에서도 소액을 운용하는 이들이 연간 2000만원의 수익을 내는 경우가 많지 않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투자를 본격적으로 하려는 개인투자자의 경우 월 170만원만 목표수익으로 잡아도 1년에 2000만원이 넘어가기에 비과세 기준도 너무 낮다는 의견도 나옸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 김모(40)씨는 “지점만 봐도 개인투자자 중에 목표 연수익이 2000만원이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양도소득세 부과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확실히 큰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주식커뮤니티 내 한 네티즌은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 2000만원이 문제가 되는 건 대다수의 소액 개인투자자보다 거액을 굴리는 ‘큰손 개미’들이 국내 증시를 떠날 것에 대한 우려“라면서 ”큰손들이 국내증시를 떠나면 전체적인 증시 하락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 내 비(非)주식 커뮤니티에도 향후 부과되는 주식양도세를 정리한 게시물에는 정부에 대한 비판이 가득했다.

비록 거래세가 단계적인 인하를 거려 0.15%로 낮아진다고 해도 양도소득세가 전면 부과되는 2023년에는 세금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한 개인투자자가 주식거래로 2000만원의 수익에 냈다면 3억원 이하 수익시 20% 세율이 적용되는 과세표준에 따라 400만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거래세는 0.15%가 적용돼 21만원(기존 비율로는 35만원)으로 낮아졌지만 이전보다 386만원의 세금부담이 생기는 것이다.

이같은 계산에 일부 네티즌들은 ‘대놓고 이중과세한다’ ‘세금셔틀하란 소리냐’며 정부에 대한 원색적인 비판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번 코로나장세를 틈타 동학개미군에 합류한 직장인 천모(27)씨는 이번 정부의 정책안에 대해 ”개미들 다 죽으란 소리냐“면서 ”말도 안 되는 이중과세정책으로 기회의 사다리를 박탈하는 게 아니냐“며 거세게 비판했다.

주식투자 6년 차에 접어들었다는 직장인 노모(32)씨도 ”2030세대들은 부동산 진입 장벽이 높아져 재산을 불릴 수 있는 수단이 주식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양도(소득)세가 없다는 게 국내주식의 가장 큰 매력이었는데 자꾸 세금만 붙는 걸 보니 정부는 자본시장을 활성화하려고 한다기보다는 규제대상으로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부터 주식거래를 시작했다는 김모(29)씨도 ”한국에서 부동산은 늘 수익이 난다지만 주식은 수익이 날 때도 있고 손실을 볼 때도 있는데 개미(개인투자자)에게도 양도소득세를 거둔다는 것은 형평성의 문제가 있지 않냐“며 ”증권거래세를 폐지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양도소득세를 걷는 걸 보니 계획 없이 재정을 쏟아붓고 엉뚱한 곳에서 세수를 확보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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