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이 돌아왔다, 개미가 웃었다

이건혁 기자

입력 2020-06-04 03:00:00 수정 2020-06-04 04: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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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코스피 석달만에 2100선 돌파

3일 코스피가 종가 기준 2,100 선을 회복한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삼성전자가 돌아왔다.

국내 증시가 살아나는 동안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던 삼성전자가 6%대 상승률을 보이면서 코스피도 3% 가까이 뛰어올랐다. 각국이 경기 부양책을 쏟아내면서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금이 몰려든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장중 7%까지 뛰어오르는 등 강세를 보인 끝에 전날보다 6.03% 오른 5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3월 10일(5만4600원) 이후 약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대유행으로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던 3월 24일(10.47%) 이후 가장 컸다.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도 6.48% 상승한 8만8700원으로 3월 10일(8만9100원) 이후 가장 높았다.



그동안 증시 회복 흐름 속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상대적으로 부진해 투자자들의 애를 태웠다. 삼성전자 주가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3월 말 대비 14.1% 올랐으며 SK하이닉스는 6.5%에 그친다. 이날 상승분을 제외하면 주가 상승률은 더 떨어진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2.4% 올랐고, 카카오(60.5%)와 삼성SDI(52.2%), 네이버(32.6%) 등 다른 시총 상위 종목들이 급등한 것과 비교하면 소외된 흐름을 보였다. 코로나19 충격 탓에 세계 경제가 침체되면서 반도체 수요 감소에 따른 실적 하락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면서 투자자들이 그동안 주가가 덜 오른 삼성전자를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이 3∼5월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했으며, 애플 등이 모바일 기기 생산량 확대에 나서면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3일 정부가 사상 최대규모인 35조3000억 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등 시총 상위 종목의 주가 상승에 힘입어 이날 코스피도 2.87%(59.81포인트) 오른 2,147.0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2,100 선을 넘은 건 2월 25일(2,103.61) 이후 3개월여 만이다. 기관이 1조157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외국인 투자가도 208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각각 5270억 원, 1762억 원어치를 매수했다.

반면 그동안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릴 정도로 매수세를 보이던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6820억 원어치 팔아치우는 등 총 1조3280억 원을 순매도하며 적극적으로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16조8057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확대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2일(현지 시간)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대 상승한 것을 비롯해 3일 일본(1.29%) 대만(1.73%) 등 아시아 증시도 강세를 보였다. 미국에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되고 있고 미중 간 무역전쟁과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 박탈 등의 변수에도 불구하고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는 것이다. 미국 투자사 제프리스의 스티븐 드생티스 주식 전략가는 미 CNBC를 통해 “시위는 2주 정도면 마무리될 것이고, 투자자들은 경기가 회복되는 6∼9개월 후를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가가 더 오르기 어려울 것이란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거의 다 회복해 상승 동력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기업들의 2분기(4∼6월) 이익 추정치가 여전히 하향 조정되는 점도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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