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몰린 자영업자… 지방 저축銀 “연체율 폭탄 터지나” 비상

장윤정 기자 , 이건혁 기자

입력 2020-02-26 03:00:00 수정 2020-02-26 13: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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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강원 저축은행 11곳… 부실채권비율, 전국 평균의 2배
소상공인-자영업자 매출 급감… ‘코로나 특례보증’ 신청 줄이어
대구선 하루에만 1000건 이상 몰려… 금융당국 “지역 상황 예의주시중”


“지점마다 인산인해입니다. 어제 하루에만 1000명이 넘게 ‘코로나 특례보증’이 접수됐는데, 오후 9시까지 대기하다가 결국 돌아간 분들도 있어요.”(대구신용보증재단 관계자)

대구경북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고 지역경제가 얼어붙으면서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경영위기로 자금난에 빠진 소상공인들의 대출연체율이 높아지면 지역 제2금융권의 부실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싹트고 있다.

25일 대구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코로나19 특례보증’을 받으려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해당 상품은 보증비율을 85%에서 100%로 높여 기업당 최대 70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재단에 따르면 이달 13일부터 20일까지 코로나19 특례보증 문의건수는 1096건, 금액은 310억13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주말 새 대구 지역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24일 하루에만 1000건 이상의 신청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신용보증재단 관계자는 “직원들이 오후 10시까지 야근을 하는데도 신청이 너무 몰리다 보니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며 “지점이 상담 고객으로 붐비다 보니 감염 확산 가능성도 우려돼 손소독제, 체온계 등을 긴급 비치했다”고 말했다.


지역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이 위기에 몰린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공포 심리가 확대되면서 사람들이 외부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만 문을 닫아도 타격이 큰데 사실상 영업이 중단된 상태여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여행사, 숙박업체, 식당은 물론이고 사우나, 키즈카페, 학원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비상상황에 몰렸다. 대구 수성구의 한 영어학원장은 “매일같이 학원을 청소하고 손소독제를 뿌리다가 지난주 목요일부터는 아예 휴원을 한 상태”라며 “언제까지 휴원을 해야 할지, 월 임대료와 강사들 월급은 어찌 감당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지역 소상공인의 위기가 장기화하면 지역 저축은행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임대료도 내기 힘든 상황에서 대출 원리금 상환이 여의치 않으리란 건 불을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미 대구경북 지역 저축은행들의 부실률이 가파르게 오르며 ‘비상등’이 켜진 상태여서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면 대출 부실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구·경북·강원 권역 11곳 저축은행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평균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3.91%로 1년 전 9.19%에 비해 4%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이는 전국 79개 저축은행 평균치(6.68%)의 2배 수준이다. 특히 11곳 중에서도 경북 포항을 거점으로 한 D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 비율은 23.94%, 경북 경주에 본점을 둔 또다른 D상호저축은행은 64.81%에 달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전체 대출액 가운데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의 비율로, 일반적으로 8% 이하를 양호한 수준으로 본다. 장기화한 경기침체에 자동차 부품업종 등 제조업이 무너지면서 중소기업, 자영업자를 주요 고객으로 한 저축은행들의 여신 건전성에도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대구 A신협 관계자는 “손님이 없으니 일단 문들을 닫고 있는데 임대료, 월급 등 고정비용은 나가야 하니 자영업자들의 고민들이 크다”며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자금난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치가 더 나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상황을 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윤정 yunjung@donga.com·이건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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