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와우 수술은 재활이 중요… 가까운 병원 찾으세요”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0-02-13 03:00:00 수정 2020-02-13 06: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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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 따라 최대 6개월 재활 훈련
소리 강도나 음의 높낮이 조절 등 편안하게 듣고 사용하도록 도와
1∼2시간 만에 끝나는 간단한 수술… 부작용 거의 없고 고령 환자도 가능


지난달 15일 전북대병원 이비인후과 이은정 교수가 환자에게 인공와우 외부장치를 부착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인공와우 수술은 재활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는 곳과 가까운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전북대병원 제공
노인성 난청은 단순히 일상의 불편함에 그치지 않는다. 노인들의 난청은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해 치매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에 따르면 보청기로도 잘 들리지 않는 고도난청 환자는 치매 발생률이 5배나 높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난청환자는 65세 이상에서 약 170만 명. 더구나 환자 수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고도난청 환자를 위한 인공와우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이 치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지방에 거주하는 노인 난청 환자들은 서울 병원까지의 왕래 부담 때문에 치료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인공와우 치료는 주기적인 관리와 재활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까운 병원을 다니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인공와우 수술 전문가인 이은정 전북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를 만나 자세한 치료법을 들어봤다.


― 보청기와 인공와우의 차이는….


“난청 환자들은 대개 보청기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미 청신경 세포가 손상된 고도난청 환자들에게는 인공와우가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다. 인공와우는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꿔 신경에 전달한다. 속귀의 기관인 달팽이관(와우)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다. 듣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소리를 되찾아 주는 의료기기다. 수술을 통해 달팽이관에 전극을 삽입시키고 내부 이식기를 통해 외부 장치와 연결한다. 눈에 잘 띄지 않을 만큼 크기도 작다.”


― 인공와우 수술은 오래 걸리나.

“아니다. 오히려 중이염 수술보다 시간이 덜 걸린다. 1, 2시간에 끝낼 수 있는 간단한 수술이다. 요즘 90세 이상 노인들도 이 수술을 받는다. 부작용도 별로 없다. 하지만 수술 뒤 인공와우에 적응하는 재활 기간이 가장 중요하다. 요즘에는 서울 이외 지역 병원에서도 인공와우 수술과 이후 재활 프로그램을 비슷한 수준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따라서 본인이 사는 곳 근처에 인공와우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이 있다면 그곳에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 재활치료는 어떤 것인가.

“기계(인공와우)를 통해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꿀 때 처음에는 우리 몸이 생소한 신호로 인식해 듣는 것이 힘들 수도 있다. 이에 적응하는 의학적 훈련이 재활과정이다. 수술 이후 4주가 지나면 외부 소리를 인공와우에 전달하는 어음처리기(귀에 불이거나 거는 외부 장치)를 작동시킨다. 소리가 안으로 전달될 때 고르게 들어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전기적으로 조정하는 ‘매핑’ 작업을 한다. 소리 강도나 음의 높낮이를 조절해서 환자가 편안하게 들을 수 있도록 해주는 과정이다. 환자가 소리를 잘 듣고 연습하는 언어치료도 병행한다.”


― 재활기간은 얼마나 걸리나.

“6개월 정도 걸린다. 초기 재활치료를 위해서는 일주일에 1, 2번 정도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환자에 따라서는 기계를 착용하자마자 바로 적응하는 분도 있다. 환자 상태에 따라 재활 기간은 달라질 수 있다. 병원과 거리가 멀면 재활치료 과정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문제가 생길 때 바로 조치하기도 힘들다.”


―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

“19세 미만 고도난청의 경우 양쪽 인공와우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또 19세 이상 고도난청 환자의 경우 보청기 효과가 없을 때에는 한쪽의 인공와우 수술비용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예전에 비해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 수술에 대한 거부감으로 주저하는 환자도 있을 것 같은데….

“전북 지역에서도 보청기를 끼고도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노인성 고도난청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노화 과정으로만 생각하거나 수술에 대한 부담 때문에 방치하는 분이 많다. 고도난청을 방치하면 우울증뿐 아니라 대인기피증, 심지어 치매 위험도 높아진다. 소리가 인지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헬렌 켈러는 ‘눈이 안 보이면 사물에서 멀어지지만 양쪽 귀가 들리지 않으면 사람으로부터 멀어진다’고 했다.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라도 병원을 찾으시기를 바란다.”

이날 인터뷰를 마치고 이 교수에게 수술을 받은 이복이 씨(80)와 이창현 씨(70)를 만났다. 이복이 씨는 “처음에는 내 나이 팔십에 무슨 수술을 받아야 하나 싶었다”며 “그러나 막상 자식들 권유로 수술을 받아보니 아프지 않고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창현 씨는 “인공와우로 귀가 뻥 뚫린 듯 잘 들리니 사람들도 자주 만나게 된다”며 “좋아하는 TV 시청도 편해져 만족스럽다”고 했다. 이들은 과거 고도난청 환자였음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인터뷰 내내 막힘이 없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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