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23년간 韓실질금리 3%p 하락…하락폭 OECD의 2배

뉴스1

입력 2020-01-13 10:44 수정 2020-01-13 10:44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인구고령화로 우리나라 실질금리가 1995년 이후 23년간 3%p(포인트) 하락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값으로, 경제주체가 실질적으로 적용받는 금리를 말한다.

13일 한국은행은 BOK경제연구 ‘인구고령화가 실질금리에 미치는 영향’에서 인구고령화가 실질금리에 미친 영향을 우리나라에 맞게 설정된 생애주기모형을 통해 분석했다. 실질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는 배제하고 인구고령화에 따른 영향만을 파악한 것이다.

지난 1995~2018년 23년간 실질금리는 약 9.0%에서 0.4%로 8.6%p 하락했다. 분석 결과 이 가운데 인구고령화 요인이 -3%p였다. 실질금리 하락의 약 3분의 1은 인구고령화 때문이었다는 의미다. 인구고령화로 은퇴 이후 생존기간이 늘어 소비가 감소하고 저축이 증가한 데 따른 영향이다. 저축이 늘면 자금 공급이 많아져 금리가 낮아진다.

인구고령화는 인구 증가율 하락, 기대수명 증가 등으로 노령인구 부양비율(65세 이상 인구/20~64세 인구)이 상승하는 것을 말한다. 노령인구 부양비율은 1995년 9.6%에서 2015년 19.4%로 높아졌다.

인구고령화가 실질금리 하락에 미친 영향을 ‘인구 증가율 감소’와 ‘기대수명 증가’로 분해해 보면 기대수명 증가가 실질금리를 약 2%p, 인구 증가율 감소는 약 1%p 내렸다. 기대수명 증가가 인구 증가율 감소보다 실질금리 하락에 두 배 큰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연구를 진행한 권오익·김명현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인구 고령화가 지속되면 실질금리가 현 수준에 비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실질금리 하락에 주도적 영향을 미치는 기대수명이 크게 늘지 않는다면 인구고령화에 따른 실질 금리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고령화에 따른 실질금리 인하폭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의 두 배 수준이었다. 2016년 이뤄진 다른 연구진의 선행연구에서 OECD 국가를 설명하기 위해 설정한 모수를 이용해 시뮬레이션 한 결과, 1990년부터 2014년까지 24년간 OECD 인구구조 변화가 실질금리를 1.5%p 하락시켰다.

우리나라 연구와 비슷한 시기, 기간을 설정했는데도 실질금리 인하폭이 절반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권 부연구위원은 “OECD 국가들은 고령화 속도가 우리보다 점진적이기 때문에 실질금리 하락폭 역시 작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