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NO 재팬’ 겨울에도 뚜렷…전년比 43.7%↓

뉴스1

입력 2019-12-06 16:28 수정 2019-12-0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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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저비용항공사(LCC) 발권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일본 노선의 여객 수송량은 작년 10월보다 40.6% 감소했다. 이번 여행객 감소는 LCC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국내 LCC 항공사들의 일본 수송량은 지난해보다 53%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9.11.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지난여름부터 이어진 ‘보이콧 재팬’ 불씨가 항공업계에서만큼은 쉽사리 꺼지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항공업계 전통적인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일부 지방공항에서 일본 하늘길이 완전히 막히는 등 수요 감소세가 더욱 뚜렷한 모습이다.

항공사들은 일본 노선 여객 감소 여파에 잇따라 운항편수를 줄이고 동남아, 중국 등 타 지역 노선을 늘리고 있다. 다만, 본격적인 겨울 성수기가 시작되는 12월부터는 일부 항공사들이 삿포로 등 일본 내 겨울 여행지 노선 운항을 재개, 수익성 제고에 나설 방침이다.

6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11월 한 달간 국내 항공사들의 일본 노선 여객수는 총 89만1851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같은기간 158만3025명에 비해 43.7% 감소한 수치다.

한·일 무역갈등이 본격화된 지난 8월과 비교해도 감소폭은 더욱 커졌다. 8월 한 달간 일본 노선 여객수는 132만9547명으로 전년 같은기간(172만1564명) 대비 22.8% 줄었는데 비수기인 11월 들어서는 감소폭이 더욱 커진 것이다.

무안국제공항과 양양국제공항은 일본 노선이 아예 자취를 감췄다. 무안공항은 간사이, 기타큐슈, 마쓰모토 등 3개 지역 노선이 운항됐으나 현재는 이들 노선의 운항이 중지된 상태다. 양양공항의 경우 소형 항공사 코리아익스프레스가 양양~기타큐슈 노선을 운영했지만 역시 현재는 운항하지 않고 있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일본 노선이 운항되고 있는 공항 가운데는 청주국제공항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청주공항은 전년 동기 대비 91.5% 줄어든 503명을 수송하는데 그쳤다. 대구국제공항도 전년(9만1318명)과 비교했을 때 여객수가 76.7% 감소한 2만1296명에 그쳤다. 뒤를 이어 김해국제공항과 제주국제공항이 각각 62.0%, 45.3% 여객수가 줄었다.

총 19개의 일본 노선이 운항 중인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일본 노선 여객수가 61만2723명으로 전년 대비 39.7% 줄었다. 김포국제공항은 13.8% 줄어들어 감소폭이 가장 낮았다. 김포공항은 현재도 지난해와 같이 간사이, 하네다(도쿄) 등 2개 노선을 운영 중이다.

11월 한 달간 가장 많은 여객이 오간 일본 지역은 21만9409명의 도쿄(나리타)였다. 도쿄의 또 다른 국제공항인 하네다(10만8130명) 이용 여객수를 포함하면 30만명 이상이 한국에서 도쿄를 오간 셈이다. 오사카(간사이) 여객수가 20만4690명으로 뒤를 이었으며, 후쿠오카, 나고야가 각각 17만5395명, 7만1146명이었다. 다음으로 삿포로(2만2362명), 오키나와(1만6257명) 순이었다.

일본 노선 여객수 감소는 항공사들의 운항편수 조정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항공사들은 지난 여름부터 시작된 일본 불매 운동이 거세짐에 따라 동계시즌에 맞춰 일본 노선을 감축하고 동남아 및 중국 노선 확대에 힘써왔다. 그 결과 11월 기준 일본 노선 운항편수는 5759편으로 전년 동기(9547편) 대비 39.7%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국적 항공사들은 동계시즌에 맞춰 한시적으로 일본 노선 운항 재개를 실시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먼저 대한항공은 지난달 17일부터 인천~가고시마·고마쓰 등 2개 노선에 대해 운항재개에 들어갔다.

이스타항공도 지난 1일 삿포로 노선을 시작으로 오키나와, 미야자키 노선 등 인천발 3개 노선의 운항을 재개했다. 에어부산 역시 현재는 비운항 상태인 부산~삿포로 노선 운항을 오는 22일부터 동계시즌이 끝나는 내년 3월28일까지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일부 일본 노선 운항 재개는 항공업계가 전례 없는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 보존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운항을 재개하는 지역은 겨울철에 특화된 인기 여행지로 전통적으로 겨울철 수요가 높았던 곳이다. 겨울방학 시즌을 맞아 일정기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하지만 해당 노선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지는 미지수다. 자동차, 의류, 주류 등 주요 소비재의 경우 일본 기업들의 매출은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항공 및 여행업만큼은 일본 여행 거부 움직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위메프가 12월 출발하는 해외항공권 예매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 지역을 찾는 여행객은 급격하게 줄어 일본 여행 거부 움직임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12월 인기 여행지 1순위였던 오사카는 예약자 수가 86% 하락했다. 이외에도 10위권 안에 들었던 후쿠오카(2위), 도쿄(4위), 오키나와(8위) 등 4곳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 시장의 경우 그간 과잉경쟁으로 파이가 커짐에 따라 젊은층 사이에선 이미 보편적 여행지라는 인식이 커졌다”며 “한일관계가 회복되면 운항재개는 있을 수 있겠지만 예전만큼 많은 여객수를 확보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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