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은 무엇…금융권 일대 혼란

뉴시스

입력 2019-11-15 15:46:00 수정 2019-11-15 15:4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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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에서 ‘고난도 사모펀드 판매’가 금지됨에 따라,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기준을 놓고 현장에서 일대 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은행과 보험사의 고난도 사모펀드 판매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은 원리보장상품 중심 취급기관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은 만큼 투자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고난도 투자상품 판매는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번에 새로 도입된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은 ‘파생상품 내재 등으로 가치평가방법 등에 대한 투자자의 이해가 어려운 상품으로, 최대 원금손실 가능성이 20% 이상인 상품’을 의미한다.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파생결합증권 대부분과 일부 파생상품이 우선적으로 해당한다. 구조화상품, 신용연계증권, 주식연계상품, 수익구조가 시장변수에 연계된 상품, 신용부도스와프(CDS)와 같은 기타 파생형 상품 등이다. 파생상품이 내재되지 않은 주식이나 채권 및 장내파생상품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 해당하지 않는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 해당하는 지에 대한 판단은 금융사 자체적으로 이뤄진다.

제조사는 상품 출시 전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고, 이 상품에 적합한 투자자 유형과 투자경험 등을 고려한 목표시장을 설정해 판매사에 권고한다. 이후 판매사는 해당 상품의 판매여부를 대표이사 확인을 거쳐 이사회 의결을 통해 결정하는 방식이다. 또 제조사와 판매사는 수수료 내역, 유사상품의 수익률 등을 공시해야 한다.

김태현 금융위 사무처장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이라는 것은 상품 구조가 복잡해서 수익이 어떻게 나는지, 얼마나 받을 지에 쉽게 알 수 없는 상품으로 지수연계나 옵션이 포함되는 것들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공모나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여부는 회사가 판단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사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울 경우 소비자로 구성된 판정위원회를 통해 고난도 상품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체 파생결합증권 시장 규모는 116조5000억원으로 이중 ELS는 76조1000억원, DLS는 40조4000억원이다. 또 지난 6월 말 기준 원금비보장형 파생결합증권 중 최대 원금손실 가능성이 20%를 초과하는 상품 규모는 74조4000억원으로 전체의 약 64%에 이른다.

특히 최근 저금리 기조로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파생결합펀드(ELF·DLF) 및 신탁(ELT·DLT)의 은행 판매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권 총 판매잔액은 49조8000억원으로, 투자자수도 8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이번 규제 강화로 수십조에 달하는 수익원을 놓치게 생긴 은행권에서는 계산기를 두드리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자체 강화 방안을 만들게끔 가이드를 제시해야 하는데, 당장 판매 자체를 하지 말라는건 은행 고객이 다양한 상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번 대책이 사모펀드 시장 전체를 위축시키고,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모펀드 최소투자금액 상향과 은행 판매 제한 강화 방안 모두 판매제한 조치에 해당된다”며 “오늘 나온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종합방안은 금융시장의 발전을 다시 통제하는 방향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은 아닐지라도 금융기관들에게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금융부문이 발전해야 하는데 상품 발전 등 관련 부분들이 정체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태의 본질을 모르는 무능한 대책’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금융소비자원(금소원)은 “이번 개선안에서 향후 새로운 문제만 야기할 수 있는 ‘고난도 금융 투자 상품’이라는 용어를 새로 제기하면서 ‘고난도 금융 투자 상품’의 판매 여부는 CEO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판매한다는 절차를 제시했다”며 “향후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판단 문제가 매우 자의적이기 때문에 다음에 문제가 된다해도 어떤 기준 판단 근거가 없기 때문에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미국·EU 등 주요국에서는 복잡하고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컴플렉스 프로덕트(Complex Product)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례들을 참고하고 있다”며 “오늘은 포괄적인 기준을 제시한 것이고 별도의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의견 수렴 등을 거친 후 시장에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부적 사안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보험사에 대한 판매금지는 고난도 사모펀드만 대상으로 해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는 파생상품 내재적 성격이 없어 고난도 금융상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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