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업 ‘들었다놨다’…독일까 약일까

뉴시스

입력 2019-11-14 17:31 수정 2019-11-14 17:31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최종 기금위 결정 전 보유목적 '경영참여' 변경
기금위서 경영참여 번복하면 다시 '단순투자'로
"경영참여→단순투자→경영참여…시장 혼란↑"
"국민연금 프로세스에 시장이 적응할 수 있어"



 국민연금이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 전에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최종 결정이 이뤄지기 전에 보유목적을 변경하기 때문에 시장에 혼란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시장이 국민연금의 프로세스에 차차 적응해나가며 ‘주가 널뛰기’가 진정할 수 있으리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국민연금이 실제로 실행하는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 방식에 따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결정이 사실상 최종적인 결론으로 여겨질 수도 있게 된다.

14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국민연금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주주권 행사 결정 이후 자본시장법 공시위반 방지를 위해 주식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한다.

수탁자책임전문위는 공개 중점관리기업과 비공개 대화기업 중 개선이 없는 기업을 고르고 이들 기업에 대한 경영참여 주주제안의 추진여부, 주주제안의 내용 등을 검토해 기금운용위원회에 보고한다.

만일 기금위가 경영참여 주주제안이 아닌 기업과의 대화 등을 지속해야 한다고 결정 할 경우 ‘경영참여’에서 ‘단순투자’로 보유목적을 다시 변경해야 한다.

따라서 기업의 주가는 최초로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를 선언했을 때 크게 상승했다가 최종 결정이 이뤄지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번복될 경우 상승분을 다시 내어주게 된다.

일반적으로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한다는 소식이 시장에 전해지면 해당 기업이 배당을 늘리거나 경영을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한다.

곽관훈 선문대학교 교수는 전날 열린 국민연금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 공청회에서 “문제는 단순투자였다가 경영참여를 했다가 다시 단순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국민연금이 경영참여를 했다고 한다면 투자자 반응할텐데 내부적으로 다시 논의됐다고 한다면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금위는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고 입장을 번복하는 셈이 되기 때문에 수탁위의 결정을 물리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로 인해 사실상 수탁위에서 이뤄지는 주주권 행사가 사실상 최종 결정처럼 여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기업 입장에서는 이같은 프로세스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고, 시장도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방식에 점차 적응하면서 주가가 등락하는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최종적으로 국민연금과 기업이 합의에 이르기 전에 시장에 시그널을 줌으로써 보다 강한 압박을 줄 수 있게 된다. 또 기금위 결정 이전까지의 여유 기간은 국민연금과 기업이 최종 합의에 이르는 시간으로 주어질 수 있다.

신진영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은 “전문가로 구성된 수탁위의 결정이 기금위에서 번복되긴 힘들 것”이라며 “번복되는 상황이 자주 빚어진다면 시장이 이 과정들을 겪으며 점점 적응해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