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높던 호텔이 여행 판도를 바꾼다

뉴스1

입력 2019-09-16 16:13:00 수정 2019-09-16 16:13:24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 News1 DB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이동통신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9’ KT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인공지능(AI) 호텔 로봇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음성이나 터치로 주문하면 호텔로봇이 객실로 각종 용품을 배달해주고 사전에 제작한 호텔 지도를 통해 스스로 경로를 파악해 객실을 찾아간다. KT 제공
아로하 웰니스 리트리트 리조트. 이하 뉴질랜드관광청 제공

 한 때 여행의 숙박 수단에 불과하던 ‘호텔’이 여행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불과 몇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도심 속에서도 여행을 즐기는 ‘스테이케이션’(Stay+vacation)이 새로운 휴가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여행 트렌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스테이케이션 일종인 ‘호캉스’의 열풍이다. 머지않아 또다른 여행 트렌드가 호텔을 중심으로 탄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미 유명 호텔 체인들은 경쟁이 심화되면서 발 빠르게 인공지능(AI)나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최첨단 기술들을 습득했다.

온라인여행사(OTA) 판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예약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또 최저가 보장 제도, 자체 여행 프로그램 도입해 여행사 역할까지 위협하고 있다.

◇“여행 귀찮아” 호캉스가 뭐길래

# 지난 추석연휴 내내 서울 중심가에 있는 호텔들은 ‘풀 부킹’(full booking)을 기록했다. 주요 온라인여행사(OTA)에서 예약 현황을 봐도 특급 호텔 대부분 ‘예약 마감’ 혹은 ‘마감 임박’으로 표시됐다. 특히 연휴 막바지인 14일 강남에 자리한 5성급의 L호텔의 경우 체크인 카운터와 레스토랑 앞엔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는 대기행렬을 쉽게 볼 수 있었다.

16일 온라인 여행사 트립닷컴이 발표한 추석 연휴 기간(9.13~15) 국내 호텔 예약 데이터를 보면 지난해(2018.9.24~26) 대비 예약량이 무려 230%나 증가했다.

호텔은 여행객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는 요소가 많다.

판매 채널이 다양해지고, 호텔간 경쟁력이 심화되면서 저마다 비싸고 거북스러운 이미지에서 편안하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즐길 수 있는 곳, 휴가나 명절 이벤트를 위한 곳, 젊은층에게 친구·연인과 파티를 즐기는 장소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며 고객층을 늘려가고 있다.

더 나아가 호텔 자체가 여행의 목적으로 변해가는 추세다.


◇스마트한 여행은 호텔이 먼저

열쇠 없이 얼굴 인식으로 객실 문을 열고, 로봇이 룸 서비스를 가져다 준다.

호텔들은 이미 최신 기술 접목에 집중했다. 몇몇 특급 호텔은 인공지능(AI) 대화형 메신저인 챗봇(Chatter robot)을 도입했다. 챗봇은 호텔 도착하기 전에 실내에서 선호하는 온도를 설정하고, TV를 켜고 끄며, 룸서비스를 주문하고, 조명을 조정하는 등의 작업을 해낸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선 맞춤형 AI 비서 역할도 한다. 자연스러운 목소리와 사람처럼 성격을 갖춘 챗봇은 투숙객과 대화를 통해 체험 프로그램을 안내해주고 시내 식당 예약, 호텔 주변 길 찾기 등에 도움을 준다.

많은 호텔은 호텔 내부를 가상현실(VR)이나 360도 영상으로 제작해 홈페이지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선보인다. 예비 투숙객들은 보정된 사진이 아닌 실제 내부를 구석구석 보고, 전 예약 과정과 모든 시설을 미리 숙지하게 돼 똑똑하게 호텔 예약을 고를 수 있다.

호텔들은 전 세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친환경’ 운동에도 앞장서는 추세다. 호텔마다 일회용 용품 사용을 근절하거나 태양광,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채택한다.

최근 세계 최대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인터컨티넨탈호텔 그룹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 일회용 샴푸·컨디셔너·바디워시·바디로션 대신 대용량 용기에 담은 다회용 어메니티(편의용품)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럭셔리·레저여행 주도권 가져갈까

호텔은 여행사의 자리까지 위협할 지도 모른다.

전 세계 여행 시장은 ‘럭셔리 여행’을 주목하고 있는 데, 이러한 문화를 주도하는 데 호텔이 중심에 설 가능성이 꽤 크다.

투어리즘 이코노믹스(Tourism Economics) 통계에 따르면 2025년까지 럭셔리 여행 시장은 앞으로 6.2%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 세계 여행시장의 성장률 4.8%에 비해 높은 편이다.

‘럭셔리’ 핵심은 호화스러움은 물론, 독특한 경험과 맞춤형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 이런 부문에선 호텔들은 우위에 서 있다.

해외 휴양지에 있는 일부 리조트에서나 경험할 수 있던 ‘건강’을 추구하는 웰니스 호텔은 국내서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휴양도 즐기며 건강도 관리해주는 호텔들은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이용한 건강식을 내놓고, 요가나 명상 등의 일일 프로그램들을 선보인다.

호텔의 또 다른 장점은 맞춤형 서비스다. 이미 호텔리어나 컨시어지의 고급 면대면 서비스를 갖춘 호텔들은 고객의 상세한 정보까지 보유해 일대일 맞춤 서비스가 가능하다.

까다로운 입맛을 지닌 투숙객을 위한 특식은 물론 아랍권 고객에게 할랄 음식을 제공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급 호텔들은 OTA의 판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식홈페이지 최저가 보상 제도인 ‘BRG’(Best rate guarantee)를 도입하고, 여행 상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셰프와 함께 요리를 배우거나 꽃꽂이를 배우는 ‘원데이 클래스’부터 에어텔(항공권+호텔), 렌터카 픽업 서비스, 현지 액티비티투어 상품 등을 내놓고 있다. 신속한 고객 응대는 또 하나의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