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없어 죽겠어요”…직격탄 맞은 중개업소 ‘비명’

뉴시스

입력 2019-09-14 07:00:00 수정 2019-09-14 07: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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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폐업>개업…매달 신규개업 2000명 못 넘어
중개업소, 대출규제로 매수심리 위축됐다 평가
양도세 부담에…규제 대상 다주택자 꿈쩍 안 해
"규제책 내놨음 육성책 마련해야…시장 불만 커"



“대출이 나오는 신혼부부가 실제 거주를 목적으로 매수하는 몇 건 말고는 거의 없다고 봐야죠. 1~2건으로 저희가 유지할 순 없잖아요. 어려워서 아예 부동산을 임대로 내놓는 곳들도 많아요. 그만큼 조용하다는 거예요.” (서울 노원구 A중개업소)

지난해 하반기 서울 부동산 시장을 겨냥한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6개월간 집값이 하락하다 최근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여전히 거래량은 적어 중개업소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22일 기준 개업 중인 공인중개사는 총 10만1881명이다. 지난해 12월31일 기준으로 개업공인중개사는 10만5363명이었지만, 이보다 3500명 가량 줄어든 것이다.

심지어 지난 6월 신규개업자는 1157명, 폐업자는 1187명으로 공인중개사 폐업이 개업을 앞질렀다. 7월에도 1290곳이 문을 열고 1240곳이 문을 닫아 개업사무소가 50곳 추가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매달 집계되는 신규개업자 수도 좀처럼 2000명을 넘지 못하고 있다.

중개업소들은 대출규제로 인해 매수심리가 위축되며 전체적인 부동산 경기가 악화됐다고 입을 모은다. 9.13대책으로 다주택자는 규제지역 내 주택 신규 구입시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됐다. 1주택자의 경우 기존 주택을 신규 주택 구입 후 2년 내 처분해야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다.

서울 송파구 B중개업소는 “보통 20건 정도 문의가 있었으면 하루에 1~2건 정도로 문의 줄었고 이중 투자 목적으로 문의하는 비율은 10%로 뚝 떨어졌다”며 “정부가 규제를 심하게 하니까 집값이 오르긴 힘들 거라고 봐서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살 이유도 없어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9·13 대책 이후 6개월간 멈춰있던 거래가 지난 3월부터 조금씩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문의도 늘었으나 중개업소 체감 상 예년에 비해선 훨씬 적은 수준이다. 더군다나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예고하면서 문의는 다시 잦아들었다. 현장에서는 정부 정책에 요동치는 부동산 시장을 못 견디고 문을 닫는 중개업소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C중개업소는 “투자금은 있더라도 정부가 규제책을 계속 내놓으면서 거래를 막으니까 매수자도 선뜻 움직이기가 쉽지 않아 2월 하순까진 거래가 없었다”며 “2월 말부터 조금씩 거래량이 증가하다가 분양가상한제 실시한다는 소문이 돌자 잠잠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분양가상한제가 흐지부지된다고 하니까 다시 거래가 되긴 하지만 활발하진 않아 예년에 비해 어려움이 많다”며 “주변에 힘들다며 문을 닫는 부동산도 많아졌고 굉장히 침체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종합부동산세 강화, 공시가격 인상 등으로 세금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물건을 내놓으면 집값 하락과 동시에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란 정부 믿음과 다르게 매도자도 꿈쩍하지 않았다.

서울 송파구 D중개업소는 “짧은 기간 내에 집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팔려면 막대한 금액의 양도세를 내야 해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려고 하지 않는다”며 “1가구 1주택 물건만 가끔 나오는데 그리 급하지 않으니까 조금만 가격이 오르면 매물을 거둬 물건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대출규제에 묶여 매수자도 쉽게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양도세 부담으로 매도자도 물건을 내놓지 않는 사이 거래절벽 현상은 극심해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31만410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2%,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해 35.8% 감소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부동산 정책이 일괄적으로 규제책에만 초점이 맞춰져있다 보니까 주택공급도 원활하지 못하고 소비심리도 얼어붙은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이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규제책을 내놓으면 육성책도 같이 마련돼야 하는데 정부가 모든 것에 간섭하는 식이라 시장에선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의 강남, 서초 등 일부 지역에 초점을 맞춰 규제책을 내놓고 있지만 사실 가장 걱정되는 건 지방”이라며 “지방 중개업소 폐업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를 꼭 받아야 하는 곳만 구체적으로 지정하는 세밀한 정책이 나와야 하는데 포괄적으로 하니까 전체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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