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기다려 ‘KFC 닭껍질튀김’ 먹어보니…“맥주 생각 간절해지네”

뉴스1

입력 2019-06-21 07:05 수정 2019-06-2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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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기 많아 소스 필수, 후추 맛 강해…“호기심만 해결”
회사 동료 평가 ‘젊은층·여성’ 긍정적 평가 많아


서울 은평구 KFC 연신내역점© 뉴스1

“맛은 있긴 한데 모호합니다. 맥주랑 같이 먹으면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긴 한데요. 대중성을 갖춘 맛이 아니라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아요.” (30대 남성 A씨)

20일 오전 9시를 조금 넘은 시각. 서울 은평구 KFC 연신내점에선 전날 출시한 닭껍질튀김을 구매하기 위한 대기 줄이 삼삼오오 만들어졌다. 정식 오픈 시간인 10시에 다가올수록 줄은 하나둘씩 늘어났다. 출근길 행인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반면 닭껍질튀김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쳐다봤다.

◇ 포털사이트 장악한 ‘닭껍질튀김’ 1시간 대기는 기본

KFC 닭껍질튀김 출시 첫날 대부분 매장에선 오전에 품절됐다.© 뉴스1

KFC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일부 매장에서만 판매한 닭껍질튀김을 국내에 한정판매한다. 총 6개 지점으로 Δ강남역점 Δ경성대부경대점 Δ노량진역점 Δ수원인계DT점 Δ연신내역점 Δ한국외대점이다.

닭껍질튀김은 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출시 첫날부터 오전에 조기 품절하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고 먹방 유튜버도 빠르게 동영상을 게시했다.

이날 연신내점은 오전 9시30분에 접어들자 일찍 문을 열었다. 현장 직원은 고객 편의를 위해 일단 주문을 받고 10시부터 음식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이후 고객들은 매장 내에서 기다릴 수 있어 대기 줄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한 30대 남성은 “어제 오후 2시에 왔는데 품절돼 사지 못했다”며 “오늘도 10시에 도착했는데 대기자가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 “맥주 안주로 딱 맞네” vs “한 번 이상 손 안 간다”

닭껍질튀김 1개는 핸드폰 크기의 상자에 포장됐다.© 뉴스1

닭껍질튀김은 개당 2800원이다. 이름 그대로 닭의 껍질 부위만 튀겨내 특유의 식감을 살렸다. KFC는 레시피를 한국인 입맛에 맞게 변형해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구매한 닭껍질튀김은 손가락 길이 정도의 약 15개 안팎으로 휴대폰 크기 종이상자에 포장됐다.

맛을 본 구매자 반응은 호불호가 극명했다. 우선 기존 닭껍질을 좋아한 2030 세대에선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한 20대 남성은 “치킨과 삼계탕을 먹을 때도 껍질부터 먹는다”며 “튀김으로 먹으니 색다른 맛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또 다른 30대 여성은 “지방의 고소함이 느껴져 맥주 안주에 제격”이라며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아 자주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예상보다 맛이 강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답도 많았다. 기름기가 너무 많아 느끼해 단품으로 먹기엔 부담스럽다는 것이 이유였다. 자극적인 맛을 중화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별도 음료를 찾게 된다고도 했다. 한 20대 남성은 “색다른 맛인 건 분명하지만 1시간 이상 줄을 서서 구매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며 “호기심을 해결한 것으로 만족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국내 프랜차이즈 치킨이 입맛에 맞아 더는 구입하지 않을 것이란 답도 나왔다. 한 30대 남성은 “후추 향으로 맵고 짠맛이 강해 끝 맛이 개운하지 못하다”며 “기름기가 너무 많아 느끼해 맥주나 콜라 없이는 손이 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한국에도 먹고 싶어요” 소비자 힘으로 출시

KFC 연신내역점에 부착된 포스터© 뉴스1

닭껍질튀김은 소비자와 온라인 커뮤니티 힘으로 등장한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 출시 전부터 한 커뮤니티에 네티즌 사연이 올라와 유명세를 치렀다.

그는 닭껍질튀김을 먹고 싶어 자카르타 방문을 계획했다. 현지 대선 시위로 방문이 수포로 돌아가자 KFC 본사에 한국에서도 닭껍질튀김을 출시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민원을 넣어 달라는 게시물도 올리며 여론을 주도했다. 이후 KFC의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현장에서 만난 방문객들은 SNS의 명성을 보고 구매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자카르타가 유명 여행지가 아닌 탓에 음식을 처음 접해 본다고 했다. 한 20대 남성은 “페이스북에서 닭껍질튀김이 유명해 친구들끼리 많이 공유했다”며 “맛을 보고 SNS에 올리고 싶어 지하철을 타고 일찍 찾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해외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는 ‘희소성’이 대중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에게 인기 높은 베트남 콩카페가 국내 입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롯데리아도 대만 디저트인 닭튀김 지파이를 선보였다. 한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현지 음식은 향신료 차이로 한국인 입맛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고객 반응을 살피기 위해 일부 지점에서만 한정판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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