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하루에 20원 급등하며 1350원 돌파…13년4개월래 최고

뉴시스

입력 2022-08-29 15:55 수정 2022-08-29 15:56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으로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350원을 넘었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31.3원) 보다 19.1원 오른 1350.4원에 마감했다. 장 마감 기준으로 2009년 4월 28일(1356.8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하루 새 1.41% 나 하락했다. 이는 2020년 3월 23일(-1.579%)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 하락한 것이다. 당시 원달러 환율은 하루 새 20원 급등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2원 오른 1342.5원에 개장한 후 장중 1350.8원까지 올라갔다. 지난 23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1346.6원)을 4거래일 만에 다시 돌파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도 2009년 4월 29일(1357.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인덱스는 109선을 넘었다. 미 동부시간으로 29일 오전 2시30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0.46% 오른 109.30선에서 등락중이다. 2002년 6월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 시장 전부터 정부의 구두개입성 발언이 나왔지만, 환율 급등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방기선기획재정부 1차관은 29일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시장상황정검회의를 주재하고 “시장에서 과도한 쏠림현상이 나타날 경우에 대비해, 시장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최근 우리 금융시장이 미국 등 주요국 금융시장과 동조화가 심화된 측면이 있으므로 당분간 시장 상황에 대한 주의 깊은 모니터링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지난 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미팅)의 파월 미 여준 의장 발언에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26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고 확신할 때 까지 경계에 부담이 될 정도의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40년 만에 최고 수준에 근접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도구를 강력히 사용할 것”이라며 “또 한번 이례적인 큰 폭의 금리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높은 금리와 성장 둔화, 약해진 노동시장 여건이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사이 가계와 기업에도 일정 부분 고통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9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 폭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경기를 둔화시킬 정도의 높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매파적 메시지로 9월에도 7월 수준인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물가 지표가 다소 둔화하며 올해 말께 금리 인상을 완화할 것이라는 파월 피봇(정책전환) 기대가 사라졌다.

다음달 세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 단행 가능성도 높아졌다. 28일(현지시간)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미 연준이 9월 FOMC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68.5%로 나타났다. 파월 연설 이전인 26일 61.0%와 비교해 7.5%포인트 더 높아진 것이다.

반면 미 연준이 주로 참고하는 물가지표는 급등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26일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월대비 0.1% 하락했다고 밝혔다. PCE 가격지수가 전월대비 하락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20년 4월 이후 2년 만이다. 8월 소비심리지수의 1년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5.2%에서 4.8%로 하락해 8개월 래 최저 수준을 보였다.

미 증시는 3대지수 모두 3%대 급락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08.38포인트(3.03%) 떨어진 3만2283.40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41.46포인트(3.37%) 하락한 4057.6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97.56포인트(3.94%) 폭락한 1만2141.71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1.35% 오른 3.071을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1.57% 오른 3.435%를 기록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촉발한 달러 강세를 반영해 갭업 출발 후 위험선호 위축에 1350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잭슨홀 미팅에서 미 연준의 매파 기조가 확인돼 당분간 달러 강세기조를 꺾을 수 있는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반면 유로화의 추가 약세 흐름은 강화될 수 있어 달러화 가치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등 불안한 대외 여건을 고려할 때 1400원 돌파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