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해상왕 장보고’ 보고 아이들이 희망 찾길”

이지훈 기자

입력 2022-08-24 03:00 수정 2022-08-24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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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정화 연출가-허수현 음악감독
부부콤비, 뮤지컬 ‘오션스’ 초연
“목표 향해 달려가는 모습에 집중”
내달 1∼4일 서울 코엑스아티움


10년 넘게 창작 뮤지컬을 만든 추정화 연출가(왼쪽)와 허수현 음악감독은 “작업하다 의견이 대립되는 경우도 많은데, 그럴 때 퇴근을 따로 하면 금방 풀린다”며 웃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8세기 통일신라 시대 한반도와 중국, 일본 간 해상무역을 주도한 ‘해상왕 장보고’는 천민 출신이었다. 신분에 갇히지 않고 당나라로 건너간 그는 관직에 올라 큰돈을 벌어 고향으로 돌아온다. 지금의 전남 완도에 국제 무역항 청해진을 건설한 장보고는 그곳에서 신분이 아닌 능력으로 인물을 발탁하는 정치를 펼친다.

영웅 장보고를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 ‘오션스’가 다음 달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아티움에서 초연된다. 추정화 연출가(50)와 허수현 음악감독(57)이 전작 뮤지컬 ‘프리다’에 이어 새로 내놓는 작품이다. 서울 강남구 EMK뮤지컬컴퍼니에서 16일 두 사람을 만났다.

“올해 스무 살이 된 딸을 키우면서 부모 지원과 좋은 배경이 없는 아이들이 목표를 제한적으로 둘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어요. 자신의 능력, 의지보다 환경에 밀려 꿈조차 꾸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이야기를 찾던 중 입지전적 성과를 이뤄낸 장보고가 실은 ‘흙수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추정화)

극은 이름도 없이 천민으로 태어난 소년 활보(강찬 진호)가 당나라로 건너가 궁복(김찬호 정원영)으로 지내다 장보고(백인태 윤소호)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다룬다. ‘삼국사기’에도 기록된 장보고의 죽마고우 정연(김지휘 신은총)과 운명(윤석원)까지, 무대에서 총 5명의 배우가 장보고와 주변 인물을 연기하는 동시에 관객에게 이야기도 들려주는 쇼 뮤지컬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만큼 대본과 노래 모두 쉽게 풀어냈다. 추 연출가는 “역사의 고증보다 장보고가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모습에 집중했다”고 했다. 허 작곡가는 “싸이와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 민요 ‘아리랑’과 ‘쾌지나 칭칭 나네’ 같은 대중적인 선율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베르테르’(2001년)의 배우(추정화)와 편곡자(허수현)로 만나 부부가 된 두 사람은 올해로 결혼 21년 차를 맞았다. ‘오션스’는 뮤지컬 ‘프리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루드윅’ 등에 이어 이 부부가 만든 13번째 창작 뮤지컬.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제가 원하는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작곡가”(추정화), “작품에 관해선 남다른 촉이 있는 대단한 여인”(허수현)이라고 추켜세웠다. 4만∼8만 원.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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