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선 1억원 하락, 다른쪽은 4억원 올라”…강남집값 미스터리, 왜?

뉴스1

입력 2022-08-19 07:31 수정 2022-08-2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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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래미안 퍼스티지. (자료사진) 2019.2.1/뉴스1

주택 매매거래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서초구와 강남구에서는 하락 거래와 신고가 행진이 교차되며 혼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어지러운 시장 상황에 일각에서는 과거 횡행했던 집값 띄우기가 재현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제기된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구 도곡동 도곡1차아이파크 전용면적 130㎡ 매물은 직전 신고가 대비 1억3000만원 떨어진 29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달 서초구 우면동 대림 130㎡도 최고가 대비 2억원 하락한 가격에 거래가 성사됐다.

올해 들어 매수세가 위축되며 거래절벽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값은 연일 하락 중이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지난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변동률은 -0.61%로 집계됐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상승세를 지키던 서초구도 이번주 하락 전환했고, 강남구도 낙폭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이들 지역에서는 하락 거래와 함께 수억원 오른 신고가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6월1일~8월17일 서울 아파트 최고가 매매거래 면적은 536개로, 서초구(50건)와 강남구(49)가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았다. 최고가는 직전의 최고 거래가격보다 크거나 같은 가격이다.

실제로 이들 지역에선 매수세가 위축된 올해 들어서도 직전 최고가 대비 수억원씩 오른 거래가 다수 포착됐다.

지난달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222㎡가 4개월 만에 4억원 오른 84억원에 손바뀜됐다. 같은 달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전용 164㎡도 48억원에 거래되며 한 달 만에 4억5000만원 올랐다.

시장 혼조세에 일각에서는 이러한 신고가 거래가 집값 띄우기를 위한 자전거래가 아니냐는 의심도 내놓고 있다. 시장 위축으로 아파트값이 하락할 것을 우려해 신고가에 거래됐다고 허위 신고한 뒤 계약을 취소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5월 강남구 대치동의 A아파트 전용 84㎡ 매물은 역대 최고가인 32억3000만원에 팔렸다고 신고됐지만, 7월 거래가 취소됐다. 송파구 잠실동의 B아파트에서도 지난 6월 31억8500만원에 전용 84㎡ 신고가 거래가 나왔지만, 두 달여 뒤인 이달 거래 신고가 해제됐다.

하지만 일부 사례로 신고가 행진 전부를 ‘집값 띄우기’로 속단하긴 어렵다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대부분 해제 사유가 중복 신고 탓이기 때문이다.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15억원 이상 아파트는 1600건으로, 그중 거래 취소는 42건에 불과했다. 그중 중복신고로 인한 취소가 36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시장이 과열될 때는 밴드왜건 효과를 예상하고 의도적인 집값 띄우기에 나서는 일도 있지만, 현재는 시장이 위축돼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패닉바잉(공황구매)을 일으키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세금 등 이슈를 감안하고도 자전거래에 나설 유인이 적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고급 주거지를 선호하는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강남권 아파트 수요가 이어지면서 신고가 사례가 다수 나오고 있다고 판단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에서도 하락 거래가 나오고 있지만, 랜드마크 단지 초대형 면적 수요가 있어 신고가는 꾸준히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 측면에서도 ‘강남 불패’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하락장이 아니고서야 이런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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