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기적’ 이룬 삼표산업 성수공장, 45년 만에 역사 속으로

뉴스1

입력 2022-08-16 15:06 수정 2022-08-1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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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산업 성수 레미콘공장. 삼표산업 제공

서울 전역 건설 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하며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데 기여한 삼표산업 성수 레미콘공장이 4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삼표산업은 지난 5월 시작된 서울 성동구 성수 레미콘공장의 철거 공사가 16일 마무리된다고 이날 밝혔다.

성수공장은 1977년 7월 문을 열었다. 규모는 3만6000㎡(1만1000평)으로 건설 경기가 호황이었던 2010년대에는 레미콘을 1년에 175㎥씩 생산했다.

레미콘은 운송에 걸리는 시간이 90분을 넘으면 굳어버려 폐기해야 하는 지역 밀착형 산업이다. 성수공장은 서울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 하루 평균 1200여대의 믹서트럭을 통해 서울 전역 건설 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했다. 한강 일대 개발, 압구정 건설 등에 일조했다.

올해까지 누적 생산량은 4600㎥다. 이는 24평 아파트 200만호를 공급하거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롯데월드타워를 약 210개(1개당 22만㎥ 기준)를 건설할 수 있는 양이다.

16일 오전 서울 성동구 삼표레미콘 공장에서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2.8.16/뉴스1
삼표산업은 2017년 서울시·성동구·현대제철과 4자 협약을 체결한 뒤 토지 소유주인 현대제철로부터 토지를 매입해 성수공장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과거 상습 침수지역이었던 성수동은 삼표산업의 전신인 강원산업이 1970년대 한강 공유수면 매립 사업에 동참하면서 물난리에서 자유로워졌고, 도로 등 각종 인프라도 들어서기 시작했다.

지금과 같은 성수동이 만들어질 때 필요했던 레미콘의 대부분을 성수공장에서 생산했지만, 역설적으로 그에 따른 공장 이전 요구를 받아왔다.

이에 삼표산업은 성수공장을 지난 5월부터 철거 공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해 왔다.

윤인곤 삼표산업 대표는 “성수공장이 그동안 생산한 레미콘은 SOC·주택·교량 등에 쓰여 도시 현대화와 주거복지 안정의 밑거름이 됐다”며 “그 배경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해준 임직원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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