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복귀 길 열린 이재용, 11월내 회장 취임 거론

곽도영 기자

입력 2022-08-16 03:00 수정 2022-08-16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공식 복권… 경영 정상화 시나리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 공식 복권되면서 등기이사 복귀, 여낸 회장 승진 등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6월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 중인 이 부회장. 뉴스1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 공식 복권됐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등기이사 취임을 포함한 경영 일선 복귀가 가능해졌다. 삼성 내부에선 이 부회장 경영 복귀 시기와 메시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 방안 연구를 의뢰한 보스턴컨설팅(BCG)으로부터도 결과물을 전달받은 상태로 알려졌다. 삼성 안팎에선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 등 경영 정상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연내 회장 취임 전망…“늦출 이유 없다”
이 부회장은 2019년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됐고 이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상태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와 함께 연내 회장 승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2년 연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14년 5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갑자기 쓰러진 후에는 사실상 삼성그룹 총수 역할을 해 왔다. 4대 그룹 중 삼성을 제외한 SK, 현대자동차, LG는 총수의 회장 취임이 모두 마무리된 상태다. 삼성이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10월 25일 이건희 회장 2주기가 지난 뒤인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을 회장 승진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이 경우 통상 12월 초 이뤄지는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까지 한 달여밖에 남지 않게 된다. 그룹 내부를 재정비하려면 회장 취임을 가급적 빨리 마무리하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인사 및 조직 개편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 내부에서는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 후 첫 메시지에 대한 작업에도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가석방 이후 “냉혹한 현실을 보고 오니 마음이 무겁다”, “목숨 걸고 (투자) 하는 것” 등 비공식 발언을 이어왔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경영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년은 특히 이건희 회장이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발언한 ‘신경영선언’ 30주년이 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낼 메시지는 삼성 안팎의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임직원 및 국민들에게 분명한 철학을 제시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배구조 개편 속도 낼 가능성도
이 부회장이 오랜 기간 숙고해 온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은 2013년부터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다 이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관련 작업을 미뤄왔다.

현재 삼성의 지배구조는 ‘이 부회장 등 오너 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져 있다.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8.51%의 삼성전자 지분에 대해 현재 국회 계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 등 금산분리 규제가 강화될 경우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4세 승계 없는 그룹 체계 정비’ 작업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2020년 5월 대국민 발표 자리에서 “아이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각 계열사 이사회 중심으로의 거버넌스 개편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은 지난해 BCG에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의뢰했다. 최근 BCG에서 최종 보고서 작업이 완료돼 삼성전자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로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보고서는 나왔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실타래가 많이 남아 있다”며 “연내 사업지원TF에서 검토가 끝나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와의 논의를 통해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