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골고루 먹고 뜀뛰기 운동… 성장판이 활짝 열려요

홍은심 기자

입력 2022-08-10 03:00 수정 2022-08-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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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성장 돕는 습관 들이기
안경 쓰면 시력이 더 나빠진다?
선명하게 보여 발달 자극 효과… 디지털 기기는 오래 보지 않아야
키 유난히 작다면 성장판 검사
유전적 요인보다 환경 요인 커… 자세-영양상태-수면 등이 관여



여름방학은 휴식과 여러 활동을 통해서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성장하는 시기다. 아이가 심리적으로 스트레스가 적어지고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다. 등교, 숙제, 시험에 대한 긴장감이 줄고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하게 된다. 친구들과 뛰놀고 가족과 여행을 가는 등 신체활동은 활발해지고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도 많아진다.

여름방학은 아이의 발달과 성장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할 좋은 기회다. 디지털기기를 오래 접하는 아이들의 눈 상태는 괜찮은지, 치아는 가지런한지, 또래와 비슷하게 자라는지 등 살펴볼 게 많다.


[시력]과도한 디지털 기기 사용이 근시 유발


시력은 8∼10세를 전후로 완성된다. 흔히 말하는 ‘시력이 떨어졌다’는 건 근시다. 안구 길이가 길어져 망막 위에 맺혀야 하는 초점이 망막 앞에 맺히기 때문에 먼 곳은 안 보이고 가까운 건 잘 보인다. 근시는 유전과 생활습관이 원인이다. 안경을 쓰면 시력이 더 나빠지거나 얼굴형이 변한다고 걱정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안경은 선명한 망막상을 만들어 시각의 발달을 자극해준다. 또 얼굴형에 맞는 안경을 골라 올바르게 쓰면 괜찮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면 눈 속 근육들이 근거리에 초점을 맞추려고 긴장하게 된다. 그러면 눈이 피로하고 시야가 흐려지는 조절 장애를 겪거나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디지털기기를 40분 사용한 뒤 10분간 휴식을 취하는 등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책과 눈은 30cm 정도 거리를 두고 TV는 3m 이상 떨어져 보는 게 바람직하다.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이면 안구건조증을 예방할 수 있다.

김대희 김안과병원 사시소아안과센터 전문의는 “근시진행 억제는 성장기에 보호자가 적극적으로 신경을 써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아이에게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고 아이에게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준다면 효과적으로 시력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아]교정 치료 필요하다면 9∼14세가 적당


최근엔 미적인 이유로 치아 교정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지만 교정 치료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치아와 턱뼈의 관계를 조화롭게 해 씹는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위아래 치아가 잘 맞닿지 않아 음식물을 씹는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소화기관에도 부담을 준다. 교합 개선뿐 아니라 충치와 치주질환 예방을 위해서도 교정 치료는 필요하다. 치아 사이가 벌어지거나 앞니끼리 맞닿지 않으면 발음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치과교정학회는 교정 치료가 적합한 시기를 9∼14세로 명시한다. 이 시기에 유치열과 영구치열의 교환이 이뤄지고 턱과 얼굴이 성장하기 때문이다. 치아 교정은 치아, 턱관절과 치조골, 잇몸, 기도 등의 형태와 기능에도 영향을 준다. 교정은 1∼2년 걸리며 치료 초기엔 장치가 제대로 장착될 때까지 자주 내원해야 한다. 방학이 교정 치료를 시작하기 좋은 때다.


[신장]성장 더디다면 성장판 닫히기 전 조기검진을


아이가 또래 아이에 비해 작거나 성장이 더딜 경우 성장을 결정하는 요인에 유전적 이유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유전적 요인은 23% 정도다. 잘못된 자세나 스트레스, 영양상태, 수면, 운동, 환경 등 비유전적 요인이 77%를 차지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

아이 성장을 위해서는 골 연령 검사와 같은 조기 검진을 받아볼 수 있다. 성장에는 개인차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성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하고 2년 정도가 되면 멈추게 되는데 이는 성장을 활발하게 하는 성장판이 닫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아이가 또래 아이들에 비해서 유난히 작다면 성장판이 닫히기 전 조기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성장장애 증상 완화를 위해서는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을 개선해야 한다. 척추측만증과 같이 구조적인 불균형이 있는 경우에는 체형 불균형을 개선해서 숨은 키를 찾고 균형 있는 성장을 도와야 한다.

―우리 아이 예상 키는?

아이들 키에 대한 유전의 영향은 의견이 분분하지만 결코 무시할 수는 없다. 실제로 아이의 예상 키를 계산할 때도 유전적인 통계로 환산하는 MPH(Mid parental height)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 남아의 경우 아버지와 어머니 키를 더해 평균을 낸 뒤 6.5cm를 더하고 여아는 6.5cm를 빼서 환산하는 방법이 있다. 이 수치는 통계상으로 보는 예측 키이며 ±5cm 정도의 오차가 있다. 따라서 아이의 키를 예측해 볼 때 오차 범위로 넓게 생각해 주는 것이 좋다.

―부모의 키가 작다면 아이는 클 수 없을까?

MPH 계산법에 따르면 엄마의 키가 158cm, 아빠의 키가 173cm라면 남자 아이의 예상 키는 172cm 전후다. 아이가 180cm 이상으로 크는 건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어렵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이 키 성장은 후천적인 영향이나 환경적인 요인들도 무시할 수 없다. 통상 유전적 예측 신장의 ±5cm 범위는 변화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아이들의 식사(영양), 면역력, 수면의 질과 같은 환경적인 부분들을 최적의 상태로 개선해주는 것이 좋다.


―성장호르몬 치료, 도움이 될까?


보통 키가 작으면 성장호르몬 치료를 가장 먼저 고려해보게 된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성장호르몬 결핍 어린이에게 치료 목적으로 성장호르몬 주사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공식 인정했다.

성장호르몬 분비가 제대로 안 되고 있거나 터너 증후군 같은 염색체 이상을 가진 경우 치료를 받으면 키가 정상적으로 크게 된다. 성장호르몬이 정상이라도 유전성 성장 장애나 체질성 성장지연이 있다면 성장호르몬 치료를 통해 키를 좀더 키울 수 있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성장판이 닫히기 전까지 치료할 수 있어 보통 여자는 14세, 남자는 16세 이전에 치료가 시행된다. 그 이후엔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아도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성장호르몬 주사는 반응이 나타난 후 최소 6개월 이상은 맞아야 하며 2∼3년 정도 치료받는 것이 보통이다. 주사는 매일 집에서 맞을 수 있도록 주사약과 주사기가 특수 포장돼 있어 안전하고 편리하며 통증도 거의 없는 편이다.

―여름방학 성장관리 어떻게 해야 할까?

성장기 아이들은 식사가 매우 중요하다. 밥을 잘 먹지 않고 마른 아이들은 충분한 영양 보충을 해줘야 하는데 보통은 편식을 많이 한다. 아이가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에서 아침이나 점심, 혹은 저녁까지 해결하면 골고루 먹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것만 먹거나 간식으로 때우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여름방학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함소아한의원 하남점 이종일 원장은 “짧은 기간이지만 바뀐 환경을 이용해 밥 먹는 습관, 양을 조정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반대로 너무 살이 찌는 경우도 키 성장에는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식사는 한식 위주의 식단으로


인스턴트식품이나 맵고 짠 자극적 음식 그리고 찬 음식들은 아이의 성장에 방해가 되므로 영양소가 골고루 구성된 한식을 자주 섭취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단백질, 야채를 포함한 반찬들로 구성된 한식이 좋고 찬 음식을 먹기 쉬운 여름철은 겉이 뜨거운 데 비해 안이 냉할 수 있으므로 삼계탕, 카레 같은 따뜻한 음식을 챙겨주는 것이 좋다.

잠은 하루 8시간 이상 잘 수 있도록


여름철 해가 길어지면서 수면의 양이 줄어드는 아이가 많다. 특히 열대야 등으로 숙면이 힘든 경우가 많은데 수면 초반에는 에어컨 등으로 잠자리를 서늘하게 유지해 잠들기 쉽게 해준다. 하루 8시간 정도 양질의 숙면은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해 아이의 성장에 도움을 준다.

꾸준한 운동 줄넘기, 스트레칭은 필수


성장에 가장 도움 되는 운동은 줄넘기, 농구와 같이 성장판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뜀뛰기 운동이다. 특히 줄넘기는 장소에 크게 구애 받지 않고 할 수 있는 운동으로 하루에 500번 이상 시켜주면 좋다. 아직 어려서 줄넘기를 못 하면 제자리 뛰기도 괜찮다. 그 밖에도 수영 등 근육 긴장을 풀어주고 몸을 늘려주는 운동이 도움이 되며 운동이 힘들 때는 쭉쭉이 같은 가벼운 스트레칭을 반복해주는 것도 좋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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