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킹달러’ 시대… 달러 ETF-RP에 투자자들 몰려
박상준 기자
입력 2022-08-09 03:00 수정 2022-08-09 03:00
달러ETF 두자릿수 수익률
하루평균 거래대금도 급증
소액 투자 달러RP도 인기
전문가“약세 전환 대비 투자를”
올해 1월 경기도에 사는 A 씨(41)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하며 달러 강세가 시작될 수 있다는 시장 전망이 나오자 미국 뉴욕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는 자녀가 생각났다. 연초 저렴한 달러에 투자한 뒤 달러 가치가 오르면 유학 비용을 댈 수 있다고 생각한 A 씨는 2000만 원을 환전해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입했다. 이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실제 잇달아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자 A 씨는 20% 가까운 수익을 냈다.
최근 환율 급등으로 수익이 줄어 고민하던 식품 수입업체 대표 A 씨(51)는 올 초 달러 상장지수펀드(ETF)에 2억 원을 투자했다. 식품 수입업을 하며 발생하는 환 손실을 만회하려고 시작했는데 벌써 10%의 수익을 내고 있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며 시장에서 이른바 ‘킹달러’(달러화 초강세) 시대라는 말이 나오자 투자자들이 달러 ETF나 달러 RP 등에 몰려들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달 5일까지 달러 선물지수를 두 배로 추종하는 KOSEF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와 KODEX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각각 18.03%, 18.0%의 수익률을 보였다. KOSEF미국달러선물과 KODEX미국달러선물도 각각 9.12%, 9.10%의 수익률을 냈다. 달러 ETF는 달러 가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구성된 펀드를 말한다.
달러 ETF의 거래대금도 크게 늘었다. KOSEF미국달러선물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이전인 올해 5월만 해도 8975만 원이었지만 6월 1억39만 원, 지난달 1억1882만 원으로 계속 늘었다.
소액 투자자들에게는 달러 RP도 인기를 끌고 있다. 달러 RP는 고객이 증권사에 맡긴 돈으로 미국 국채 등을 산 뒤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하루 평균 달러 RP 거래 잔액은 2020년만 해도 27억9387만 달러였지만 올 상반기에는 86억638만 달러, 지난달엔 93억1893만 달러로 껑충 뛰었다. 거주자 외화예금의 경우 환율이 안정적이었던 지난해 하반기에는 잔액이 계속 늘다가 최근 환율이 오르면서 달러화를 인출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다만 이런 달러화 관련 금융상품들이 앞으로도 유망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금융시장에서 달러 강세가 한동안 더 이어진다면 투자자들이 지금처럼 계속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달러화가 주춤한다면 반대 결과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미국은 최근 고용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왔고 인플레이션도 지속되고 있어 금리 인상을 멈출 이유는 없어 보인다”며 “달러 강세는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찍고 내려온다면 연준의 금리 인상 행진에 제동이 걸리며 달러화가 다시 약세로 반전될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과도한 환차익을 노린 투자보다는 ‘위험 분산’ 차원에서 달러화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하루평균 거래대금도 급증
소액 투자 달러RP도 인기
전문가“약세 전환 대비 투자를”
올해 1월 경기도에 사는 A 씨(41)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하며 달러 강세가 시작될 수 있다는 시장 전망이 나오자 미국 뉴욕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는 자녀가 생각났다. 연초 저렴한 달러에 투자한 뒤 달러 가치가 오르면 유학 비용을 댈 수 있다고 생각한 A 씨는 2000만 원을 환전해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입했다. 이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실제 잇달아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자 A 씨는 20% 가까운 수익을 냈다.
최근 환율 급등으로 수익이 줄어 고민하던 식품 수입업체 대표 A 씨(51)는 올 초 달러 상장지수펀드(ETF)에 2억 원을 투자했다. 식품 수입업을 하며 발생하는 환 손실을 만회하려고 시작했는데 벌써 10%의 수익을 내고 있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며 시장에서 이른바 ‘킹달러’(달러화 초강세) 시대라는 말이 나오자 투자자들이 달러 ETF나 달러 RP 등에 몰려들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달 5일까지 달러 선물지수를 두 배로 추종하는 KOSEF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와 KODEX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각각 18.03%, 18.0%의 수익률을 보였다. KOSEF미국달러선물과 KODEX미국달러선물도 각각 9.12%, 9.10%의 수익률을 냈다. 달러 ETF는 달러 가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구성된 펀드를 말한다.
달러 ETF의 거래대금도 크게 늘었다. KOSEF미국달러선물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이전인 올해 5월만 해도 8975만 원이었지만 6월 1억39만 원, 지난달 1억1882만 원으로 계속 늘었다.
소액 투자자들에게는 달러 RP도 인기를 끌고 있다. 달러 RP는 고객이 증권사에 맡긴 돈으로 미국 국채 등을 산 뒤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하루 평균 달러 RP 거래 잔액은 2020년만 해도 27억9387만 달러였지만 올 상반기에는 86억638만 달러, 지난달엔 93억1893만 달러로 껑충 뛰었다. 거주자 외화예금의 경우 환율이 안정적이었던 지난해 하반기에는 잔액이 계속 늘다가 최근 환율이 오르면서 달러화를 인출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다만 이런 달러화 관련 금융상품들이 앞으로도 유망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금융시장에서 달러 강세가 한동안 더 이어진다면 투자자들이 지금처럼 계속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달러화가 주춤한다면 반대 결과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미국은 최근 고용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왔고 인플레이션도 지속되고 있어 금리 인상을 멈출 이유는 없어 보인다”며 “달러 강세는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찍고 내려온다면 연준의 금리 인상 행진에 제동이 걸리며 달러화가 다시 약세로 반전될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과도한 환차익을 노린 투자보다는 ‘위험 분산’ 차원에서 달러화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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