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7번째 달 탐사국’ 궤도 올랐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2-08-06 03:00:00 수정 2022-08-06 03:00: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다누리, 우주로]한국 첫 달 궤도선 ‘다누리’ 발사
지상 교신후 1차 목표궤적 진입
2367억 투입… 연말 궤도안착 계획
尹 “우주경제 시대 앞당길 선발대”


이름처럼… 달을 남김없이 누리길 5일 오전 8시 8분(현지 시간 4일 오후 7시 8분) 미국 플로리다주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우주발사체 ‘팰컨9’에 실린 한국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가 발사되고 있다. 발사 40분이 지난 시점에 발사체로부터 분리된 다누리(왼쪽 작은 사진)는 예정됐던 궤적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스페이스X 제공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KPLO·사진)’가 다섯 달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다누리가 올해 말 예정대로 달 궤도에 안착하면 한국은 세계 7번째 달 탐사국이 된다.

다누리는 5일 오전 8시 8분 48초(현지 시간 4일 오후 7시 8분 48초)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의 우주군 기지 40번 발사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에 실려 발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다누리가 발사된 지 1시간 30여 분이 지난 오전 9시 40분경 지상국과의 첫 교신이 확인됐고, 1차로 목표했던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의 궤적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다누리는 2016년 1월 개발에 착수돼 7년간 약 2367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공식 명칭은 ‘달을 남김없이 누리고 오라’는 의미로 올해 대국민 명칭 공모전을 통해 정해졌다.


순조롭게 출발한 다누리는 달 목표궤도 안착을 위한 149일간의 여정에 나선다. BLT는 지구와 달, 태양의 중력을 이용해 달 궤도에 진입시키는 방식이다. 궤적 수정 작업도 최대 9번 이뤄질 예정이다. 12월 중순 달 궤도에 도착한 후에도 5차례의 추가 기동을 통해 최종 목적지인 달 상공 100km 원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12월 31일 목표 궤도에 안착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본격 탐사에 나선다. 다누리는 달 궤도를 1년간 매일 12바퀴씩 돌며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후 연료가 남으면 임무가 연장될 수 있다.

다누리 발사는 한국 우주 탐사의 서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러시아, 미국, 일본, 유럽, 중국, 인도에 이은 7번째 달 탐사국 반열에 오른다. 6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발사 성공에 이어 신흥 우주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다누리호는 신(新)자원 강국, 우주경제 시대를 앞당길 대한민국 선발대”라는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다누리 교신 확인, 가슴 졸인 92분…달 넘어 우주탐사 첫걸음



연비 감안 ‘달 직항’ 대신 우회 선택… 과기부 “1차 목표궤도 성공적 진입”
태양전지판 정상 작동, 통신도 원활… 방향 수정 9회-추가 기동 5회 거쳐
올해말 달 상공 100km 안착 목표… “누리호와 함께 우주영토 개척 발판”



5일 오전 다누리가 발사체와 성공적으로 분리되자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제실에서 연구진이 환호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5일 오전 9시 10분경부터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제센터에서는 적막이 흘렀다.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KPLO)’가 우주로 떠난 지 1시간이 막 지났을 무렵이었다. 예정대로라면 다누리는 호주 캔버라의 미국항공우주국(NASA) 지상국과 첫 교신에 벌써 성공했어야 했다. 초조한 1분, 1초가 흘렀다.

그렇게 30분가량이 지난 9시 40분경, NASA로부터 다누리와 지상국 간의 교신이 이뤄졌다는 정보가 도착했다. 92분 만의 첫 교신 확인이었다. 문상만 항우연 달탐사사업단 책임연구원은 “첫 교신이 가장 중요하다. 한참 소식이 없어 정말 긴장됐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항우연은 곧바로 발사기관인 스페이스X로부터 다누리 궤도 정보 데이터를 넘겨받아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오후 2시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다누리가 성공적으로 1차 목표 궤도인 ‘전이 궤적’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다누리는 태양전지판이 정상적으로 전개돼 전력 생산을 시작했고 탑재 컴퓨터를 포함한 장치들 간 통신도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며 “각 장치 온도도 표준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누리는 본격적인 달 탐사를 시작하기 전 5개월에 가까운 긴 여정 동안 많은 고비를 넘어야 한다. 특히 지구, 달, 태양의 중력을 이용해 달 궤도에 진입시키는 ‘탄도형 달 전이 방식(BLT)’을 쓴다. BLT는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인 38만4000km의 약 4배에 달하는 최대 156만 km 지점까지 비행했다 돌아오는 궤적이다. 총 이동 거리가 600만 km에 이른다. 대신 중력을 활용하기에 지구∼달 직항 때보다 연료가 25% 적게 든다. ‘시간’ 대신 ‘연비’를, ‘최단 경로’보다는 ‘최적 경로’를 택한 셈이다.

당초에는 ‘위상궤도 전이 방식(루프 트랜스퍼)’이 검토됐다. 지구를 중심으로 긴 타원형 궤도를 몇 차례 돌면서 서서히 달 궤도에 진입시키는 방식이다. 예상 기간은 약 30일이었지만 문제는 연료였다. 탑재체 개발 과정에서 다누리 무게가 늘어나 연료 소모량이 적은 BLT로 선회해야 했다.




다누리는 정해진 길을 벗어나지 않도록 최대 9번의 방향 수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달 근처에 무사히 도착하더라도 목표 궤도인 달 상공 100km에 안착하려면 5차례의 추가 기동이 필요하다.

최종 성공 여부를 떠나 다누리의 달 궤적 진입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과 함께 한국이 우주 영토를 개척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구 중력을 벗어나 달로 향하는 다누리는 대한민국 우주 탐사 역사의 첫걸음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지구를 넘어 위대한 도약을 하고 있다”고 했다. 김종암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한국이 다른 행성으로 탐사활동을 하는 첫 이정표”라고 말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관련기사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