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신호탄?…실업수당 청구 늘어난 美, 韓도 고용 악화 우려

뉴스1

입력 2022-08-05 15:13 수정 2022-08-3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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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박람회장으로 향하는 구직자들의 발길. ⓒ News1 DB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증가세로 전환하는 등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고용시장 회복세를 이유로 애써 현 상황을 ‘경기침체’가 아닌 ‘성장둔화’로 평가했지만, 실업수당 청구가 늘어나는 것은 고용시장 악화를 방증하는 것이어서 경기상황을 낙관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우리나라의 고용상황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올 상반기 국내 취업자 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웃돌고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불확실성과 경기둔화 가능성에 중장기적으로는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美,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26만건…전주比 6000건↑



미 노동부는 지난주(7월24∼30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직전주(25만4000건)보다 6000건 늘어난 26만건으로 집계됐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직전주 수치는 당초 25만6000건에서 2000건 하향 조정됐다.

이는 2주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였던 7월 둘째 주 수준(26만1000건)에 거의 근접한 수치다. 코로나19 사태 직전 해였던 지난 2019년 평균치 21만8000건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이기도 하다.

변동성을 완화하는 4주 평균 신규 실업수당 청구도 25만4750건으로, 직전주보다 6000건 늘었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도 4만8000건 증가한 141만6000건으로 집계됐다.

미 언론들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미국의 노동시장이 냉각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미국 내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0여년 만의 최악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급격한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노동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미 노동부가 지난 2일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6월 미 기업들의 구인건수는 전월보다 60만5000건(5.4%)이 감소한 1070만건으로 집계돼 고용둔화 조짐을 시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 기업들은 6월에 37만2000개의 일자리를 늘려 여전히 탄탄한 일자리 증가세를 보였지만, 올해 평균을 하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7월 전문가 전망치는 25만8000개로, 일자리 증가폭이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노동부는 5일 7월 고용상황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26만 건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문가들이 통상 노동시장의 둔화 신호로 여기는 범위(27만∼30만 건)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韓, 상반기 취업자 수 팬데믹 이전 수준 상회…“중장기 지속은 어려워”



우리나라의 올 상반기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2015~2019년) 추세를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BOK 이슈노트-최근 취업자수 증가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보면 최근 들어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위기로부터의 회복·개선세를 넘어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 상반기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94만1000명 증가하며 과거 장기추세를 상회했다. 올 2분기 취업자 수만 놓고 봐도 1년 전에 비해 88만명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 취업자 수가 61만8000명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저효과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정도로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는 것이다.

15세 이상 인구 중 일할 의사와 능력을 가진 경제활동인구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보고서는 경제활동인구가 2021년 12월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올해 6월에는 2020년 1월 대비 1.5% 증가했다고 전했다.

특히 청년층과 고령층에서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올 상반기 동안 월평균 청년층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0만8000명 늘었다. 여성의 노동공급 확대의 영향으로 청년층에서 여성이 취업자 수 증가에 미친 영향은 실업률 하락의 영향보다 약 4배 큰 것으로 분석됐다.

고령층의 경우 올 상반기 월평균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44만3000명 증가했다. 이는 전 연령 취업자 수 증가분인 94만1000명의 47.1%다.

이 같은 고용시장 호조세에 구직급여(실업급여) 신청건수도 감소 추세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2년 6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구직급여 신규신청자 수는 8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5%(6000명) 감소했다.

올 들어 이런 감소세는 두드러지는데 전년 동월 대비 지난 2월에는 1만5000명, 3월 1만6000명, 4월 1만명, 5월 2000명이 각각 줄었다.

다만 이 같은 국내 고용상황이 지속하기 어렵다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 속 경기둔화에 따른 리스크를 비껴갈 수 없다는 관측이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는 취업자수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취업자수 증가세는 생산 대비 다소 가파른 데다, 일시적 대면 소비 증가에 따른 음(-)의 기저효과,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경기둔화 가능성 등으로 중장기적으로는 현재의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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