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000km ‘꿈의 열차’ 시험단지, 새만금에 들어선다

황재성 기자

입력 2022-08-05 12:36 수정 2022-08-0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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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보다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어 미래형 교통수단으로 불리는 ‘하이퍼튜브’ 기술개발을 위한 시험부지 우선협상대상자로 전라북도가 선정되면서, 결정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총사업비만 9000여억 원에 10조 원 가까운 경제효과를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인데다 충청남도와 경상남도가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 전북도는 시험부지를 새만금에 조성할 계획이어서 새만금 일대가 신공항과 신항만, 철도, 자율주행교통시스템 인프라까지 고루 갖춘 ‘미래 교통망의 핵심 거점’으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돼 주목받고 있다.
● 시험부지 선정, 민원 발생 가능성이 갈랐다
국토교통부는 4일(어제) ‘초고속 이동수단 하이퍼튜브(’한국형 하이퍼루프‘) 기술개발’ 시험부지 공모 결과, 전북도를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날 오후 7시50분 이례적으로 추가자료를 통해 평가결과와 관련한 세부내용 일부도 공개했다.

추가자료에는 평가위원 9명의 실명과 최종후보지였던 경북 전북 충남 3곳에 대한 평가위원별 평가점수가 공개됐다. 또 전북이 총점 683.15점으로 경남(662.45점)과 충남(655.45점)을 앞지른 사실도 보여줬다. 다만 일부 위원들은 충남과 경남에 전북보다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음을 시사한다.

국토부는 이같은 평가결과에 대해 “전북에서 제시한 부지는 100% 국유농경지인 새만금 지역에 위치한다”며 “용지확보가 용이하고, 민원발생 가능성이 낮으며, 새만금 특별법에 따라 법적·행정적 절차가 간소해 종합시험센터 구축이 원활하게 추진될 것으로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용지 확보나 법적·행정적 절차에서 큰 차이가 발생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민원 발생 가능성이 평가 결과를 가른 셈이다.
● 2032년까지 9042억 투자, 20년간 10조 경제효과 기대
전북도는 사업자 선정결과 발표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 추진될 사업일정과 기대효과 등을 공개했다.

전북도에 따르면 하이퍼튜브 종합시험센터 구축사업(이하 ‘구축사업’)으로 이름 붙여진 이번 사업을 위해 정부는 2024년부터 2032년까지 모두 9046억 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초고속 추진동력과 열차부상시스템, 아진공(진공에 가까운 상태)차량 및 무선시스템, 아진공 튜브 인프라 건설, 하이퍼튜브 시스템 통합·운영 기술 등이 개발될 예정이다. 또 시속 800km 수준까지 시험주행도 진행된다.

사업은 3개 부문을 나뉘어 추진된다. 1단계는 기업 0.001수준의 아진공상태의 튜브와 시험선로를 구축하는 인프라 건설이다. 2단계는 전자기의 힘으로 차량을 띄우고, 이동시키는 부상궤도 연구가 진행된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아진공상태에서 사람이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차량 제작이다.

시기별로는 ▲2027년까지 연구개발 및 설계를 완료하고 ▲2028~2030년까지 시험선로 및 종합시험센터 인프라를 건설한 뒤 ▲2031년부터 시험운행을 시작하는 일정이다.

사업이 완료된 이후에도 종합시험센터는 하이퍼튜브 차량, 용품, 안전장비 등과 관련한 기술 시험과 검증, 인증 등과 같은 업무를 수행한다.

전북도는 이런 과정에서 첨단융복합소재, 전기자동차, 에너지 등 관련 기업들을 유치함으로써 향후 20년간 모두 9조8000억 원이 넘는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새만금, 미래 교통망의 핵심으로 변신
한편 이번 결정으로 새만금은 미래형 교통수단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하이퍼튜브부터 신공항(‘새만금국제공항’)-신항만-철도-자율주행차 등이 모두 들어서게 된다. 상상으로 펼쳐왔던 미래 교통시스템이 모두 실현되는 ‘미래 교통망의 핵심거점’이 된다는 뜻이다.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총면적 409㎢에 달하는 새만금은 산업·연구용지(1권역) 복합개발용지(2권역) 관광·레저용지(3권역) 배후도시용지(4권역) 농생명권역, 기타권역 등 6개 권역으로 나뉜다.

하이퍼튜브 종합시험센터는 농생명권역에 위치한 농생명용지 1~3공구에 자리할 예정이다. 정부가 올해 6월 기본계획을 확정한 신공항과 근접한 곳이다.

1권역에 들어설 신공항은 2029년 개항을 목표로 2024년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다. 총사업비 8077억을 투입해 활주로(길이 2500m)와 항공기 5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계류장, 여객터미널(면적·1만5000㎡) 화물터미널(750㎡) 등이 조성된다.

2권역에 위치할 신항만은 2040년까지 총 3조1752억 원을 투입해 새만금산업단지에서 생산되는 물동량을 처리하고, 해양관광 및 레저기능도 맡게 될 미래지향적인 복합종합항만시설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핵심사업 가운데 하나인 접안시설 축조공사를 발주했다. 2025년까지 5만t급 선박이 머물 수 있는 부두와 관련시설 등을 짓는 공사이다.

자율주행차 테스트베드 조성사업은 2019년에 이미 1단계 사업이 완료돼 시속 60km 이하로 달리는 주행시험장이 가동 중이며, 2단계로 올해 말까지 새만금 방조제 하부도로에 시속 80km 이상 고속주행이 가능한 자율차 전용도로가 완공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새만금 산업단지 내 일반도로를 운행하는 상용서비스 시험도 준비 중이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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