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1기 신도시도 하락대열 합류…분당·일산 억대 하락

뉴시스

입력 2022-08-03 18:11 수정 2022-08-0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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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에 상승세를 유지하던 1기 신도시 집값도 결국 부동산 침체를 버티지 못하고 하락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1기 신도시 집값을 견인하던 분당·일산에서는 억대 하락 단지도 나오고 있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넷째 주(25일) 기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값은 0.02% 하락했다. 이는 지난 3월 셋째주 이후 18주 만의 하락세 전환이다.

또 고양시 일산동구 아파트값 역시 18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 0.01%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5월 집값 상승률이 0.11%까지 치솟던 일산서구는 1기 신도시 중 유일하게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상승폭은 0.02%로 크게 꺾였다.

실제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분당구 정자동 ‘상록우성아파트’ 전용면적 69㎡는 지난달 1일 13억5000만원(5층)에 거래됐다. 또 지난달 12일에는 이보다 1억6500만원 낮은 11억8500만원(12층)에 직거래가 나오기도 했다.

이는 해당 단지가 지난해 10월 기록했던 15억4500만원(6층)의 최고가에 비하면 최소 2억원에서 3억6000만원까지 떨어진 가격이다.

또 일산동구 식사동 ‘위시티 4단지 자이’ 전용 162㎡는 지난달 2일 10억7000만원(6층)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지난해 10월 13억6500만원(25층)의 신고가를 썼는데, 이보다 2억9500만원이나 낮은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일산서구 역시 하락 거래된 단지들이 나오고 있었다. 주엽동 ‘강선7단지 삼환·유원’ 전용 71㎡는 지난 6월 5억8000만원(13층)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는 앞서 기록했던 지난해 8월의 최고가 6억8800만원(11층)보다 1억 가까이 내린 가격이다.

일산동구 소재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1기 신도시 지역들도 요즘 너무 조용하다. 실거래 매물이 거의 안 뜨고 있지 않나. 집값을 10% 이상 내린 급매물들도 나오고 있는데 거래가 안 된다”며 “꼭 매도해야 하는 사람들은 애가 타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기 신도시 특별법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공약에 포함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에 재건축 연한 30년을 앞둔 분당·일산 내 노후단지들은 호가가 크게 뛰는 등 기대감이 높아진 바 있다.

그러나 대선 이후 용적률 상향 등을 두고 형평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법 제정 추진 속도가 생각보다 지지부진해지자 기대감도 다시 가라앉고 하락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국토부는 최근 ‘1기 신도시 재정비 민간합동 전담조직(TF)’를 마련하고 마스터플랜 수립에 들어갔다. 내주 발표 예정인 ‘250만+α’ 주택공급 대책에 1기 신도시에 추가공급하기로 한 10만 가구도 포함되면서 당장 내주 이에 대한 큰 틀의 계획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지난 1일 국회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용적률 500%를 획일적으로 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역세권, 도심융합, 고밀개발 등 지역 특성이나 도시기능을 고려하다보면 (추가 공급량이) 10만 가구가 될 수도 있고 못 될 수도 있다. 꼭 맞춘다기보다는 종합적 마스터플랜을 잡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1기 신도시 특별법 자체가 불공평하다’거나 ‘대책을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과 방향이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1기 신도시 특별법이 반드시 1기 신도시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부분부분 상충되는 점은 해소해나갈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아직 베일에 가려진 1기 신도시 재정비 방식과 관련해 손은영 국토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기존에 운용 중인 재건축과 리모델링 외 새로운 정비 방식에 대한 도입과 지역별 특성에 맞춘 방식으로 선택지를 다양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동별 전면 개조·개별 전면 또는 부분 수선과 같은 새로운 유형의 방식을 택할 수 있도록 재정비 방식을 다각화하고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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