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은행, 주택대출 465조원 손실 직면”… 부동산 위기론 확산

이은택 기자

입력 2022-08-02 03:00:00 수정 2022-08-02 03: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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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파산 → 공사중단 → 대출상환 거부… S&P “中주택대출 6.4% 연체 위기”
은행 주택대출 최근 수년간 급증… 봉쇄정책 등 영향 가계소득은 하락
“中금융 흔들리면 글로벌 위기 우려”
中장기침체 가능성엔 의견 갈려




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잇단 파산으로 아파트 공사가 줄줄이 중단되고 분양받은 사람들이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 상환을 거부하면서 은행권으로 위기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은행들은 3560억 달러(약 465조 원) 규모의 손실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모기지론 압박이 은행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부동산 위기의 여파가 세계 경제로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CNN은 “중국 최고 지도부 회의에서 ‘경제 성장 목표’에 대한 언급은 아예 자취를 감췄다”며 중국 내부의 위기감을 전했다.
○ 주택대출 465조 원 채무불이행 위험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레이팅스는 현재 중국의 총 주택대출 중 6.4%인 3560억 달러가 채무불이행 위험에 직면했다고 추산했다. 독일 도이체방크는 위험 규모를 총 주택대출 중 최소 7%로 올려 잡으면서 “이마저도 보수적으로 추산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중국 은행들이 “상환 거부 사태로 영향을 받는 대출금은 21억 위안(약 4048억 원) 수준”이라고 밝힌 것과는 차이가 크다.

중국은 최근 주택 판매 부진, 집값 하락, 대출 상환 거부 등 부동산 위기에 직면했다. 중국 주요 70개 도시 중 주택가격 약세 현상이 나타난 곳은 1월에 20곳이었으나 6월에 48곳으로 늘었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극단적인 봉쇄 정책을 단행해 경기가 위축된 데다 에너지 대란,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며 가계 소득이 하락한 게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수년 사이 중국 은행들의 주택대출 규모는 급증했다. 중국 런민(人民)은행에 따르면 3월 말 기준으로 잔여 주택대출 규모는 39조 위안(약 7533조 원)이다. 주택을 공급하는 건설사 등 사업자들이 갚아야 할 대출도 13조 위안(약 2511조 원) 규모다. 중국 금융당국은 은행 대출 가운데 주택대출의 비중이 32.5%를 넘길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지만 주요 은행인 중국우정저축은행과 중국건설은행은 지난해 말 34%를 기록해 상한선을 넘겼다. 홍콩대 경영대학원 금융학과 천즈우 교수는 “부동산 사업이 지연될수록 사업자는 손실을 보는데 은행이 그 사이에 끼여 있다”고 설명했다.
○ 부동산이 中 GDP 25%, 글로벌 위기 우려

중국 부동산 문제가 글로벌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25일 AFP통신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에서 부동산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한다. 중국 금융 시스템으로 위기가 번지면 그 충격은 국경을 넘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지도부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CNN은 지난달 2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GDP 성장 목표치에 대한 언급이 일절 나오지 않았다며 “중국 정부가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여긴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가 장기 침체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맥쿼리그룹의 래리 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추격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중국은 향후 5∼10년간 여전히 4, 5%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미국 CNBC에 말했다. 반면 마이클 페티스 중국 베이징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중국은 일본이 겪었던 것보다 더 심각한 양극화를 경험하고 있어 소비 진작을 통한 성장을 어렵게 만든다”며 “매우 장기적인 일본식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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