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승 “악역 전문요? 착한 역할 훨씬 좋아해요”

이지훈 기자

입력 2022-08-01 03:00 수정 2022-08-01 03:56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연극 ‘빈센트 리버’ 배우 이주승
살인사건 목격자 역할로 열연
드라마 ‘보이스’ 등서 악역 돋보여


연극 ‘빈센트 리버’에서 데이비 역을 맡은 이주승. 그는 “연극은 무대에서 약점이 그대로 드러나 배우 스스로 고쳐야 할 점을 깨닫게 된다”고 했다. 달컴퍼니 제공

드라마 ‘보이스’(2017년), ‘닥터 프리즈너’(2019년), ‘해피니스’(2021년)….

배우 이주승(33)의 얼굴을 알린 작품들엔 공통점이 있다. 살인사건을 다룬 스릴러에 이주승이 사이코패스 살인마로 나온다는 것. 소름 끼치는 연기를 선보여 ‘악역 전문 배우’란 타이틀을 얻었지만 최근 서울 종로구 카페에서 만난 그는 “착한 역할을 훨씬 좋아한다”며 손사래를 쳤다.

“사이코패스의 내면을 따라가다 보면 가끔은 끝도 없이 내려가서 엄청 힘들어요. 악역으로 기억해 주시지만 착한 역할도 많이 했습니다. 하하.”

이번엔 살인사건의 목격자다. 현재 공연 중인 연극 ‘빈센트 리버’에서 그는 동성애 혐오 살인사건의 유일한 목격자 데이비 역을 맡았다. 배우 김현진 강승호와 번갈아가며 데이비를 연기한다. 피해자 빈센트의 어머니 아니타(남기애 정재은 우미화)와 대화하며 ‘그날’의 진실을 좇는다. 영국 출신 작가 필립 라이들리가 쓴 희곡은 2000년 영국 런던 햄프스테드 극장에서 초연됐다. 국내에선 연극 ‘와이프’ ‘그을린 사랑’ 등으로 많은 상을 받은 연출가 신유청이 지난해 초연부터 함께하고 있다.

등장인물은 단 2명. 살인 사건 피해자의 유족과 사건의 목격자다. ‘쏟아지는 그날의 진실’이란 포스터 속 문구와 시놉시스만 보면 얼핏 추리극 같다.

“연극을 보다 보면 누가 범인인지는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살인사건을 다루지만 관객들은 결국 사랑을 떠올리게 될 거예요. 빈센트의 죽음을 겪은 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용서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요.”

고교 3학년 때 독립 장편영화 ‘청계천의 개’(2008년)의 조연으로 데뷔한 그는 독립·상업영화 20여 편에 출연했다. 감독으로도 데뷔했다. 그가 연출·각본·주연을 맡은 영화 ‘돛대’는 지난해 부산국제단편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했다.

“뻔하지 않은! 보고난 후에 옆 사람과 대화하고 싶은! 두고두고 곱씹을 수 있는! 그런 작품이라면 연극과 영화, 가리지 않고 계속 연기하고 싶습니다.”

10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드림아트센터 4관, 전석 5만5000원.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