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또 사임 가능성 언급…당장은 아냐

뉴시스

입력 2022-07-31 07:05 수정 2022-07-31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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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원주민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역사적인 사과’를 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30일(현지시간) 귀국 중 또 다시 사임 가능성을 열어 놓는 발언을 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을 이날 일주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캐나다 북부 누나부트에서 귀국길에 오른 뒤 기자들에게 당장 사임할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문은 열려 있다”면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교황은 비행기 안에서 45분 간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휠체어에 앉아 “그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재앙도 아니다”며 “교황은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길었던 캐나다 여행은 속도를 늦추고 언젠가 은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일종의 시험”과 같았다고 했다. 교황은 “내 나이와 이런 한계로 교회를 섬길 수 있도록 (내 에너지를) 아껴야 한다거나 반대로 물러날 가능성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오는 9월 중순 카자흐스탄으로 가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의 러시아정교회 키릴 대주교를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도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무릎 통증 문제로 취소된 남수단 방문 일정을 재조정하고, 콩고공화국 방문은 우기 때문에 내년으로 연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육체적, 정신적 건강 저하로 2013년 사임한 전임자 베네딕토 16세를 뒤따를 수 있다고 시사해 왔다. 지난 12일엔 멕시코 방송 인터뷰에서 사임하게 된다면 바티칸이나 고향 아르헨티나가 아닌 로마에 남아 주교로 섬기는 삶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로 85세로, 여행 중 휠체어와 보행기, 지팡이를 사용했다.

올해 초 오른쪽 무릎 인대에 불편을 겪었고 레이저 치료 등으로 이달 첫째주로 예정했던 아프리카 방문 일정을 취소해야 했다. 캐나다 방문 중에서 의자에서 오르내릴 때 통증에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이 보였다. 2021년 7월엔 대장 33㎝를 제거하기 위해 6시간 마취 수술을 받았다.

이번 캐나다 방문은 “참회의 순례”(penitential pilgrimage)였다. 재임 이래 37번째 해외 방문이기도 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캐나다 방문 중 3개 도시 원주민 공동체를 찾아, 과거 가톨릭교회가 저지른 악행을 사과했다. 50여 년 만으로, ‘역사적 사과’로 평가 받는다. 캐나다에선 지난해 5월 이래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 3곳에서 아동 유해 1200구 이상이 발견돼 충격을 줬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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