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운동’ 어려운데…주말 등산만으로 건강 지킬수 있을까[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양종구 기자

입력 2022-07-30 14:00:00 수정 2022-07-30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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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두 번 강도 높게 운동하는 것도 거의 매일 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왜 국내에서 주말에만 등산하는 사람도 건강을 잘 유지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다. 동아일보 DB.
일주일에 한두 번 강도 높게 운동하는 것도 거의 매일 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왜 국내에서 주말에만 등산하는 사람도 건강을 잘 유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다.

하버드 T.H. 챈 보건대학이 7월 초 미국의학회지(JAMA)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주말 전사(Weekend Warrior·격렬한 운동을 주말에 몰아서 하는 사람)’도 국제보건기구(WHO)의 가이드라인을 따른다면 건강을 유지하며 다양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WHO는 주당 75~150분 이상의 격렬한 운동이나 150~300분 이상의 중강도 운동을 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격렬한 운동은 수영이나 달리기, 테니스 단식 경기, 에어로빅댄스, 시속 16km이상 자전거 타기를 말한다. 심박수로 따지면 분당 142박동 이상의 운동이다. 중강도 운동은 시속 4.8km로 걷기나 시속 16km 이하 자전거 타기, 테니스 복식경기 등을 말한다. 심박수론 분당 109박동 이상의 운동이다.

이 연구는 1997년부터 2013년까지 국가건강인터뷰서베이에 참가한 미국인 35만여 명을 10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WHO 가이드라인에 따라 주당 1,2회 운동한 사람도 운동하지 않은 사람보다 다양한 원인에 의한 사망률을 8% 낮았다. 사망률이나 심장질환 등 발생 빈도도 주당 3~5일 운동하는 사람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건강을 지키는데 주당 1,2일 WHO 가이드라인에 따라 하는 게 거의 매일 운동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보인 것이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매일 운동하는 사람들이 근소하게나마 주말 전사들에 비해 더 건강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이런 수치적 차이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어떤 경우든 몸에 좋기 때문이다.

‘스포츠 천국’ 미국 헬스랭킹에 따르면 WHO 기준에 맞게 운동하는 사람은 23%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엔 주말만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직장인들의 경우 매일 운동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주말을 활용에 산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등산은 한번 하면 1,2시간에 끝나지 않는다. 보통 4~6시간 걸린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240분 이상 하는 셈이다.

등산은 자연 속에서 하는 인터벌트레이닝(Interval Training)이다. 인터벌트레이닝은 일정 강도의 운동과 운동 사이에 불완전한 휴식을 주는 훈련 방법이다. 예를 들어 100m를 자기 최고 기록의 50%에서 최대 90%로 달린 뒤 조깅으로 돌아와 다시 100m를 같은 강도로 달리는 것을 반복하는 훈련으로 강도가 높다. 엄격한 의미에서 등산을 인터벌트레이닝과 동급으로 놓을 순 없다. 하지만 산을 오를 때 급경사와 완만한 경사, 평지, 내리막이 반복 된다. 이를 휴식할 때까지 1시간 이상 하니 일종의 인터벌트레이닝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등산은 1, 2시간 안에 끝내기 보다는 5~8시간까지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운동량이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인터벌트레이닝을 하면 에너지소비가 많다. 운동생리학적으로 강도 높은 훈련과 불완전 휴식을 반복하면 그 자체로 엄청난 체력을 소비하게 된다. 어느 순간 숨이 턱 막힐 정도다. 하지만 우리 몸은 어느 시간이 지나면 그런 훈련 상황에 적응하게 돼 에너지 소비량을 높인다. 1시간 동안 10km 달리는 것보다 100m 인터벌트레이닝을 10회 하는 게 에너지 소비엔 효과적일 수 있다.

송홍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52)은 “등산은 8MET 중고강도 수준의 운동이다. 70kg인 사람 10분 등산하면 100kcal를 소비한다. WHO 권장량인 150분을 할 경우 1500kcal을 소비한다”고 했다. 송홍선 실장은 “결국 얼마나 자주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운동량도 중요한 요소다. 운동량=운동시간 × 강도다. 주 1,2회 하더라도 일정 시간 동안 일정한 강도를 해주면 효과가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송 실장은 “매일 주기적으로 하는 운동도 좋지만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다면 쉬는 날 몰아서 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송 실장은 “등산은 하산할 때 무릎만 조심하면 정말 좋은 운동”이라고 했다.

MET(Metabolic Equivalent of Task)는 체중 1kg이 1분 동안 사용하는 산소소비량 mL를 의미한다. 우리 근육 세포는 근수축을 위해 에너지를 소비할 때 산소를 쓴다. 신체가 특정 활동을 할 때 산소를 많이 소비하면 그만큼 에너지를 태우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 몸은 산소 1L를 소비할 때 5kcal의 에너지를 태운다. 보통 6MET 이상 운동을 고강도라고 한다. 오르막을 걸을 때 운동량이다. 8MET는 계단을 오르는 운동이다.

우리나라에서 등산으로 건강을 지키는 사람이 많다. 주말이나 공휴일 주 1~2회 등산을 하면서도 건강한 이유가 이번 연구결과가 설명해주고 있다. ‘100세 시대 건강법’에 소개한 인물 중에서 등산으로 건강을 지키는 사람도 많다.

장종표 대표(오른쪽)가 최근 오른 유럽 알프스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장 대표는 매주 산에 오르며 건강을 지키고 있다. 한번 산행은 최소 3시간에서 5시간. 이렇게 등산을 해도 알프스를 오르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 장종표 대표 제공.
2021년 6월 12일에 소개한 도서출판 청송재 장종표 대표(67)는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유럽 알프스 산행을 다녀왔다. 알프스를 가기 위해 남한산성과 소백산, 태백산 등을 주 1회 정도 올랐다. 한번 산행은 최소 3시간에서 5시간. 이렇게 등산을 해도 알프스를 오르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 기상악화로 모든 봉우리를 오르진 못했지만 체력적으론 큰 문제가 없었다.

장 대표는 4번의 수술로 만신창이기 된 몸을 산을 오르며 건강하게 되돌려 놨다. 군대에서 맹장이 터져 복막염 직전까지 갔고, 이어 목과 신장암, 간암 수술이 이어졌다. 맹장 수술 이후는 회사에 다니거나 사업에 매진하다 몸 관리를 못해서 얻은 병이었다. 1992년 초 급성 간염,그 15년여 지나 신장암, 그 4년 뒤 간암으로까지 이어졌다.

장 대표는 2014년 말부터 한강변 걷기 묵언수행을 시작했다. 묵언수행은 불교에서 하는 것이다. 수술로 몸을 좀 추스른 뒤 건강을 위해 한강변을 걸어 다니고 2013년부터 간간히 산도 올랐다. 2016년 초에는 북한산 둘레길 71.8km 묵언수행에 나섰다. 21개 코스로 나뉜 북한산 둘레길을 주말과 공휴일에 도전해 8회에 걸쳐 마쳤다. 북한산 둘레길은 한강변하고 또 달랐다. 아름다운 기암괴석, 기송괴목을 만났다. 오르막 내리막을 걷다보니 훨씬 힘이 들었지만 산속을 걷다보면 자연의 일부가 된 것처럼 좋았다. 장 대표는 2016년 9월20일 설악산을 오른 것부터 본격적으로 대한민국 백대명산을 오르기 시작했고 2년여 만에 완등했다. 거의 매주 산을 오른 셈이다. 등산은 신체는 물론 정신 건강에 최고였다.

장종표 대표가 소백산 비로봉에 올랐다.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등산을 시작한 장 대표는 알프스에 오르기 위해 매주 1회 씩 산에 올랐다. 장종표 대표 제공.
장종표 대표(가운데)가 지인들과 경남 창녕의 화왕산에 올랐다. 그는 매주 1회 이상 산에 오르며 건강을 다지고 있다. 장종표 대표 제공.
“정상에 오르면 몸은 힘들지만 정신이 해방된 느낌이 듭니다. 성취감, 정복감 등도 있죠. 산은 저를 감싸줍니다. 자연의 품속에 안기는 느낌이랄까. 어머니 품속처럼 정말 편안해요. 제가 밖에 나가면 잠을 잘 못 자는데 전날 20km를 비를 맞고 걸어 힘들지만 다음날 산행을 1~1.5km 하고 땀이 나면 곧바로 몸이 날아갈 듯 가벼워집니다.”

장 대표는 산을 통해 건강을 다시 얻었다고 믿고 있다. 평생 산행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그는 “산을 오른 때 살아 있음을 느낀다”고 했다. 그에게는 산이 곧 건강이자 생명이다.

매일 운동할 수 없다면 주말에라도 등산하는 것은 어떨까?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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