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올라도 노브랜드는 반값… 상반기 5.2% 성장

이지윤 기자 , 윤다빈 기자

입력 2022-07-29 03:00 수정 2022-07-29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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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일반 제품보다 46% 저렴
“대량으로 선제적 매입해 가격 낮춰”
우유-김치 등 판매가 급등 품목도
노브랜드선 가격 유지해 고객 몰려



최근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생활비 부담이 커진 가운데 이마트 자체상품(PB) 브랜드인 ‘노브랜드’가 주목받고 있다. 노브랜드는 가격이 낮으면서도 품질은 유지한 PB 제품들로 매장을 꾸린 ‘하드 디스카운드 스토어(HDS)’의 일종이다. 이마트가 전국 200여 곳에 운영하는 단독 매장이자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PB 제품 브랜드인 노브랜드는 오프라인 유통의 새로운 돌파구로 자리 잡고 있다.
○ 고물가 시대, 낮은 가격으로 승부수
노브랜드의 최대 무기는 ‘가격’이다. 이마트는 생수, 우유 등 생필품 25개 품목을 선정해 올해 상반기(1∼6월) 매출 1위 제품과 노브랜드 PB 구매가격을 비교한 결과 노브랜드가 일반 상품보다 평균 46% 저렴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마트에 따르면 유제품, 냉장·냉동식품, 과자 등 25개 제품을 구매했을 때 일반 상품은 15만3726원, 노브랜드는 8만3540원이 들었다. 노브랜드는 2015년 첫선을 보인 이후 감자칩, 물티슈 등의 가격을 그대로 동결하거나 낮췄다. 노브랜드 생수(2L 6개들이), 우유(1L)의 경우 일반 상품 대비 66%, 43% 저렴했다.

올 들어 제품가가 크게 오른 일반 상품에 비해 가격 변동이 적은 PB 상품 수요는 꾸준히 오름세다. 노브랜드 해바라기유(1L)가 대표적이다. 해바라기유는 지난달 매출이 전년 동월보다 130% 급증했다. 글로벌 식용유 공급난과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CJ제일제당, 사조 등이 가격을 올리며 대체재로 떠오른 것이다. 노브랜드 우유 역시 원유 가격 인상 여파가 미친 일반 상품보다 낮은 가격을 유지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6% 올랐고 포기김치(42%), 설탕(41%), 라면(15%) 등의 판매도 줄줄이 늘었다.

이는 노브랜드가 대량 매입하고 미리 물량을 확보한 영향이 크다. 7년째 가격이 동결된 생수 PB는 음료 바이어가 제조업체와 공장 설립 단계부터 협업해 상품을 개발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노브랜드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2016년 700만 병 생산했던 생수 물량을 7년간 7배 늘렸다”며 “유류비와 원자재비가 크게 올라도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을 지켰다”고 했다. 감자칩 담당 이예림 바이어는 “연 단위로 물량 계획을 수립하고 미리 상품을 확보해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대량 구매, 장기 계약으로 가격 경쟁력
실제 글로벌 경제 위기는 과거에도 HDS의 성장 배경으로 작용한 바 있다. HDS의 원조 격인 독일계 유통업체 알디(ALDI)와 리들(LIDL)은 2011년 유럽 경제위기 이후 급성장했다.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 유럽의 소비자들이 HDS의 저렴한 PB로 눈을 돌린 것. 이들 매장에서 판매되는 농축수산물, 생필품 중 PB 비중은 80∼90%에 이른다. 가격은 일반 상품보다 30∼50% 이상 저렴하다. 대량 구매와 장기 계약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형성하고 물류창고에서 배송된 상자 그대로 매대 위에서 판매해 인건비도 절약했다. 노브랜드 단독 매장도 PB 비중이 80%(신선식품 제외)에 이른다.


물가 부담이 점차 높아지는 만큼 노브랜드 역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노브랜드 매출은 전년보다 9.2% 오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이는 상반기 이마트 할인점 매출 증가율(3.1%)보다 높다. 물가 상승기에 PB 상품 경쟁력이 높은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장보기 씀씀이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일반 상품보다 저렴하면서도 품질은 좋은 PB 상품에 대한 수요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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