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에너지로 재탄생하는 폐자원… 순환경제 모델 구현 박차

안소희 기자

입력 2022-07-29 03:00 수정 2022-07-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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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가 인수한 자회사 환경시설관리가 운영 중인 안산 공공하수처리시설.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사명을 변경하며 환경·신재생에너지 기업으로 과감히 변신했다.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을 의미하는 ‘에코(Eco)’에 심는다는 의미의 ‘플랜트(Plant)’를 합성한 용어다. ‘지구를 위한 친환경 아이디어와 혁신 기술을 심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SK에코플랜트는 대량생산-폐기로 이어지는 선형경제에서 벗어나 생산-유통-소비-재활용 전 과정에서 폐기물 제로(Waste Zero)와 탄소 제로(Net Zero)가 현실화된 순환경제 모델인 제로시티(The Zero City)를 구현하겠다는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SK에코플랜트는 폐기물의 에너지화 실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폐기물을 태울 때 발생하는 열을 활용해 스팀을 만들어 인근 공장이나 산업단지에 공급하거나,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소각열에너지를 활용한 자원순환은 화석연료를 통해 발전하거나 스팀을 생산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도 여겨지고 있다.

수처리장 역시 하폐수를 정화한 뒤 남는 찌꺼기(슬러지)에서 바이오가스를 추출해 전력 생산에 활용해왔다. 여기에 더해 SK에코플랜트는 하수 찌꺼기, 음식물쓰레기 등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해 바이오 수소를 생산하는 국책과제를수행한다. 유기성 폐자원은 동식물에서 유래한 유기물의 함량이 높은 폐기물이다. 하수 찌꺼기, 가축 분뇨, 음식물류 폐기물, 산림폐기물, 해조류 등이 대표적이다.

SK에코플랜트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연세대는 한국연구재단에서 공고한 국책과제 ‘미래수소원천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유기성 폐자원에서 직접 바이오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빛이 없는 조건에서 미생물 반응을 통해 유기성 폐기물을 수소로 전환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유기성 폐자원에서 메탄가스를 먼저 뽑아낸 뒤 수소로 전환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 생산단계가 대폭 축소된다. 수소 생산에 필요한 시간을 20배 이상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K에코플랜트 공동연구팀이 개발 중인 기술은 메탄 생산과 바이오가스 고질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또한 1000도 이상의 고온이 요구되는 개질 과정도 생략된다. 고온 환경을 만들기 위한 화석연료 사용 역시 줄일 수 있다. 이 기술의 경쟁력은 수소 생산 수율을 지금보다 높이는데 있다. 현재 연구단계에서 약 63%인 수율을 75%까지 끌어올려 경제성을 확보하고 기술 사업화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연구의 목표다.

소각시설에서 폐기물을 태운 후 남는 소각재를 재활용하는 사업에도 착수했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폐기물을 태우고 바닥에 남는 소각재의 양은 약 215만9000t이다. 그동안 소각재는 오염 성분이나 악취, 이물질 문제 등으로 재활용이 어려웠다. 골재 제작 등에 쓰이는 콘크리트에 소각재를 혼입할 경우 팽창이나 균열이 발생하는 등 강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도 재활용의 걸림돌이었다. 일부가 벽돌이나 보도블록 등으로 재활용되긴 했지만 소각재 재활용 비중은 약 24% 수준에 그쳤다. 재활용되지 못하는 소각재는 모두 매립됐다.

SK에코플랜트는 ㈜씨엠디기술단과 협력해 이 소각재를 보도블록이나 대형 옹벽블록 등으로 재활용하는 사업에 착수한다. 앞서 여러 발열성 화학반응재료를 활용해 혼합과 양생 실험을 지속한 결과 오염물질과 악취를 제거하고 건설재료의 압축강도를 높이는 효과를 확인했다. 실제 SK에코플랜트 산하 소각장에서 나온 소각재를 써 파일럿 테스트(Pilot Test)를 한 결과 골재 품질에 영향을 주지 않고 소각재를 혼입할 수 있는 비중은 기존 20% 수준에서 최대 60%까지 늘었다.

소각 후 남겨진 소각재를 건설재료로 재활용하면 소각재 매립량을 최소화해 매립장 포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대형 옹벽블록, 보도블록 등 생산에 필요한 시멘트나 천연골재를 소각재로 대체하면서 원가경쟁력 확보와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기대된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환경사업은 폐기물 관리, 처분업이 아닌 새로운 순환경제에서의 한 축”이라며 “기술을 기반으로 한 환경사업의 고도화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소희 기자 ash03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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