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 공간의 재발견]밀라노가 ‘픽’한 트렌드는 맥시멀리즘 인테리어

동아일보

입력 2022-07-29 03:00 수정 2022-07-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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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 공간의 재발견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2’

광물 본연의 아름다운 무늬를 잘 살려 고급스러운 현대L&C 칸스톤의 파타고니아 제품.
서주리 현대L&C 디자인기획팀장

세계 최대 규모의 디자인 전시회 ‘밀라노 디자인 위크(Milan Design Week) 2022’가 3년 만에 화려하게 개최됐다. 지난달 9일(현지 시간)부터 지난달 14일까지 열린 이번 행사에는 총 2418개 업체가 참가해 축구장 25개 크기인 약 20만5000m²(약 6만2000평)의 전시장을 채웠다. 행사는 173개국에서 약 26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 버금가는 규모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특히 행사 기간 동안 열린 ‘밀라노 국제 가구 박람회’는 가구, 주방, 욕실 등 리빙·인테리어 디자인 트렌드와 진화하는 최신 기술을 엿볼 수 있는 무대였다. 코로나19로 변화된 생활상을 반영한 공간 활용부터 화려하고 과감한 색채를 강조한 디자인까지 올해 인테리어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었다.


공간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디자인


조립과 변형이 쉬운 모듈형 소파 시스템을 선보인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KRIATALIA’(크리스탈리아) 제품.
최근 단연 주목받는 것은 날로 진화하고 있는 모듈 시스템 가구다. 모듈 시스템 가구는 공간에 따라 자유롭게 조합하거나 다양한 기능으로 변형 가능한 게 특징이다. 집 안에서 사교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확장성을 더한 테이블과 조립과 변형이 자유로운 모듈식 소파가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집의 공간이 업무와 취미, 휴식, 운동까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공간으로 재해석되면서 유연한 공간 활용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아웃도어 가구는 소재와 디자인이 한층 업그레이드되는 추세다. 캠핑·놀이 등 야외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실내 가구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만큼 마감과 디자인이 고급스러워졌다. 기존에는 플라스틱 소재와 내구성이 높은 직물 소재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티타늄 등 고가인 하이테크 소재 등으로 특화한 게 눈에 띄었다.

이탈리아 프리미엄 주방가구 ‘에르네스토메다’(Ernestomeda)의 포켓 도어가 적용된 제품.
주방의 변화에도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주방은 요리하고 식사하는 기능을 넘어 독서, 일, 모임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따라 주방을 자신의 취향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꾸미는 트렌드가 대세로 떠올랐다. 취향을 담은 식기나 인테리어 소품이 돋보일 수 있도록 은은한 간접 조명을 설치하고, 조리대나 수납공간은 히든 포켓 도어로 평소에는 보이지 않게 감춰둔다. 후드와 인덕션 등 주방 기기도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조리대 안에 숨겨졌다가 사용할 때만 조리대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제품이 각광을 받고 있다.


드라마틱하고 화려하게


드라마틱한 흐름의 마블(대리석) 무늬가 강렬한 이탈리아 세라믹 전문기업 ‘마라찌’Marazzi의 전시 부스.
공간의 재발견과 함께 이번 인테리어 트렌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맥시멀리즘’(화려하고 과장된 미를 추구하는 경향)이다. 대표적인 게 엔지니어드 스톤과 세라믹 등 대리석 패턴의 인테리어 제품이다. 크고 멋지게 흐르는 무늬의 대리석은 강렬하고 드라마틱한 인상을 줄 수 있어 럭셔리의 대명사로 불린다.

현대L&C가 최근 선보인 칸스톤 신규 제품들을 보면 이같이 화려한 패턴의 마블(대리석) 무늬가 돋보인다. 특히 오염에 취약한 천연 대리석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광물 본연의 아름다운 무늬를 잘 살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자재로 각광받고 있다.

색상도 과감해졌다. 이번 전시에는 가구나 벽지, 마루 등에 다양한 컬러를 입히는 파격적인 시도가 인테리어 제품 전반에 이어졌다. 집 안 곳곳에 적용된 민트 그린, 라이트 블루 등 생동감 넘치는 비비드(vivid) 컬러는 활기찬 분위기를 전달한다.


지속 가능성을 위한 고민


밀라노에서는 인테리어 기업들이 펼치고 있는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노력도 눈에 띄었다. ‘자연과의 재연결’이라는 테마로 전시된 공간에는 정원을 구성하거나 식물을 활용한 ‘바이오필릭 인테리어(Biophilic Interior)’가 연출됐다. 바이오필릭 인테리어는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 안에서 살아 숨쉬는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자연적인 요소를 일상에 배치하는 디자인을 말한다. 또한 해조류로 만든 직물, 재생 플라스틱 등 지속 가능한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디자인에 적용하는 등 탄소 중립 실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 밖에도 밀라노에서는 코로나19로 달라진 일상을 반영하는 디자인의 가구와 인테리어를 통해 우리의 일상과 공간을 효율적으로 바꾸고 즐거움을 더할 수 있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최근엔 국내 가구·인테리어 업계에서도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 차별화된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높아진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걸맞은 다양한 인테리어 제품들로 소비자들이 개인에 맞춤화된 공간을 꾸미고 이를 통해 즐거움을 얻길 기대해 본다.


서주리 현대L&C 디자인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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