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고형암 표적 CAR-T 치료제 개발 박차… 차세대 항암제 시장 노린다

박서연 기자

입력 2022-07-29 03:00 수정 2022-07-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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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렌진

㈜셀렌진은 난치성 고형암 표적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 T-cells)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암세포 관련 항원을 인지하는 키메릭항원 수용체(CAR)를 T-면역세포에 결합한 ‘CAR-T 치료제’는 암세포만 추적해 공격하는 차세대 항암제로 통한다.

CAR-T 치료제는 혈액암에서 우수한 항암 효능을 입증한 바 있다. 단, 췌장암 등 고형암에서는 성공한 사례가 없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셀렌진은 유전자 편집과 유도만능 줄기세포 및 감마델타(Gamma-delta) T-세포로 기존 CAR-T 치료제 문제점까지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셀렌진은 고형암에서 과다 발현하는 메소텔린 막단백질을 항원으로 인지하는 미니 항체를 찾아내 CAR-T에 탑재해 동물 시험에서 종양 성장이 90% 이상 억제되는 결과를 얻었고, 현재 국내 특허 등록까지 완료했다.

안재형 셀렌진 대표는 “고형암 치료제로서 환자 자신의 T-면역세포를 이용하는 자가 유래 CAR-T와 건강한 타인의 면역세포(감마델타 T세포)를 이용하는 동종유래 CAR-T를 동시 개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2000년 1월 하버드대 메디컬스쿨 박사 후 과정을 위해 미국으로 간 후 당시 기초연구를 상용화시키고 사업화까지 성공하는 사례들을 직접 목격하며 창업의 꿈을 키웠다. 그러던 중 세계 최초 CAR-T 세포치료제인 ‘킴리아’가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고 안 대표는 CAR-T 치료제가 혈액암뿐만 아니라 고형암(췌장암 등)에도 큰 치료 효과를 보일 것이라 확신해 2019년 6월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고형암 항암제 시장은 화학 항암제를 거쳐 표적 치료제, 면역 항암제 등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췌장암 등 일부 난치성 고형암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화학 항암제 위주의 치료를 하고 있다. 화학 항암제 투여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에도 영향을 주는 치료제이기 때문에 단순히 암 환자의 수명을 늘릴 수는 있지만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채로 연명해야 한다. 표적 치료제이자 면역 치료제인 셀렌진의 CAR-T 치료제는 암 특정인자를 인식할 수 있는 면역세포를 심어서 특정항원을 인식해 암을 치료하는 원리를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존 CAR-T 치료제는 혈액암에서 큰 효과를 입증해냈다. 국내에서는 올해부터 급여화가 돼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어주고 있다. 안 대표는 “고형암에선 CAR-T 치료제의 성과가 확인되진 않았지만, 최근 동물실험에서 췌장암에 대해 완전관해 수준으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메소텔린을 표적하는 항체 ‘CG34’를 개발해 종양이 90%가량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해당 치료제는 면역원성을 일으키지 않아 안전성에서도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셀렌진은 CAR-T 치료제 용도 확대와 관련해 미래 가능성이 어느 정도 확인된 만큼 해외 특허도 7개를 출원하는 등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퉈 CAR-T 기반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텍을 인수하는 가운데 셀렌진의 성장 가능성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현재 혈액암 치료제인 CAR-T 치료제는 킴리아, 예스카타 등이 있는데 킴리아의 매출은 5000억 원 규모이며 CAR-T 치료제 글로벌 시장 규모는 1조 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업 3년 만에 신약 개발 분야서 의미있는 성과”



안재형 대표 인터뷰

“보통 신약 개발까지는 10년 이상이 걸린다고 하는데 셀렌진은 창업 3년만에 의미있는 연구 결과들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안재형 셀렌진 대표는 난치성 고형암 표적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 T-cells) 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이끄는 셀렌진은 보건산업혁신 창업멤버스로 선정돼 창업 후 정부기관, 민간 투자 기관 등에 총 40억원 가량 투자를 받았다. 이는 췌장암 치료제 시장이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관계자들이 CAR-T 치료제가 지닌 미래가치를 주목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셀렌진은 CAR-T 제작에 필요한 유도만능 줄기세포(IPSC) 분화기술, 유전자편집기술, CAR-T로 분화된 세포를 선별, 배양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안 대표는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연구인 만큼 긴 호흡으로 적극적인 투자 유치와 임상실험 등에 임하려 하고 있으며, 셀렌진은 고형암 정복뿐 만 아니라 CAR-T를 이용해 자가면역질환에도 큰 치료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렌진은 3년 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후속 투자도 받은 지금 시점은 시리즈A 투자 단계를 마칠 시기라고 보고 현재는 시리즈B를 준비 중이다. IPO를 준비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안 대표는 “CAR-T 치료제는 재료가 워낙 비싸다. 의약품들이 임상에 들어가려면 GMP (Good Manufacturing Practice·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 인증기관에서 바이러스 생산 및 CAR-T 임상시료 생산, GLP(Good Laboratory Practice·우수실험실관리기준) 인증기관에서 독성 시험 등 벤처기업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막대한 비용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투자 유치에 더욱 힘쓸 예정이며 올해 안에 시리즈B가 마무리되면 상장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서연 기자 sy00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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