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더 제균 치료 받은 여성, ‘좋은 콜레스테롤’↑

뉴시스

입력 2022-07-27 09:37 수정 2022-07-27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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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받으면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제1저자 박재형 소화기내과 전문의)에 따르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or pylori)’를 제거하는 제균 치료가 여성의 HDL콜레스테롤 수치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의 세포막을 형성하는 역할을 하지만 그 수치가 높아지면 혈관벽에 달라붙어 혈관을 좁아지게 만들고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

하지만 모든 콜레스테롤이 심뇌혈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콜레스테롤은 저밀도(LDL)콜레스테롤, 고밀도(H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 3가지로 나뉘는데 이 중 HDL콜레스테롤은 과다한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보내고 혈관에 쌓인 플라크(침전물)를 청소해주는 이른바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혈액 속 지질, 지방 성분이 과다한 상태와 함께 HDL콜레스테롤이 낮은 상태도 ‘이상지질혈증’으로 분류한다.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받은 1521명 환자의 대사 인자를 2개월, 1년, 3년, 5년 단위로 추적 관찰하고 성별에 따른 차이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군 중 여성의 경우 치료 1년 후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3.06mg/dl 증가했다. 여성 비제균 환자 그룹이 1년 후 5.78mg/dl 감소한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반면 남성에서는 제균 치료 후에도 유의미한 HDL콜레스테롤 수치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고, 제균 1년 후 체질량지수(BMI)는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헬리코박터 제균 이후 소화불량 증상이 개선되며 체중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긍정적인 효과로 추정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최근 헬리코박터균이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제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대사 인자가 개선됐다는 사실을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통해 입증했단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연구는 제균 치료 이후 대사 인자의 개선 효과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에서도 희소성과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특정 질환에서 남녀 간 차이를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근원적 발병 원인과 치료법을 모색하고자 하는 학문을 ‘성차의학’이라고 하는데 최근 국내외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나영 교수는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여성이라면 보다 적극적으로 헬리코박터 검사 및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헬리코박터균 감염과 심부전, 관상동맥 질환 등 심혈관계 질환과의 연관성을 추가적으로 밝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소화기학회에서 발행하는 SCI(E)급 영문학술지 ‘거트 앤드 리버(Gut and Liver)’ 최신호에 실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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