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정비창, 용적률 1500% 이상 적용… 롯데타워 넘는 빌딩 가능

강승현 기자 , 이청아 기자

입력 2022-07-27 03:00 수정 2022-07-27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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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구상]
오세훈 서울시장, ‘용산 구상’ 발표


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 자료: 서울시

서울 도심 한복판에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인 ‘용산 철도정비창’ 일대가 미국 실리콘밸리 같은 대규모 업무지구로 탈바꿈한다. 서울시가 예외 조항을 적용해 법적 상한 용적률(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물 연면적 비율) 이상을 적용할 예정이어서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123층)보다 높은 초고층 빌딩이 들어설 수 있다. 법적 상한 용적률 1500% 이상을 적용해 개발하는 것은 서울에서 처음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구상’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용산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과 기회를 극대화하고 미래 환경에 부합하는 국제업무지구를 만들 예정”이라며 “사업비는 12조 원 수준이며 완공까지 15년가량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 ‘입지규제 최소구역’ 지정… 용적률 1500% 이상

개발 구상의 핵심은 ‘대규모 국제업무지구’ 조성이다. 전체 부지의 70% 이상을 업무·상업 등 비주거 시설로 채운다. 그 대신 문재인 정부 때 1만 채 공급을 약속했던 주택이 6000채로 줄었다.

오 시장은 “개발을 통해 주거, 상업, 업무 등 다양한 기능이 복합된 ‘직주혼합’ 지역으로 만들겠다”며 “테크기업이 중심이 되고 인공지능(AI), 자율주행, 핀테크, 사물인터넷(IoT) 등이 어우러진 스마트시티로 개발해 아시아의 실리콘밸리 기능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상 면적의 50%는 녹지로 만들고, 대중교통 환승 거점인 ‘모빌리티 허브’를 조성해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연결되는 교통 거점으로 조성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사업구역은 △용산정비창 부지 △선로 부지 △용산변전소 부지 △용산역 후면 부지를 포함해 49만3000m²가량이다. 축구장(7140m²) 69개에 해당하는 크기로 여의도공원의 2배, 서울광장의 40배 규모다. 현재 국토교통부(23%), 코레일(72%), 한국전력(5%) 등이 소유하고 있다.

오 시장은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시의 권한으로 이 일대를 ‘입지규제 최소구역’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법적 상한 용적률인 1500%를 훌쩍 넘는 초고층 빌딩을 지을 수 있게 된다. 시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용적률이 약 590%”라며 “이보다 더 높은 빌딩이 들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발표에서 미국 뉴욕의 허드슨야드를 언급했다. ‘허드슨야드 프로젝트’는 맨해튼 서쪽 허드슨 강변의 옛 철도창 부지 11만3000m²를 재개발하는 사업인데, 용적률을 3300%까지 허용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최대 용적률과 층수는 내년 상반기에 구체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공공 5조 원 선투자… 주민 “기대 반 우려 반”
26일 서울시는 10년째 방치된 용산정비창 부지에 대해 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안을 발표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사업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코레일이 맡는다. 공공 부문이 약 5조 원의 재원을 들여 부지를 조성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면 민간에서 개별 부지를 분양받아 완성하는 방식이다. 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도시개발구역 지정과 개발계획 수립을 완료할 예정이다.

주민들은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현장 인근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인근 주민 송모 씨는 “업무지구가 들어서고 대규모 편의시설 등이 생기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된 집값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고 반겼다. 반면 카페를 운영하는 A 씨(52)는 “개발 소식 발표 이후로 임대료가 더 오르지 않을까 걱정하는 상인도 많다”고 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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