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트랙터, 비료 살포 드론… 애그테크, 미래산업을 열다

홍석호 기자

입력 2022-07-27 03:00:00 수정 2022-07-27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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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농기계 제조 디어&컴퍼니 CEO
내년 ‘CES 2023’서 첫 기조연설 “미래혁신산업으로 존재감 과시”
글로벌 식량부족 위기감 고조속, ICT-BT 접목한 첨단기술 눈길
“HW-SW-서비스등 年 10% 성장”



자율주행으로 밭을 가는 트랙터, 공중에서 비료를 뿌리는 드론, 위성사진을 활용한 실시간 경작지 관리….

전통산업인 농업과 정보기술(IT)이 결합한 ‘애그테크(AgTech)’ 시장이 미래 혁신 산업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공급망 교란 등으로 곡물가격이 급등한 상황과 맞물려 다양한 기술에 대한 관심도 더욱 커지고 있다.

26일 IT 업계에 따르면 미국 농기계 제조사 디어&컴퍼니의 존 메이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3’에서 기조연설을 맡는다. 농기계 제조사가 CES의 기조연설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디어&컴퍼니는 올해 CES에서 자율주행 트랙터를 선보여 ‘농슬라’(농기계 테슬라)라는 별명을 얻었다. 사람이 타지 않은 트랙터가 밭을 갈고 씨를 뿌리며, 작물에는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잡초에만 제초제를 뿌리는 것도 가능하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해 작업 중 야생동물이 갑작스레 앞으로 튀어나오면 멈추는 기능도 갖췄다. 자율주행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등으로 원격으로 조작하며 상황을 보고받을 수 있다. 디어&컴퍼니는 올해 말 자율주행 트랙터를 출시할 계획이다.

디어&컴퍼니가 세계 신기술의 향연인 CES의 기조연설을 맡은 것은 그만큼 애그테크가 미래 산업으로 존재감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후변화로 글로벌 식량부족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최근 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애그테크에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이나 그린바이오(BT) 등 영역을 넘나드는 첨단기술이 적용된다. 대표적으로 우크라이나 전황을 전달하면서 널리 알려진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도 농경에 활용된다. 200기가량의 관측 위성을 보유한 플래닛 랩스는 미국, 유럽 등에서 대규모 경작지를 대상으로 실시간 농경지 관리 기술을 제공하는데, 단순히 경작지 상태 사진을 공유하는 것뿐만 아니라 농작물의 생장 상태를 분석해 농부에게 정보를 전달한다.

미국 종자개발 스타트업 아이나리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해 생산량을 20% 늘리는 옥수수, 대두, 밀의 종자를 개발 중이다. 생산량을 늘리면서도 경작 과정에서 소모되는 물과 질소는 40%가량 줄이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애그테크 시장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이 고르게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의 발표를 종합한 결과 경종 부문 자동화기기(드론, 급수관리시스템, 자율주행농작업시스템 등) 산업 규모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13.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팜 관련 시장 규모도 2025년 13억3300만 달러(약 1조7442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같은 기간 소프트웨어 산업은 연평균 11.9%, 서비스 산업은 15.4%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의 애그테크 시장은 미국이나 유럽 등 농업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는 아직 규모와 기술의 고도화에서 뒤처져 있다. 농촌 인구의 고령화와 함께 농업 산업 규모가 크지 않아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농업 데이터 플랫폼(그린랩스), 수직농장(엔씽) 등의 기술을 앞세워 성장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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