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이슈!]“엉뚱한 행동이라도 편견없는 눈으로 봐주세요”

홍은심 기자

입력 2022-07-27 03:00:00 수정 2022-07-27 03:00: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자폐스펙트럼장애

ENA 제공

‘우영우 신드롬’이 뜨겁다.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를 가진 주인공 우영우가 변호사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여진영 디딤정신과의원 원장은 “자폐스펙트럼장애인은 강박적인 행동을 자주 보인다. 엉뚱한 행동을 한다거나 자제력이 부족한 모습들도 보인다”며 “이럴 때 우영우처럼 주변에 따뜻하게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에서는 대부분이 놀라거나 그들을 불편한 눈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라는 용어에 내포된 것처럼 질환의 스펙트럼이 매우 광범위하고 복잡하다. 발병 시기나 발달 수준, 환경 등에 따라 증상과 중증도가 달라져 진단도 쉽지 않다.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 중에 우영우와 같이 기계적 기억력이 뛰어나거나 음악적 재능 등 유별난 능력을 가진 경우를 ‘서번트’라고도 부르는데 흔히 나타나는 경우는 아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에 지속적인 결함을 보이면서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흥미·활동을 보이는 발달장애를 일컫는다. 변화를 극도로 싫어하고 시각·청각·촉각과 같은 감각 정보에 대해 과잉·과소반응을 하는 행동 특징은 모든 사람에게 조금씩 나타날 수 있으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심하고 사회적 의사소통과 상호작용 결함이 함께 나타는 경우에 자폐스펙트럼장애로 진단한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부모는 일반적으로 12∼24개월에 남다른 점을 처음 인지하게 된다. 특히 만 2∼3세에 말이 늦어지면서 정확한 평가를 위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여 원장은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원인은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이의 사회성을 관장하는 뇌 발달에 연관된 다수의 유전자 변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따라서 감정, 운동, 언어발달 지연 등 발달장애 증상이 동반된다”고 말했다.

진료 중 자폐스펙트럼장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ADOS-2와 ADI-R 같은 진단평가도구를 활용해 진단이 이뤄진다. ADOS-2는 아이와 직접 놀아주며 여러 가지 상황에서 아이의 상호작용과 의사소통 방식을 관찰하고 자폐 성향을 얼마나 보이는지 평가하는 도구다. ADI-R는 부모와 심층적인 면담을 통해 아이의 현재 모습뿐 아니라 어렸을 때 모습부터 자폐 성향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있는지 평가하는 검사다. 두 검사를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해 최종 진단을 내린다.

최근에는 언어발달 지연이나 지적장애를 동반하지 않는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런 경우 유아기에는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단체생활을 시작하는 보육기관 또는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과정에서 결함을 알아차리고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언어나 지능이 늦지 않더라도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고 제한적이며 반복적인 행동 특성을 보인다면 전문가를 만나 평가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여 원장은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진료할 때 가장 힘든 것이 장애인이 가진 피해의식”이라며 “학창 시절에 사람들로부터 좋은 경험을 가져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폐스펙트럼장애인들이 성인이 돼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 어떤 좋은 경험을 했는지도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