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가 견인한 2분기 경제성장률 0.7%…3·4분기 둔화 우려

뉴시스

입력 2022-07-26 08:04 수정 2022-07-2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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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이 흔들렸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민간소비가 선전하면서 올해 2분기 우리 경제가 0.7% 성장했다. 시장 전망치(0.3~0.4%)를 상회한 것이기는 하지만 3, 4분기에는 코로나19 재확산, 세계경기 침체, 고물가 등으로 수출과 소비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은은 나머지 3, 4분기에 전기 대비 각각 0.3% 성장률을 기록하면 올해 연간 성장률 목표치인 2.7% 달성이 가능하다고 추산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2년 2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7% 성장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2.9% 성장했다.

이는 0.3~0.4%를 기대했던 금융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수준이다. 올 1분기 0.6% 성장했던 것과 비교해도 소폭 높아진 것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4분기(1.3%)와 비교하면 0.6%포인트나 떨어졌다.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1분기(-1.3%), 2분기(-3.2%) 연속 역성장한 후 같은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8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분기 성장은 수출 부진속에서도 민간소비가 이끌었다. 2분기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민간소비의 성장률 기여도는 1.4%포인트로 전분기(-0.2%) 보다 크게 뛰었다. 정부소비, 건설투자의 기여도는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였다. 반면 순수출(수출-수입)의 기여도는 -1.1%포인트로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등 전분기(1.7%포인트) 보다 큰 폭 낮아졌다. 설비투자 기여도도 -0.1%포인트로 나타났다. 민간소비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며 성장률을 올렸으나 수출과 설비투자가 성장률을 갉아 먹었다는 뜻이다.

주체별 기여도는 민간이 전분기(1.2%포인트) 보다 하락한 0.4%포인트를 기록했고, 정부는 전분기 -0.6%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플러스 전환했다.

한은은 앞으로 0.3%씩만 성장해도 올해 연간 성장률 목표치인 2.7% 달성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가파른 물가 상승세 등에 따른 소비 위축과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둔화 등으로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올 1분기와 2분기 전기대비 각각 0.6%, 0.7% 성장했는데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면 남은 3·4 분기 매 분기 0.3%씩 성장하면 조사국 전망치인 연간 2.7%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5월 수정경제 전망에서 올해 연간 성장률을 3.0%에서 2.7%로 내다본 바 있다.

부문별로는 수출이 중국 봉쇄 영향으로 화학제품, 1차 금속제품 등이 줄어 전기대비 3.1% 감소했다. 수입은 원유, 천연가스 등이 줄어 0.8% 감소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이 늘어 0.6% 증가했고, 설비투자도 운송장비와 선박, 자동차 구매 등이 줄어 1.0% 감소했다.

민간소비는 큰 폭 늘었다. 전분기 0.5% 감소했던 민간소비는 2분기 3.0% 늘면서 1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3.3%)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의류 및 신발 등 준내구재와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서비스가 늘어난 영향이다. 정부소비는 사회보장현물수혜를 중심으로 1.1%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개인서비스, 의류 및 신발 등 준내구재가 늘어나 민간소비가 큰 폭 늘었다”며 “정부소비는 3월부터 중증 퇴행성 척추 질환자 등에 대한 자기공명영상(MRI) 건강보험 적용으로 MRI 검사 부담이 평균 36~70만원에서 10~20만원으로 줄면서 큰 폭 늘었다”고 말했다. ‘

산업별로는 제조업과 농림어업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건설업은 건물 및 건물건설이 모두 늘어 0.2% 증가했고, 서비스업도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운수업, 문화 및 기타 서비스업 등이 늘어 1.8% 증가했다. 반면 제조업은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1차금속 등을 중심으로 1.1% 감소했다. 농림어업은 재배업을 중심으로 6.4% 줄었고,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전기업이 줄어 0.5% 감소했다.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생산물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GDP 증가에도 불구하고 교역조건 악화로 1.0% 감소했다. 실질 국내총소득은 실질 국내총생산에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익을 감안한 것으로 국내에서 생산된 최종생산물의 실질적인 구매력을 나타내주는 지표다.

2분기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 덕분에 어느 정도 선방을 했지만 코로나19로 재확산, 세계경기 침체 등으로 성장의 뒷받침이 됐던 수출이 둔화되고, 물가상승 등으로 민간소비도 하락하면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황 국장은 “코로나19 재확산과 물가 상승 등으로 소비 심리가 악화되고 있어 앞으로 민간소비가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소비는 하반기 재정 여력 있어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을 둘러싼 불확실성 높아 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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