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들, 망망대해 외로움-위험에 노출…배 찾아가며 상담-선상미사로 도움 줘”

인천=김갑식 문화전문기자

입력 2022-07-25 03:00:00 수정 2022-07-25 04: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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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사목’ 김현우 신부

인천과 세계 여러 도시의 거리를 표시한 기념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현우 신부. 인천=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올해 5월 4일 인천항에 정박해 있던 다이아몬드글로브호에선 선원 16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사가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2년 6개월 만의 선상 미사였다. 미사 후 생일 축하 파티와 안전 운항을 기원하며 상갑판과 엔진룸에 대한 축복 의식도 이어졌다.

가톨릭 신자들에게도 낯선 해양사목의 한 사례다. 해양사목은 스텔라 마리스(바다의 별)로 불린다. 인천교구 이주·해양사목부를 맡고 있는 김현우 신부(41)를 21일 만났다.

―선상 미사는 어땠나.

“코로나19뿐 아니라 안전 문제, 선원들의 다양한 국적 등 여러 이유로 선상 미사가 열리는 게 쉽지 않다. 대면도 어려운 여건에서 미사까지 이뤄져 너무 기뻤다. 수첩을 뜯어낸 종이에 이름과 사연을 적어 기도를 부탁하며 울먹거리는 선원들도 있었다.”

―해양사목은 아직 생소하다.

“라틴어로 스텔라는 별, 마리스는 바다와 성모마리아라는 의미다. 1922년 비오 11세 교황님이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라며 바다에 있는 선원들을 위한 사목 목적으로 설립을 지시했다. 스텔라 마리스는 교황청 직속 부서로 세계 53개국 330개 도시에서 활동 중이다. 국내에서는 인천(1988년 설립)과 부산교구(1978년)에 스텔라 마리스가 있는데 각각 서해안과 동해안을 담당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

“서해안 항만과 도서 지역에서 일하는 선원과 어선원을 대상으로 사목한다. 세관과 협력해 인천항에 정박하는 선박에 승선해 상담하고, 고해성사와 미사를 집전하기도 한다. 본당은 신자들이 찾아오지만 여기는 우리가 배를 찾아다닌다.”

―요즘 어떤 어려움이 있나.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정박 중인 배의 외국 선원들이 뭍으로 내려오는 것이 여전히 금지된 상태다. 일단 승선하면 2, 3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배에만 머무르는 상황도 있어 선원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이 우려된다.”

―이주 사목 분야는 어떤가.

“무료 진료가 핵심 과제다. 이주민이 가장 힘들어하는 게 의료 비용이다. 예를 들어 유학생 비자로 공부하다가 생계에 어려움이 있어 일을 하러 나가면 미등록 외국인이 된다. 이 경우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간단한 수술에도 수천만 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이름이 ‘김신부의 레인보우’다.

“무지개는 희망과 긍정을 상징한다. 망망대해의 외로움과 미지의 위험에 노출된 선원, 집을 떠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주민과 함께하는 일과 의미가 잘 연결된다.”

인천=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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