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까지 안 도와주네”…식품가격 ‘줄인상’ 부추긴다

뉴시스

입력 2022-07-23 09:04 수정 2022-07-2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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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당 원화값이 1300원 이상으로 치솟는 등 환율이 급등(원화 가치 하락)하면서 먹거리 가격에 비상이 걸렸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넘어선 것은 약 13년만으로, 환율 상승으로 원재료 수입 비용이 늘어 국내 식품기업들의 부담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수입가격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업계는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한 물류대란 ▲글로벌 이상 기후 현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옥수수와 소맥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며 줄줄이 제품 가격을 인상해왔다.

그러나 여기에 환율 상승까지 더해지며 식품업계가 올 하반기에 추가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높아진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국제곡물 7월호’를 통해 올 3분기 곡물 수입단가 지수가 식용 184.8(2015년=100), 사료용 178.4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48.79%, 39.26%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곡물가격이 치솟았던 3~6월 구입했던 물량이 본격적으로 수입되고, 환율 상승으로 3분기에 전 분기 대비 수입 단가가 또 다시 오를 수 있어 식품업계 부담은 최악으로 치닫을 조짐이다.

이미 식품 기업들은 원가 부담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가격 인상 카드를 속속 꺼내고 있다.

KFC는 지난 1월 일부 제품 가격을 100∼200원 올린 데 이어 이달 12일에도 200∼400원 추가 가격 인상에 나섰다. 롯데리아도 지난해 12월 제품 가격을 평균 4.1% 올린 이후 7개월 만인 지난달 81종 제품 가격을 다시 평균 5.5% 올렸다.

밀가루를 주재료로 하는 라면·제과 업계들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라면 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 상승과 관련해 보수적으로 실적을 예상하고 있고,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며 “환율과 미국 금리, 원자재 시세 등을 계속 체크하며 가격 인상 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9년째 가격 동결을 유지해왔지만 올 하반기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높다.

과자의 주원료인 밀가루와 팜유 가격이 큰 폭 오른 데다 환율 상승으로 원부자재 부담이 더 늘었기 때문이다. 오리온이 가격 인상에 나선다면 롯데제과, 농심, 해태제과 등 경쟁사들도 도미노 가격 인상에 뛰어들 수 있다.

곡물 사료비 상승 등으로 우유 생산비가 증가하면서 올 하반기 원유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음용유 가격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뛸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원유를 주원료로 쓰는 유가공 업체들과 프랜차이즈 커피 업체들도 잇따라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수입에 의존하는 원재료비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원재료비 자체도 전년 대비 급증했는데 환율까지 올라 이중고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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