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2분기 영업익 2조 넘어 역대최대…현대차 이어 ‘서프라이즈’

이건혁 기자

입력 2022-07-22 15:25 수정 2022-07-2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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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매출 21조8760억 원, 영업이익 2조2341억 원
SUV, 친환경차 판매 비중 늘어…‘제값 받기’도 통했다


기아자동차 제공

기아가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2조 원을 돌파했다. 차량 판매량이 감소했음에도 고가의 레저용 차량(RV) 판매 비중이 늘었고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효과가 더해져 높은 실적을 거뒀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자동차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낸 것과 유사한 모습이다.

기아는 올해 2분기(4~6월)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21조8760억 원, 영업이익 2조2341억 원을 기록했다고 22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3%, 영업이익은 50.2% 늘어났다. 기아가 분기 영업이익 2조 원을 넘긴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기아는 올해 1분기(1~3월)에 세운 사상 최대 매출(18조3572억 원) 및 영업이익(1조6065억 원) 기록을 모두 갈아 치우게 됐다.

기아의 도매 기준 차량 판매량은 1년 전보다 오히려 줄었다. 국내에서는 5% 감소한 14만868대, 해외에서는 2.1% 감소한 59만2881대를 팔았다. 전체 판매량은 73만3749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 줄어들었다. 기아는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차질과 재고 부족으로 판매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해외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에 따른 러시아 지역 판매가 중단된 영향이 본격화됐다. 하지만 북미, 유럽 등에서 전기차 EV6,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신형 스포티지 등의 판매량이 상승하면서 러시아 지역 판매 감소 영향을 최소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아의 차량 판매량이 줄었음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상승세를 보인 건 고가 차량의 판매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전 세계적 차량 공급 부족으로 인해 신차 수요가 늘면서 차량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인센티브’(판매 촉진 비용)를 줄여 비용 절감도 이뤄졌다. 기아는 “‘제값 받기’ 가격 정책, 우호적 환율 효과가 더해져 매출과 수익성이 확대됐다”며 “하반기(7~12월)에는 반도체를 포함해 주요 부품 수급 개선에 따른 생산차질 완화가 예상되는 만큼 판매 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아는 친환경차 판매량 상승에 주목하고 있다. 기아는 2분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량,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 등 친환경차 판매량이 13만3000대로 1년 전보다 78.9% 늘었다고 밝혔다. 이에 전체 판매량 중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17.7%로 전년 대비 8.7%포인트 올라갔다. 특히 국내와 서유럽 시장에서 EV6 판매가 본격 확대되며 전기차 판매 비중이 지난해 2분기 3.6%에서 올해 같은 기간 9.9%로 확대됐다. 서유럽에서는 9.7%에서 12.5%로 높아졌다. 미국에서도 EV6 판매가 늘어나면서 전기차 판매량이 1만 대를 넘어섰다.

기아는 하반기(7~12월) 차량 판매량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인플레이션에 따른 구매력 감소 등이 우려되지만, 신차 대기 수요가 여전히 큰 만큼 반도체 등 부품이 원활해지면 차량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의 ‘2022 상품성 만족도 조사’에서 7개 차종이 차급별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 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국에서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실제 운전한 지 3개월이 지난 시점의 만족도를 묻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대차는 펠리세이드가 중대형 SUV 부문 1위, 싼타크루즈가 중형 픽업트럭 부분 1위에 올랐다. 기아는 카니발이 미니밴, EV6가 소형 SUV, K5가 중형차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제네시스는 G80이 중대형 프리미엄 차급, GV70이 소형 프리미엄 SUV 차급에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그룹에 이어 BMW그룹과 스텔란티스, 닛산이 각 3개 차급에서 1위 차량을 배출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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