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했던 물류센터 일용직 안전교육 바뀐다…“매일 1시간은 시간낭비”
이호기자
입력 2022-07-21 15:48 수정 2022-07-21 16:00
동아DB
“스마트폰을 보거나 조는 등 제대로 듣는 사람은 거의 없는 가운데 교육이 끝나면 대충 서명만 하고 나간다.”(물류센터 일용직 노동자 A 씨)
“매일 오는 일용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똑같은 시청각 자료 및 설명을 반복하고 있는데, 교육을 받는 사람 대부분 휴대전화를 보거나 눈을 감고 있다.”(물류센터 안전관리팀장 B 씨)
21일 인터뷰한 경기 군포시의 물류센터 노동자 A 씨와 안전관리팀장 B씨는 모두 안전교육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다. 똑같은 교육을 매일 1시간씩 반복하는 것이 비효율적이고 시간낭비라는 것이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에 따라 일용직 근로자는 채용 시마다 1시간 이상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일용직 근로자의 경우 매일 새로운 현장에서 일하게 될 수 있으므로, 해당 현장에 필요한 안전 교육을 매번 받아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물류센터 근로자들은 고용 형태는 일용직이어도 매일 같은 현장에서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교육을 매일 1시간 이상 받아야 하는 것. 전국 물류센터에서 매일 5000명 이상의 일용직 근로자가 일한다.
매번 같은 교육이 되풀이되면서 강사와 수강자 모두 시간만 때우는 경우가 많아 산업재해 예방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현장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택배물류업 산재 현황’ 자료에 따르면 택배물류업 산재는 2017년 신청 213건, 승인 192건이었는데 2021년에는 신청 2469건, 승인 2311건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통합물류협회 관계자는 “물류 일용직 근로자가 매번 같은 교육을 1시간씩 받는 것이 실제적인 산재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 회의적”이라며 “건설업과 같은 기초안전보건교육 제도를 도입해 현행 교육을 대체하고, 작업 시작 전에는 해당 작업에 대한 주요 위험요인 및 안전작업 방법만 집중 교육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건설업 일용직 근로자들은 기초안전보건교육을 한번 이수하면 다른 사업장에 채용되더라도 별도 교육을 받지 않아도 된다.
최근 관련 법령 개정에 착수한 강대식 의원은 “물류업에도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에 준하는 맞춤형 교육 제도를 도입해 4시간 이상 교육을 이수한 일용근로자는 채용 시 기존과 같은 교육은 안 해도 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라며 “주기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건설 일용직에는 1년 주기로 재교육을 하고, 호주의 경우 2년 내 건설현장 투입 기록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교육이수 자격을 무효화하고 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비즈N 탑기사
- 상하이 100년간 3m 침식, 中도시 절반이 가라앉고 있다
- 김지훈, 할리우드 진출한다…아마존 ‘버터플라이’ 주연 합류
- “도박자금 마련하려고”…시험장 화장실서 답안 건넨 전직 토익 강사
- 몸 속에 거즈 5개월 방치…괄약근 수술 의사 입건
- 일본 여행시 섭취 주의…이 제품 먹고 26명 입원
- “1인 안 받는 이유 있었네”…식탁 위 2만원 놓고 간 손님 ‘훈훈’
- 10만원짜리 사탕?…쓰레기통까지 뒤져 찾아간 커플
- 꿀로 위장한 고농축 대마 오일…밀수범 2명 구속 송치
- 송지아·윤후, 머리 맞대고 다정 셀카…‘아빠! 어디가?’ 꼬마들 맞아? 폭풍 성장
- 한소희 올린 ‘칼 든 강아지’ 개 주인 등판…“유기견이 슈퍼스타 됐다” 자랑
- 공사비 30% 뛰어… 멀어지는 ‘은퇴뒤 전원주택’ 꿈
- 둔촌주공 38평 입주권 22억 넘어…잠실 ‘엘리트’ 추격
- 물 건너간 ‘금리인하’…집값 반등 기대감에 ‘찬물’ 끼얹나
- “팔겠다” vs “그 가격엔 안 사”… 아파트거래 ‘줄다리기’에 매물 月 3000건씩 ‘쑥’
- “AI, 유럽 주방을 점령하다”… 삼성-LG 독주에 하이얼 도전장
- 빚 못갚는 건설-부동산업체… 5대銀 ‘깡통대출’ 1년새 26% 급증
- “옆건물 구내식당 이용”…고물가 직장인 신풍속도
- 사과값 잡히니 배추·양배추 들썩…평년보다 2천원 넘게 뛰어
- “당하는 줄도 모르고 당한다”…SW 공급망 해킹 늘자 팔 걷은 정부
- IMF “韓, GDP 대비 정부 부채 작년 55.2%…5년뒤 60% 육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