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일 만에 발리 문 연 클럽메드, 아태시장 본격 공략…韓 진출 가능성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2-07-20 17:02 수정 2022-07-2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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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하딩 클럽메드 아시아태평양 CEO 인터뷰
“엔데믹 시대, 믿을 수 있는 리조트 찾을 것”
“한국여행에 대한 외국 수요 증가 추세”


레이첼 하딩(Rachael Harding) 클럽메드 아시아태평양 최고경영자(CEO). 사진=클럽메드 제공



지난 5월 28일 올-인클루시브 리조트 클럽메드 발리가 다시 손님을 맞이했다. 지난 2020년 3월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문을 닫은 지 800일 만이다. 클럽메드 발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클럽메드 리조트 중에서 가장 오래 영업을 중단했다. 현지 방역정책 및 의료시스템, G.O(Gentle Organizer; 리조트 상주 직원) 취업비자 문제, 리조트 운영을 위한 현지 수요 정도 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인도네시아가 본격적으로 입국 규제를 완화한 건 지난 4월.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무격리 입국 허용에 이어 국가별로 무비자·도착 비자(VOA) 발급을 재개했다. 입국 후 체온 검사만 통과하면 PCR 검사도 하지 않도록 했다.

손님맞이를 마친 클럽메드 발리는 최근 리오프닝을 알리기 위한 미디어이벤트를 개최했다. 지난해 7월 부임한 레이첼 하딩(Rachael Harding) 클럽메드 아시아태평양 최고경영자(CEO)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

미디어이벤트에서 직접 만난 레이첼 CEO는 자신감을 내비췄다. 그는 “수요가 회복되는 걸 보니 CEO로서 자신감이 생긴다”며 “관광객들도 다시 여행을 시작하면서 자신감을 갖는 모습이라 기쁘다”고 말했다.

레이첼 CEO는 지난 20년간 호주·뉴질랜드·유럽시장의 관광 산업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마케팅 전략가다. 트라팔가(Trafalgar), 컨티키(Contiki) 등 여행사를 거쳐 2018년 클럽메드 호주 및 뉴질랜드 대표로 부임했다. 그는 대표로 재직한 3년간 태평양 시장에서 26%라는 성공적인 매출 성장을 이끈 바 있다.

아시아태평양 시장으로 무대를 넓힌 레이첼 CEO는 다양성에 주목했다. 호주, 일본과 같이 선진국 반열에 있는 나라도 있지만, 여전히 성장 단계에 있는 나라들도 많다는 것. 그는 “아시아태평양은 각 나라의 여행시장이 너무 다르다. 수요도 다르고, 원하는 휴가 방향도 다르다”며 “이러한 다양성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인도네시아 클럽메드 발리에서 진행된 리오프닝 기념 미디어행사에서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는 레이첼 하딩 CEO의 모습. 사진=클럽메드 제공



레이첼 CEO는 엔데믹 시대에서 관광객들이 믿을 수 있는 올-인클루시브 리조트 브랜드를 찾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프랑스 리조트 그룹인 클럽메드는 70여 년 전 올-인클루시브 서비스를 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다른 브랜드들이 따라올 수 없는 브랜드 가치가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레이첼 CEO는 클럽메드가 보유한 경쟁력으로 △순수 레저 브랜드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 및 시설 △다국적 직원 등을 제시했다. 먼저 그는 “클럽메드 리조트는 전 세계의 아름다운 곳에 매우 넓게 위치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은 넓은 자연 속에서 머물고, 쉬고 싶을 것”이라며 “가장 적합한 곳은 클럽메드 리조트”라고 말했다.

가족들을 위한 클럽메드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키즈클럽도 업그레이드했다고 밝혔다. 레이첼 CEO의 설명에 따르면, 클럽메드의 관광객 비중에서 약 70%가 가족 단위다.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수요가 많다는 뜻. 클럽메드는 코로나19로 영업을 중단한 기간 동안 만 4~10세 어린이에 해당하는 미니클럽을 ‘미니클럽+’로 업그레이드 했다. 미니클럽+는 아동 교육 전문가와 협력, 사회적 능력 발달에 중점을 둔 긍정 교육법(Positive Education)에 맞춰 교육학적으로 설계됐다. 미니클럽+의 액티비티는 △창의력 △협동심 △용기 △공감 능력 △활기 △자신감 등 6가지 핵심역량 발달에 초점을 맞췄다.

이어 레이첼 CEO는 “관광객들은 다양한 국적의 G.O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풍부한 경험을 얻을 수 있다”며 “이러한 경험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레이첼 CEO는 한국 리조트 설립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글로벌 브랜드이기 때문에 현지 수요만 생각해서 리조트를 운영할 수 없다. 외국에서 올 관광객 수요까지 고려해야한다. 그런데 최근 한국에 대한 수요가 외국에서 늘고 있다. 그래서 늘 리조트 오픈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어느 지역에서 리조트를 오픈해야 우리의 강점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부연했다.

클럽메드 한국 리조트는 강원 지역에 설립될 가능성이 높다. 레이첼 CEO는 “클럽메드는 다양한 스키 리조트를 보유하고 있고, 아이들을 위한 스키 강습도 있어서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다”며 “교육 열정이 뛰어난 한국에서도 스키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 리조트는 스키 리조트를 중점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클럽메드의 한국 리조트 설립이 현실화된다면 일본, 중국, 몰디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에 이은 일곱 번째 아시아태평양 지역 클럽메드 리조트가 된다. 클럽메드 스키 리조트는 현재 중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등 5개국에 위치하고 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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