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교정’ 종자로 물-비료 사용 40%↓… 한화, 미래기술 투자

송충현 기자

입력 2022-07-19 03:00 수정 2022-07-19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모두를 위한 성장 ‘넷 포지티브’]
2부 기업, 함께하는 성장으로〈10〉“지구에 긍정적 임팩트” 한화


한화임팩트가 투자한 DNA 기반 차세대 스토리지 회사 카탈로그의 연구원들(왼쪽 사진)과 수소혼소 연소기 부품회사 PSM의 공장 내부. 한화임팩트는 이런 미래 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사회 발전을 꾀하고 있다. 한화임팩트 제공

“인류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혁신 기술을 가진 기업이 최우선이죠. 동시에 시장에서 폭발적 성장성을 가진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처를 고르고 있습니다.”

한화임팩트가 밝힌 투자 기준이다. 한화임팩트는 한화그룹에서 사회공헌이라는 가치를 구현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계열사다. 2021년 한화종합화학에서 사명을 변경한 한화임팩트는 기술 혁신을 통해 인류와 지구에 긍정적인 임팩트를 창출한다는 목표로 투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는 이를 통해 사회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고 있다. 기업과 기업 임직원이 직접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것에서 나아가 사회를 이롭게 바꿀 수 있는 기업을 발굴 및 육성하는 방식을 통해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다.
○ 친환경 종자 개발로 미래 식량위기 대비
한화임팩트는 친환경 에너지와 바이오, 정보기술(IT) 등의 미래 혁신기술을 발전시켜 4차 산업혁명을 앞당기기 위한 투자를 진행해 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친환경 종자 개발 스타트업인 ‘이나리(Inari)’에 투자했다. 이 회사는 인위적으로 외래 유전자를 삽입하거나 유전자 변형을 하지 않는 3세대 유전자 편집기술을 이용해 작물의 생산량을 키우는 종자를 개발·판매하고 있다.

기존 곡물 종자 개발회사들은 유전자변형식품(GMO) 기술 기반으로 종자를 개발해 왔다. GMO 식품은 유전자 재조합으로 해충을 견디거나 혹독한 날씨를 견디는 식물을 만드는데 일각에서는 섭취 시에도 변형된 유전자가 공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어 왔다.

하지만 이나리가 지닌 유전자 교정 기술은 외래 유전자를 삽입하지 않고 식물이 지닌 유전자를 교정하는 방식이라 식품 안정성을 높이고 생태계 질서 교란의 위험을 낮춘 게 특징이다. 기존 농작물과 비교해 물과 비료 사용의 약 40%를 줄이는 등 농법 자체로도 친환경적 요소를 갖고 있다.

한화임팩트 관계자는 “탄소 발생을 줄이면서 생산량을 키울 수 있는 종자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전 세계 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농지와 담수가 줄어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 헬스케어, 데이터, 에너지… 투자 대상도 다양
한화임팩트는 올해 유전자 치료제 개발 스타트업 ‘테세라(Tessera)’에 투자했다. 이 회사는 유전자 교정과 삽입, 전달 기술을 통해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다. 각종 질병을 근원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DNA 삽입 및 삭제 기술을 연구 중이다. 투자금은 유전병 치료 가능성을 높이는 데 사용된다. 기존에는 치료할 수 없었던 질병을 유전자 코드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낫게 할 수 있다면 비용이 획기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한화 측은 내다봤다. 2024년에는 북미 지역 등에 간 또는 폐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제 임상시험계획승인 신청을 할 방침이다.

DNA 기반의 데이터 스토리지 및 컴퓨팅 매체를 개발하는 차세대 데이터저장기술 회사인 ‘카탈로그(Catalog)’에 대한 투자도 대표적인 투자 사례다. DNA의 4가지 핵염기를 이용해 디지털 정보를 저장하고, 저장한 DNA 염기서열을 읽어 데이터로 복원하는 기술을 가진 회사다. DNA 저장기술은 0과 1로 저장되던 2진법 디지털 테이터를 4가지 염기로 이뤄진 4진법 데이터로 변환해 저장하는 방식으로 장기간 저장해도 훼손되지 않고 차지하는 공간 대비 데이터 저장 능력이 우수한 게 장점이다.

친환경 에너지 분야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월 미국 PSM과 네덜란드 토마센에너지를 인수해 수소 혼소 기술을 확보했고, 미 뉴저지에 수소혼소율 40%를 적용하는 가스터빈 개조사업도 수주했다. 질소산화물 처리 기술도 적용해 미세먼지, 스모그, 산성비의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을 처리한다.

한화는 이와 별도로 삼성전자 갤럭시 S22에 적용된 폐어망 재활용 친환경 소재를 공급하기도 했다. 제품 측면에 달린 볼륨 버튼을 지지하는 부품 등으로 만들어졌으며 해양 플라스틱 수거에 보탬이 됐다. 한화 관계자는 “IT, 데이터 사이언스, 컴퓨팅 등 미래 산업이 핵심이 될 것이라 보고 새로운 투자처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