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산업 반세기를 넘어 미래 전자산업을 연결하는 글로벌 선도기업

조선희 기자

입력 2022-07-18 03:00 수정 2022-07-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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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Biz]
㈜유니온


조립 공정의 하나로 완전 가공된 인쇄회로기판과 인쇄배선을 표면실장 기술을 이용해서 조립하고 후가공 및 전자적 기능이 수행 가능한 모듈을 만드는 공정.

㈜유니온은 도전과 혁신의 DNA를 가지고 우리나라 전자업계를 선도해온 연 매출 5000억 원의 대한민국 대표 전자부품 수탁생산(EMS) 기업이다. 고객의 니즈에 부합된 부품 개발에서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에 이르기까지 1976년 설립 이후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 전자 산업의 역사를 만들어왔다. 오랜 기간 국내외 고객사 및 협력사와의 상생을 통해 끊임없는 발전을 해 온 유니온은 개발부터 Co-work 개발 및 시제품 생산까지 원스톱으로 수행 가능한 연구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매출의 3분의 2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등 미래 전자산업을 연결하는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서의 준비를 모두 마쳤다.


전자부품 수탁생산(EMS) 46년 외길… 품질 고급화와 제품 다양화로 승부


“본업을 등한시하는 경영자는 망하지만, 본업만 하는 경영자도 망한다.” 유니온을 글로벌 전자부품 기업으로 키워 낸 강대창 회장(사진)의 지론이다.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는 철학은 반세기가 지난 현재, 유니온을 작은 전자부품 회사에서 연 매출 5000억 원대 중견기업으로 도약시킨 원동력이다.

유니온은 새 성장 동력을 끊임없이 발굴하며 제품의 다양성으로 변신을 꾀했다. 1970년대 냉장고 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했지만 이후 80년대는 카메라 플래시 부품을, 90년대에는 디지털카메라용 LCD 부품을 내놓았다. 2000년대 들어서는 스마트폰 부품으로 전환해 이를 중점적으로 생산해왔다.

현재 주요 생산 품목은 LCD 모듈과 카메라 모듈, 충전단자 모듈 등 휴대폰 PBA(FPCA) 부품을 비롯해 LED 라이트, 도어 개스킷 & 마그넷(Magnet·자석), 고압 발생기(이그나이터, 이온발생기, 오존발생기), 전자부품인 트랜스포머(Transformer) 등이다. 이 회사에서 만드는 제품들은 정보통신·의료·방산·생활가전·자동차·보안 등 각 분야에 납품되며 뿌리 산업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인쇄회로기판(PCB)의 표면에 직접 실장할 수 있는 표면실장 부품을 전자회로에 부착하는 제조 현장. ㈜유니온 제공
유니온은 첨단 과학 산업의 초정밀화, 고순도화, 고정도화, 무균화 등의 추세에 맞추어 성능과 수율 및 안전을 향상시키기 위한 클린룸(Clean Room)을 설치해 제품을 생산 및 관리한다. 클린룸은 공기 중에 부유하는 입자뿐 아니라 온도, 습도, 조도, 기류, 공기압이 환경적으로 제어되는 밀폐된 특수한 환경 구역을 말한다. 품질 고급화를 지향하는 유니온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은 주로 정보통신, 의료, 방산, 생활가전, 자동차, 보안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각 분야에 납품되며 뿌리 산업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유니온의 또 하나의 성장 동력은 다양화한 제품 경쟁력이다.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강점을 살려 휴대폰 모듈부터 냉장고 디스플레이 모듈, 산업용 회로보드, LED 모듈, 자동차용 이온발생기, 열화상 카메라 모듈, 디지털 도어록 및 지문인식 인쇄회로기판(PBA) 모듈까지 다양한 범주에 들어가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발로 뛰는 ‘개발 영업’…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무(無)에서 만든 신화 재현


유니온의 영업방식은 일반적인 전자부품 OEM 기업과는 다르다. 선(先) 영업·후(後) 개발이 아니라 ‘선(先) 개발·후(後) 영업’ 방식으로 체질을 개선했다. 먼저 전자제품 관련 부품 개발 및 생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춘 첨단 연구시설에서 고객사의 요구에 부합된 제품을 협업(Co-work)을 통해 연구 개발하고 시너지를 창출한다. 강 회장은 이를 ‘개발 영업’이라고 설명했다. 기술과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차별화가 떨어진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것이다. 수많은 전자부품 OEM 경쟁업계에서 살아남고자 발로 뛰며 고객사와 교류하고 판로를 개척하는 감성적 교감 마케팅 방식은 국내외에서 모두 적중했다. 고객사의 요구에 먼저 부합하는 신제품으로 수주를 확대한 것도 장수기업으로 자리 잡은 비결이다.

고객사와의 정서적 교류를 중시하는 행동 우선주의 신념은 지금의 ‘유니온’ 브랜드를 글로벌 수탁생산(EMS) 기업으로 만든 초석이 됐다. 유니온은 2017년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으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전자부품 OEM 업체임을 증명했다. 2002년 2억 달러 수출 은탑 산업훈장을 받은 이후 15년 만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고유가, 원자재 값 상승 등 비용 압박이 생기기도 했지만 강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고객 지향 판매력 강화, 원천기술 확대, 최적·최첨단 설비 구성 등 오히려 내실을 탄탄히 다지며 새로운 도약을 기약한 것이다.

4월 29일 비나유니온이 베트남적십자에 성금을 전달했다.
유니온은 수원, 창원, 칠서 등 국내 3개 사업장과 중국, 베트남 등 해외 4개 사업장에서 2500여 명의 직원이 근무, 유니온 및 관계사에서 연 매출 5000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주거래처는 삼성디스플레이, LG, 두산인프라코어, 한화큐셀, 서울반도체, 아사아블로, 두산로보틱스, SD바이오센스 계양전기, 파로마 등 국내외 유수기업이다.

최고의 기술과 신뢰를 바탕으로 21세기를 이끌어가고 있는 유니온은 엄격한 국내외 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아 공신력 있는 기술력으로 모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AEO, UL, SINGLE PPM 품질 인증서 등이다. AEO(Aulthorized Economic Operator)는 세계관세기구(WCO)에서 신속 통관을 위해 도입하게 되었는데 국가로부터 공식 허가를 받은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업체에만 인증이 주어진다. UL 인증은 미국 보험 협회 안전 시험소 주관으로 전 세계에 걸쳐 현장 검사원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영향력이 크다. 미국 내 대형 유통 업체 납품, 손해보험 위험도 평가 시에도 UL 마크의 유무를 확인한다. 미국 수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강제 규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SINGLE PPM은 제품 100만 개당 불량품을 10개 미만으로 관리하는 품질관리 기법이다. 유니온의 제품들이 얼마만큼 엄격한 기준으로 생산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유니온은 IATF16949인증, ISO-14001(180206) 등 환경친화적 제품 생산을 위한 다양한 품질 환경 인증도 보유하고 있다. 특히 ISO-14001 인증은 국제표준화기구에서 제정한 환경경영에 대한 국제인증으로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는 조직이 표준에서 요구하는 환경경영 체제 규격을 만족할 시 인증기관의 심사를 거쳐 취득할 수 있다. 환경 문제가 국경을 넘어 국제 표준화 기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니온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세계적 트렌드에 맞는 친환경 제품을 개발 및 생산해 나갈 전망이다.

작은 공장에서 꽃피운 50년 사업보국 인생… 나눔으로 갚는 강대창 회장


동관유광수마전자가 도죠진정부에 성금을 전달했다.
유니온 하면 ‘애국하는 기업’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1976년 창원 마산회원구에 작은 공장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강 회장은 임직원과 고객사, 지역사회와의 ‘공생’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 경남무역상사협의회 회장을 지냈던 그는 지난 2011년부터 경남지역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에 가입해 후원을 이어왔다. 또한 그는 수시로 이웃을 돕고 일자리를 만드는 데도 힘을 보태고 있다. 유니온의 사회 공헌 활동은 제조기업이라는 이질감을 순식간에 허물 정도로 친근하다. 2020년과 2021년 삼성전자 모바일사업부로부터 2년 연속 우수협력사로 선정되며 받은 총 10억 원의 인센티브도, 코로나19 극복 성금과 병원 후원금, 해외 법인이 있는 중국과 베트남의 소외된 이웃을 돕는 데 모두 기부해 눈길을 끌었다. 직원들과 협의한 나눔 활동이어서 의미가 깊다.

4월 28일 유니온이 창원소방서에 후원 물품을 기탁했다.
강 대표는 “2012년 2억 달러 수출의 탑, 2017년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하며 진정한 애국자가 된 기분이었다. 기업가는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애국이라고 생각한다. 유니온은 여기서 만족하고 멈추지 않을 것이다. 품질 개선과 시대에 발맞출 수 있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백 년 기업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사업에 임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기업인의 마인드와 향후 제품 개발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더불어 그는 노동집약적 중소기업 인건비와 주 52시간 근로시간, 중대재해법 등 정부에 중소기업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 개선을 호소하기도 했다.

유니온은 그동안 축적된 도전과 혁신의 DNA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R&D 강기업’이 되기 위해 모든 임직원들이 힘을 합쳐 나아가고 있다. 제조 기술력이 고객의 성공과 소비자의 삶을 변화시키는 한 유니온의 도전과 변화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반세기 기업에서 백 년 기업이 되기 위한 준비를 마친 유니온의 행보를 주목할 만하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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