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연구가 사람들 행복에 보탬 된다면 소명 다한 것”
라스베이거스=이지윤 기자
입력 2022-07-15 03:00 수정 2022-07-15 03:08
7년간 암환자 위한 염색약 개발한 이해신 KAIST교수
모다모다, 美 뷰티전시회서 1위
“기술력 세계시장서 인정받아, 암환자위한 접착제 개발 계속”
“더 다양한 색상과 빠른 효과를 내는 발색 샴푸는 없을까? 암 환자도 기존 염색약에 함유된 독성 걱정 없이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샴푸는 없을까?”
13일(현지 시간) 세계 3대 뷰티 전시회 ‘북미 코스모스프로’ 시상식에서 갈변샴푸로 유명한 모다모다가 혁신성과 시장성 등을 인정받아 헤어 부문 1위를 수상했다. 이 제품은 지난해 6월 국내 출시 후 1년 만에 600억 원 매출을 달성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모다모다는 새치 염색용으로 유명해졌지만 원래는 암 환자나 간 질환자 등 독성에 노출돼선 안 되는 환자들을 위한 안전한 염색약을 만들어 보자는 것에서 출발했다.
시상식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만난 이해신 모다모다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KAIST 화학과 교수(49·사진)는 “모다모다 기술력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아 기쁘다”며 “내 연구가 사람들의 행복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면 과학자로서의 소명을 다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구자인 그가 모다모다 개발에 나선 것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폴리페놀을 이용한 의료용 접착제를 연구하면서 중증질환자를 만날 기회가 많았던 이 교수는 ‘암 환자들도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염색약은 없을까?’를 늘 고민해 왔다. 암 환자들은 항암치료 중 하얗게 센 머리 탓에 스트레스가 극심하지만 일반 염모제의 독성 때문에 염색을 못했다. 이 교수는 “환자들이 작은 변화를 통해 행복해지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발색샴푸 연구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잘 아는 물질인 폴리페놀을 활용했다. 폴리페놀은 접착력이 강했고 산소와 만나면 과일이 갈변하듯 검게 변하는 성질을 가진 물질이었다. 피부에 직접 발라 독성이 남는 기존 염모제 대신 샴푸 거품에 딱 붙어 물과 함께 씻겨 내려가는 신개념 발색제 모다모다가 이렇게 개발됐다. 그는 폴리페놀의 강한 접착력을 활용해 지혈 기능이 떨어지는 당뇨, 암 환자 등도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출혈 없는 주삿바늘’을 고안해 2018년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바이오 나노 분야 연구자로서 ‘작지만 큰 변화’를 꿈꾸는 그의 연구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현재 3∼4주 정도 걸리는 갈변 효과를 일주일로 앞당기는 것이 목표다. 더 다양한 색상을 내는 제품도 개발 중이다. 5∼10년 뒤엔 암 환자를 위한 ‘소화기관용 접착제’ 개발이 목표다. 수술 중 소화기관을 도려내고 다시 붙이는 과정에서 부작용으로 사망하는 이들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 그는 “더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증진시키면서도 모두에게 안전한 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모다모다, 美 뷰티전시회서 1위
“기술력 세계시장서 인정받아, 암환자위한 접착제 개발 계속”
“더 다양한 색상과 빠른 효과를 내는 발색 샴푸는 없을까? 암 환자도 기존 염색약에 함유된 독성 걱정 없이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샴푸는 없을까?”
13일(현지 시간) 세계 3대 뷰티 전시회 ‘북미 코스모스프로’ 시상식에서 갈변샴푸로 유명한 모다모다가 혁신성과 시장성 등을 인정받아 헤어 부문 1위를 수상했다. 이 제품은 지난해 6월 국내 출시 후 1년 만에 600억 원 매출을 달성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모다모다는 새치 염색용으로 유명해졌지만 원래는 암 환자나 간 질환자 등 독성에 노출돼선 안 되는 환자들을 위한 안전한 염색약을 만들어 보자는 것에서 출발했다.
연구자인 그가 모다모다 개발에 나선 것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폴리페놀을 이용한 의료용 접착제를 연구하면서 중증질환자를 만날 기회가 많았던 이 교수는 ‘암 환자들도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염색약은 없을까?’를 늘 고민해 왔다. 암 환자들은 항암치료 중 하얗게 센 머리 탓에 스트레스가 극심하지만 일반 염모제의 독성 때문에 염색을 못했다. 이 교수는 “환자들이 작은 변화를 통해 행복해지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발색샴푸 연구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잘 아는 물질인 폴리페놀을 활용했다. 폴리페놀은 접착력이 강했고 산소와 만나면 과일이 갈변하듯 검게 변하는 성질을 가진 물질이었다. 피부에 직접 발라 독성이 남는 기존 염모제 대신 샴푸 거품에 딱 붙어 물과 함께 씻겨 내려가는 신개념 발색제 모다모다가 이렇게 개발됐다. 그는 폴리페놀의 강한 접착력을 활용해 지혈 기능이 떨어지는 당뇨, 암 환자 등도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출혈 없는 주삿바늘’을 고안해 2018년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바이오 나노 분야 연구자로서 ‘작지만 큰 변화’를 꿈꾸는 그의 연구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현재 3∼4주 정도 걸리는 갈변 효과를 일주일로 앞당기는 것이 목표다. 더 다양한 색상을 내는 제품도 개발 중이다. 5∼10년 뒤엔 암 환자를 위한 ‘소화기관용 접착제’ 개발이 목표다. 수술 중 소화기관을 도려내고 다시 붙이는 과정에서 부작용으로 사망하는 이들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 그는 “더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증진시키면서도 모두에게 안전한 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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